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의 샤이닝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가난한 나의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자우림 <샤이닝> 중
자우림의 노래는 내 삶의 순간에 나를 살리는 가사 한마디씩 꼭 품고 있다.
인생의 단계마다 “자우림“이라는 세 글자만 검색하는 것만으로
내 마음을 적확한 한 마디로 고스란히 묘사하고 있는 것.
화려함도 부족함도 없이 그저 그대로 그려낸 정물화 같다.
나조차도 보이지 않던 것이 그저 그대로 눈 앞에 펼쳐진다.
부족한 나를 대신해 내 마음을 번역할 수 있는 시인이 있다는 것에.
나이를 먹어도 그런 노래를 하나쯤 꼭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매번 큰 위로를 받는다.
2024년 7월의 나는
내 인생이 가진 한정적인 시공간의 한 틈에서
내 영혼을 숨기려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내 가슴에 몰아치는 어떤 강한 기류가 만들어내는 빈 공간에.
나를 채워줄 무언가를 찾으며 헤매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찾지 않아도
그저 이 땅에 사는 누군가는 같은 기류를 느끼고 같은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전히 채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감사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