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도감] 박하사탕을 돌려주자
얼마 전 우연찮게 여러 명에게 예전 사진 몇 장을 보여주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과 4년 전의 사진 속에서 아무도 나를 찾지 못했다. 의외로 충격이 어마어마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물론 위의 사진은 아니다)
사실 나는 한 번도 말라본 적이 없다. 어른들의 표현으로 딱 보기 좋은 정도의 통통함(?)을 유지하는 정도.
최근 3,4년 새 내 인생에서의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는 많이 변했다. 여기저기 군더더기 살이 많이 붙었고, 메인 살도 엄청나다. 표정도 많이 바뀌었고, 스트레스로 인한 지루성피부염으로 많이 예민해졌다.
이 모든 게 나의 외모뿐 아니라 마음도 바꿔 놓은 게 사실이다. 우울감이 많아졌고, 자존감과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가끔은 사람들을 대하는 게 불편해졌고, 그게 드러날까 겁이 나서 외면하기도 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문을 잠그고 살았다.
요즘–작년부터- 고전 소설을 읽고, 집중해서 글을 쓰고, 관심분야에 대해 좀 더 배우는 시간을 통해 조금씩 다시 돌아가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러 밖을 나오고, 햇볕도 받는다. 미욱하고 어설퍼도 사람들과 읽고, 쓰며 생각을 나눈다. 가끔은 날카롭고 아프게만 들리던 여러 방면의 피드백들을 고맙게 듣고 바뀌려고 노력한다.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편하게 웃으려고 한다. 마음을 후벼 파는 드라마를 보고 마음껏 울기도 한다.
아마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예전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다시 그렇게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때의 내 마음을 다시 보고 싶은 거다.
오늘은 어쩌다 20대 한창의 내가 나에게 보냈던 메일을 봤다.
솔직하게 살고 싶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
꿈꾸면서 살고 싶다.
멋지게 살고 싶다.
40,50대엔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마음으로는 아직 늦은 것 같지 않아서 안도 중이다.
영화 <박하사탕>의 영호처럼 “나 돌아갈래.”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그때의 '박하사탕'을 돌려주고 싶은 것이다.
나에게도 쑥스럽게 외쳐주면 좋겠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 작은 주먹을 단단하게 쥐며 짧지만 강하고, 어색하지만 진심이 담겨있는 말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