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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영 Dec 10. 2021

겨울에 들어서며

짧은 생각들


1.

20대 초반에는 겨울 나뭇가지가 너무 안예쁘고

나까지 외로워지는 것 같아 싫었는데

지금은 이 나뭇가지들이 참 예뻐 보인다

외로워진 것일까 단단해진 것일까


2.

나는 상처 받았다

이걸 치유하고 싶다

그래서 더 잘 살고 싶다


3.

가끔 마음이 외로운 것도 아니고

춥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구와 같이 있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립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닌데

어느새 한기가 연기처럼 스윽 다가와

마음을 겉도는 것 같을 때가 찾아온다


한 장의 담요만 있다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그 하나의 무언가를 못찾아서 괴로워지는 날이 있다


4.

그래, 나는 실패할테다


아주 당당하게

뚜벅뚜벅

실패의 길을 걸어갈테다


실패도 아주 멋있게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보여줄테다


누군가는 그런 나를 보고

신발끈을 고쳐 매고

무릎에 흙먼지를 털고

얼굴에 약간의 활기를 찾고


실패든 성공이든 재지 않고 걸어갈 힘을 얻을 것이다


5.


나는 오늘 불타 버렸다

그리고 그 재는 내일의 시가 되었다


6.

이제 나는 좀 즐기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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