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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y Aug 30. 2020

사유 속에서의 자유

<팡세> 자유롭고 자주적인 브랜딩

브랜드 대신 ‘자유'에 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왜 사유해야 하는가>에서부터 <나는 자유로운가>까지요.





사유라고요?

저는 20여 년을 브랜드 컨설턴트로 있었고 지금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제 업으로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운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의 주제인 사유의 목적과도 같습니다.


브랜드가 자주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딩이자 기획이었거든요.

브랜드가 미래를 이끄는 주체적인 힘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로 치환해보면, 나의 미래가 이끄는 삶을 위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자유이고,

자발성이 높아지면 자유로운 삶으로 변합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자유이죠.


그러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나다움, 내 삶’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필요해집니다.

그리고 그 모든 선택의 기준은 모든 행동의 이유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하죠.

과거에 떠밀려 가는 삶이 아니라 미래가 이끄는 삶을 위해 나를 믿고 걸어가는 것. 자립.

이것이 제가 그동안 정리한 사유의 목적이자 자유에 대한 정의입니다.


"나를 믿고 걸어갑니다." 코오롱스포츠 광고에서 김혜자 선생님의 내레이션은 아직도 울림이 큽니다.

멋있게 무르익어가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할 것은, ‘지금의 나라는 사람, 그 자체’ 여야 합니다.



사유의 개념

팡세는 많은 단어들이 대립적인 구도로 나옵니다.

서로에게 영향력을 주고 연결되어 있는 구조죠.

얼핏 보면 쾌락 원칙과 현실원칙의 대립구조 같기도 하고, 이상주의와 이성주의 대립 같기도 합니다.


인간의 이성은 감정에 굴복하기 때문에 감정을 잘 다스려서 올바른 선택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높이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만 본다면 인간은 ‘감정으로 구매하고 이성으로 합리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브랜딩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결국 인간의 감정은 늘 움직일 태세를 가지고 있고 충동적이기에,

내가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를 알고 그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올바른 사유가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한자어사전

'사유, 생각'에 해당하는 한자 '念'의 어원을 문득 찾아봤더니 놀랍게도 옛사람들 역시 '생각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사유와 자유의 개념이 매우 밀착되어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글자도 한 끗 차이네요.



자유에 관한 사유

아래의 문장들은, ‘나는 자유로운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서부터, 6개월 동안 책들 속에서 발견했던 ‘자유’에 대한 많은 사유들입니다. 헤세는 자유를,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라고 하네요.



"정말 즐거운 노동을 한다면 자유로부터 멀어지지는 않겠죠." - 김훈


“이제 다시는 나한테서 싯다르타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이제 다시는 나 자신을 죽이고서 산산조각 내어 그 파편 뒤에 있는 비밀을 찾아내려고 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 나 자신한테서 배울 것이며, 나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이며,  나 자신을 싯다르타라는 비밀을 알아내야지. 나는 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다.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자유란 언제나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를 향해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마음을 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된다면 사물은 직접 비친다. ‘무심’이 아니면 안 된다. 이곳으로 되돌아와 비로소 관점에 온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 <수집 이야기> 야나기 무네요시


“자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의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자유이고 그것이 자랍니다.” - <지적 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경계에 서 있는 상태는 자유롭고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혁명적이다.” - <경계에 흐르다> 최진석


“식의 틀을 깨거나 변형하지 않고 초월/확장하는 것. 격상은 틀을 깨는 것이 아니라 틀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멋의 첫 번째 조건은 제 빛깔(자신의 본성)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본성에서 나오는 자유, 틀에 박힌 형식이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 - <한국의 미의식> 최광준




사유의 체계

개념들로만은 감정적으로 와 닿지 않아 사유의 체계를 은유화 해보았습니다.


사유는 내 삶의 뿌리를 깊게 단단하게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1. 뿌리가 넓게 경계를 확장할수록 자유로운 시선의 이동이 가능해지고 경직되지 않고 부드러워지죠.


2. 사유라는 뿌리가 단단히 내리면 예민함/단단함/당당함의 태도로 ‘나다움, 내 삶의 기준을 세우는’ 기둥이 세워집니다.


3. 나만의 기준이 세워지면, 본연의 푸르름으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으로 변합니다. 자발적 몰입은 생동감을 불어넣죠. 내면이 빛으로 가득 해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4. 싱그러운 생동감으로 즐거움이 클수록, 정서적 여유가 생기죠. 마음의 탄성, 타인이 쉬어갈 자리를 내어줄 여유가 생깁니다. 마음 챙김의 넓이죠.


5. 자립의 결과물은 결국 나를 향해 있습니다. 나답게 설 수 있는 것.


뿌리가 깊고 넓을수록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음 챙김의 넓이도 넓어지게 되어 타인이 설 수 있는 자리도 넓어지죠.


‘나는 자유로운가’의 질문은, ‘나는 자유의지를 가지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유 속에서 나는 자유롭다.

우리는 왜 사유하는가. 나는 자유로운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유 속에서 나는 자유롭다.”가 제가 찾은 답입니다.


자유로워진다는 건 결국 자신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흐르도록 인정하는 일, 내가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 안에 믿음을 두는 일입니다.


“자유(自由)롭다는 것은, 자기의 이유로 걸어가는 사람” - 신윤복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사유. 자유. 결국 자신입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 내 생각, 내 목소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자기가 누군지를 알고 무엇을 원하는지가 분명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지고, 자유로운 삶으로 푸르를 수 있습니다.


마흔이 지나면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각자 쌓아온 인생의 결이 다른만큼 서로 다른 스타일과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게 되죠.

살아온 삶 전체가 반영된 얼굴과 태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스타일이 되어 깊은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 스타일은 과거가 밀어내는 삶이 아니라, 미래가 이끄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가지는 영혼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입니다.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하세요.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은 내면의 목소리로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아름다운 것일 겁니다.


여러분의 표준을 새로운 성장의 기준으로 삼으세요. 현상이 복잡할 때, 지금 시대의 상식이 바뀔 때, 패러다임 전환 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힘은 외부의 환경이 아닌 내 안에 있습니다.


지금 여기, 지금 우리, 지금 이 순간, 지금 나의 감정에 충실하는 사유하는 삶 속에서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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