기자 일을 그만두고 IT기업에 취업했다. 새 직장에 온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나를 마주치는 사람들이 인사말처럼 하는 질문이 있다.
"그런데 기자는 왜 그만뒀어요?"
이 짧은 질문은 기자를 꿈꿨던 학창 시절과 언론고시(민망한 이름이지만 이걸 달리 뭐라 부를까)를 준비하던 날들, 언론사 인턴 경험과 짧았던 기자 생활의 기억을 모두 불러온다. 하지만 이유를 다 설명하기엔 엘리베이터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그냥 "저랑 안 맞더라고요" 정도로 갈음하곤 한다.
그만둘 당시엔 수개월의 고민 끝에 정리된 명확한 이유가 있었지만, 당시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조각난 기억만이 남아있다. 기록하는 일을 그만두는 마당에 그만두는 일을 기록하는 건 나에게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억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다시 고민할 미래의 나에게 분명 작은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이기에 다시 조각난 기억을 이어 붙여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멋진 글을 쓰진 못하겠지만 앞으로 기자를 꿈 꾸며 생각했던 것들, 기자로 일하며 느낀 점, 새로운 직장에서 배워가는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