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야상곡
글쓰기를 하는 과정은 참으로 쉽지 않은 수행 같은 길이다.
일단 마음먹고 책상 앞까지 몸을 끌고 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더더욱 밥 먹고 살기 위한 글쓰기가 아닌 나이가 들면서 슬슬 저물어가는 기억을 조금이라고 잡고 싶어 쓰는 글쓰기라면 아마도 마음을 백번을 다 잡아야 움직여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난 나약하다. 그래서 귀찮다.
글쓰기는 이런 나약하고 귀찮은 것을 털고 일어나는 과정이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은 마음을 매일 닦아내는 수행과도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말을 이렇게 거창하게 했지만 마음을 닦는 것은 후차적인 문제다. 엉덩이를 앉혀야 책상을 닦든, 책상에서 자든 할 텐데.
이렇게 힘들게 앉아서 쓰라는 글은 안 쓰고 말장난 아닌 말장난을 쓰고 있다.
대체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가? 글 쓰는 사람들의 대단함? 작가의 고난함? 아마도 다 일 것이다. 예전에 나도 글을 멋지게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글을 조금씩 써보면서 느낀 것은 아~ 이 생각이야말로 정말로 허망하게 공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글은 맞다. 하지만 끝까지 쓸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글을 쓸 때도, 어떤 행동을 할 때도 힘을 빼고 해야 하는데. 겉멋만 든 나는 힘 빼기는 애초에 그른 듯싶다.
지금도 잔뜩 힘이 들어간다. 뭔가 멋진 글귀 하나 써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겉멋에 최후는 알맹이 없는 글이 남을 것이다. 알맹이 없는 글, 쭉정이~
내일부터는 다시 글을 써봐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누구나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겉멋 내다라도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나 또한 누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