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초보육아대디의 4살 딸이랑 추억 쌓아가기
제가 사는 동네는 인천 연수구입니다.
결혼 전부터 이사와서 살기 시작한 동네인데 뉴스에 참 이 이야기 저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최근에는 연수구 내에 어린이집 직원의 확진 환자 발생으로 연수구청에서 어린이집 강제 휴원을 하였습니다.
덕분에 어린이집을 즐겁게 잘 적응하고 다니던 봄이는 집에만 있게 생겼는데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둘째 산후조리 때문에 장모님이 와 계신 저희 집은 첫째 봄이의 가정보육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TV 보는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다행히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는 아니라서 안심(?)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아직 봄이 나이에 TV 시청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부모의 입장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간이 되는 날은 일부러 데리고 나가서 킥보드도 타고 동물도 보러 가고 합니다.
어찌됐건 한 2주간 어린이집에 등원을 안 하니 봄이는 어린이집에 계속 가고 싶어하고
연수구 내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다 음성으로 판정되어 이 정도면 되었겠다고 판단되어
어제부터는 등원을 오랜만에 시켰습니다.
오랜만에 가니 입장부터 선생님들한테 양 손을 들어서 인사를 하더군요.
저에게도 신나게 손을 흔들어주었네요.
사실 이번 기간뿐은 아니라 코로나 이전부터 봄이와 저는 긴 시간을 함께 해 왔습니다.
육아에 '나름 진심'인 저는 아빠도 육아에 전적으로 참여해야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필터링없이 글을 쓰자면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돈만 많이 벌어오면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한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오랜 시간동안 일만 하다가 가족과 제대로 소통하는 법은 모른 채 정년퇴직하고 늦은 나이에 어색하게 홀로 지내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는 그런 아빠가 되기는 싫었습니다.
다정한 아빠, 소통 잘 하는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특히 아버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제 자식을 낳은 다음에야 조금씩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자식을 낳아보니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육아참여를 많이 하고 키우는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와 함께 시간보내는 일에 진심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36개월을 앞두고 있는 아이와 단 둘이서 아쿠아리움도 가보고, 인생 첫 자전거 배우기도 해보고
동물원 가보고 싶다고 하면 동물체험농장에도 단 둘이 가보고, 근처에 구경할 것 많다는 박물관에도 가보고요.
주말에 집에 있을 때면 빨래바구니에 넣어놓고 유튜브에 나오는 롤러코스터 영상을 보며 가상으로 에버랜드도 다녀오고요.
그나마 코로나 단계가 높지 않을 때는 키즈카페와 공원도 다닐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육아대디는 바쁩니다.
여기까지 쓰면 자랑으로 보이지만, 안 쓰면 누가 알아주나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평일이면 깨우고 밥먹이고 옷 입히고 어설프게나마 머리 묶이고 킥보드 태워서 등원시키는 것이 아빠로써 뿌듯합니다.
어린이집 하원을 할 때면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또 가고 싶어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잘 크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대견한 마음도 들고요.
초보육아대디의 마음은 아이의 행동 하나 말 하나에 기쁨이 가득해집니다.
또 조사해보니 좋은 아빠의 기준이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아빠가 1위라는 조사 결과도 있더군요.
지금도 집에 충분히(?) 오래 있는 것 같지만 아이와의 질 높은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사 결과를 보고 일도 일이지만 아이들 크는 것도 보고, 함께 하는 시간도 가급적 많이 하려고 하는 욕심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강의가 많아져서 다행히 함께 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지만요.
며칠 전 아내로부터 들은 말이 있습니다.
아내 : "여보, 요즘 부쩍 봄이랑 친해진 것 같네?!"
나 : "응? 원래 친했는데?"
저는 제가 함께 한 시간이 있고 추억이 있고 노력이 있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히 대답 할 수 있습니다.
아내 : "아닌데, 나한테만 오던 때도 있었잖아."
나 : "아냐, 그건 오해야. 나랑 친했는데 요즘 더 친해진거라구." ㅎㅎ
찐으로 아이와 절친이 되고픈 아빠의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