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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Oct 21. 2024

부모의 삶이 자녀에게 주는 두 가지 교훈

타산지석과 반면교사

사자성어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는 타인에게서 배움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이 분명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타산지석'은 '나도 저렇게 되어야겠다'는 긍정적인 배움이고, '반면교사'는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반면의 배움이다.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향기가 있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그 사람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까지 본받고 싶어지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든다. 반대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느껴지는 사람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내가 본 경우는 '몰라서'였다. 그런 삶이 너무 익숙해져 바꾸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남편과 결혼한 그 사람은 에코이스트로 살고 있었다. 남편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여전히 지배자와 복종자 같은 관계로 살아간다. 남편은 거의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고, 부인이 번 돈으로 취미 생활을 하거나 자신의 품격을 높이려 했다. 그럼에도 늘 당당하게 큰소리치며, 집안일은 거의 돕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여자들이 있는 술집에 자주 드나들며 그게 남자다운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던 듯하다. 반면 아내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동시에 해내느라 체력과 시간, 정신적 여유가 부족했다. 자녀들에게 신경을 쓰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힘든 시기에는 자주 첫째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자신이 번 돈을 쓰는 것조차 남편의 눈치를 봐야 했던 그녀는 지금도 남편의 말과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 이제는 자녀들에게도 이런 삶을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은 여전히 자신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자신의 건강, 마음, 모든 것이 자신 위주여야 한다. 자녀가 아프면 '별 거 아니다'라며 무시하지만, 본인이 아프면 그 고통을 몇 배로 과장하며 표현한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도 그런 말을 했고, 이제는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도 그러기 시작했다. 문제는 아내가 남편의 이런 행동을 감싸고 정당화 하며 자신의 행동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면서 더욱 심화된다. 밤늦게나 새벽에 자녀들에게 남편을 보필하라고 연락을 하고, 별 것 아닌 일도 자녀에게 보필을 받으려 한다. 이 역시 왕과 신하의 위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남편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조차 자녀에게 명령조로 부탁하며 약한 척을 한다. 그러나 그가 사회 생활에서 얼마나 활발한지 보면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향 친구들과는 새벽부터 나가서 놀고, 취미 생활을 위해서는 열정적으로 움직인다. 밖에서는 강한 척, 아는 척하지만, 집에서는 약한 척을 한다. 아는 척하는 데는 여전히 도가 텄다.



이런 부모를 보며 자녀들은 생각한다.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그럼에도 어머니의 삶이 슬프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녀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으면, 그 행복을 알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녀의 남편인 아버지를 보며 드는 이중적인 감정도 어쩔 수 없다. '본인은 과연 행복할까?'라는 의문과 '편하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공존한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그 외의 사람들 특히 만만한 아내, 자녀에게는 한없이 빡빡한 사람.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고,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사랑을 베풀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로운 배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어른스러움이라는 것을 알면 좋겠다. 남편의 내면에는 상처받은 아이가 나를 봐 달라고 외치고 있지 않을까.


부모의 삶이 온전히 타산지석이거나 반면교사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부분은 배우고 싶고, 어느 부분은 닮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공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부모다운 부모라면, 자녀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전하고 그 사랑 속에서 자녀가 자라나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 '이 길로 가라',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 같은 강요나 '네가 이 길을 가는 건 반대한다. 내 자존심에 상처를 주니까'라는 어른답지 않은 말은 자녀에게 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삶은 부모의 삶이고, 자녀의 삶은 자녀의 삶이니까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 자녀가 더 나은 삶을 살길 원한다면, 강요 대신 모범이 되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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