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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라이프 May 10. 2021

[Blank Ep.2] 최종면접에 임하다

거기서 아이유가 왜 나와?

- 제 커리어의 주요 순간을 담아 정성껏 쓰려합니다. (쿠팡, 카카오, 블랭크, 스타트업 창업 등)

- 제 글로써 여러분들이 즐겁거나 뭔가 얻어가시는 게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 현재 진행형인 제 스타트업 이야기도 글을 통해 차근차근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유'

블랭크 1차 인터뷰를 합격하고

최종 면접일이 잡히기 전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최종면접에 어떤 질문들이 나올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최종면접 준비만 하기엔 뭔가 시간이 아까웠다.


지금껏 '일' 하나만을 두고 시간을 주로 보내왔던 터라

정작 시간이 주어지니까 막상 뭘 하면서 보내야 할지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런 순간에 여자친구가(현재 아내님) 시~원하게 한마디 던져줬다.


"다른 거 신경 그만 쓰고, 당신 그냥 좀 놀아. 면접 안되면 좀 어때"

세상 이런 쿨한 여자가 있나 싶었다.


'그럼 뭐하고 놀지?'

타이밍 좋게, 친구가 같이 베트남 '다낭'을 가자고 연락이 왔다.

여자친구님께 이래저래 해서 베트남 다낭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응. 가서 머리도 좀 식히고. 일생각 아예 하지 말고."

세상 쿨했다.


허락해 줄 때 바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해서

친구와 일정을 맞춰서 바로 떠났다.

또 가고 싶은 다낭이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날씨에 좋은 것들만 보고 즐기니까

자연스럽게 모든 게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니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계속 달리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여유'라는 걸 느꼈다.

삶에 있어서 '여유'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 지 참...


Final interview

블랭크에서 최종 인터뷰 일정 관련해서 연락이 왔다.

지금은 좀 달라졌겠지만

'서류-> 1차 -> 2차 최종'

으로 끝나는 절차가 참 심플하고 좋았다.


뜨는 회사다 보니 지원자도 꽤 많았을 터,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갖고 편하게 임하 자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간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블랭크에 기여할 수 있는지 제대로 말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운에 맡겼다.


결과가 안 좋더라도

블랭크를 빠른 시간 안에 급성장시킨 남대광 대표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건 좋은 경험이 되지 않겠나 싶었다.


'최종면접날'

선릉에 위치한 블랭크 회사 2층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때마침 1차 면접 때 만났던 마케팅 팀장님이 자리로 왔다.

면접 시작이 몇 분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래저래 면접 진행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대광님께서 답이 없는 질문을 많이 여쭤 볼 거니 편히 생각나는 것들을

조리 있게 말씀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이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면접장소에 들어가서 드디어 남대광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스 브레이킹 차원에서 이래저래 말을 주고받았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느낌이 꽤 달랐다.

뭔가 오픈되어 있었고, 따뜻했다.


내 소개를 짧게 3분~5분 정도로 하고 자연스레 면접이 시작됐다.


"두연 님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편하게 답하고 넘어가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단점이라고 말하지만 장점으로 비치는 나름의 정석(?) 같은

답변들은 통하지 않았다.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예전 구글에서 실제로 나왔다고 알려진

전국에 전봇대가 몇 개가 있을까요?라는 식의

질문 몇 개도 받았다.


'드디어 나왔구나'


답이 없는 거니 논리적으로 말이 되게 구조를 짜야했다.

그래서 1차에서 했던 것처럼 종이와 펜을 달라고 부탁했다.

구조를 짜는 데 필요한 데이터 구성 등을 생각하고 하나씩 적어보고

나름 말이 되는 방향으로 말했다.

답이 없으니 최대한 자신감 있게 했다.


마케팅과 소셜미디어 관련해서 이야기 나누다

느닷없이

"두연 님, 아이유를 왜 사람들이 좋아할까요?"

라는 질문이 훅 들어왔다.

큰일 났다.

나에겐 아이유 3단 고음 외엔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그러게요'라는 얼토당토않는 답변을 내놓을 순 없었다.


일단, 생각할 1분의 시간을 달라고 해서 나름의

이유를 찾고 정리하려고 했다.

여자 / 이쁨 / 노래 잘함 이런 류의 조합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다.

K팝에 여자&이쁨&노래 잘함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왜 '아이유'가 그렇게 떴냐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 조합을 찾아야 했다.


최대한 머리에 온갖 것들을 짜내 담백하게 말을 이어갔다.

아이유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흔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이 역시 답은 없었기에 최대한 자신감 있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려 했다.


답이 없는 질문을 가지고 1시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


어느 정도 인터뷰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대광님께서 "두연 님은 답변하실 때 참 차분하게 잘하시네요"라고 했다.

물에서 떠 있는 오리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발은 계속 바쁘게 젓는 것처럼

이번 인터뷰 때 내 심정이 '오리'였다고 말을 하니 하하호호 분위기가 되었다.

괜히 이야기했나 싶었다.


무튼 인터뷰는 종료가 되었다.

2주 정도 뒤에 회신을 주겠다고 한다.

.

.

2주 뒤. 블랭크에서 한통의 메일이 왔다.

"축하드립니다. 합격하셨습니다"

.

집에서 환호를 지르며 날뛰었다.

합류하는 데 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제대로 알고 있었다.


'여유'있게 좋은 사람들과 미치도록 즐겁게 노는 것.

"오예!!"

18년 10월 1일, 블랭크에 합류하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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