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카드 만들기 프로젝트
대화카드 프로젝트에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매주 1-2편의 프로젝트 에세이를 이곳 브런치에 조금 적고 있습니다. 대화카드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대화를 사랑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구하기 위해 설문을 마련했습니다. 참여자에 따라 답변에 다소 시간일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여유 있는 시간에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세!
설문 답변을 여러 번 꼼꼼하게 읽으며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이야기가 실제로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좋은 대화>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지니, 먼지잼, 청예, 수, 몰골, 프랭코의 친구, 이작가야, 융지, 이지, 루미, 예원, 휘트먼
12명의 설문 응답자, 모두 감사드립니다
대화카드 만들기 프로젝트 진행 소식과 함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설문을 만들어 개인 인스타그램과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소 긴 설문임에도 지난 일주일 사이에 12분이나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응답을 보내주셨습니다. 선입견에 빠지지 않고 너른 시야를 붙들고 진행해나갈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약속)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혼자서 작업할 때는 도중에 응원을 받거나 하는 일이 드물었는 데요. 매번 새로 시작하는 의욕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도중에 결과물이 끝나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 어떨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은 시간을 먹으며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웃음) 어쨌거나 이후에도 설문을 가지고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부탁하거나 한 번씩 소식을 공유하면서 1, 2, 3차로 여러 차례 나누어 새롭게 배우거나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12분의 응답을 모아서 생각 정리를 시도합니다.
대화 좋아하세요?
설문에 대한 모두의 답변을 붙들고서 역시나 대화라는 것은 복합적인 측면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내향적이어도 필요에 따라 외향적인 모습으로 생활할 때가 있고, 평소에 말수가 많더라도 나름의 휴식 꼭 필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탐구할 거리도 무궁무진했습니다. 지니 님의 이야기처럼 감정을 비롯해, 일이나 성장, 교육, 토론 등 저마다의 키워드로 모두들 대화를 통해 이룩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에 호기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대화에 있어 스스로 공정한 사람이고 싶으면서도, 도전적인 영역에 대한 궁금함을 품고 있어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외향적인 편이고, 외출하는 날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것을 기대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는 것은 세계와 세계의 충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충돌로 인해 생겨난 부산물로 저는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서로 성장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좋아하는 주제는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랫동안 감정일기를 써왔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을 알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직업이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라 그런지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너무 깊고 어렵게 생각하는 건가 그냥 아무 고민 없이 살아가는 게 편할 때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이러한 고민들도 나눌 수 있는 대화라면 더욱더 저에게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대화 좋아합니다.
지니 님의 답변
좋은 대화의 필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대화가 만약 요리라면 매번 같은 맛이 날수는 없더라도 중요한 재료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이야기는 중요한 요소와 개인이 가진 대화의 역사에 따라 달라지는 개성 있는 요인에도 호기심을 가지며 읽어나갔습니다. 상대에 대한 경청, 대화에 대한 몰입, 열린 마음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고, 휴대폰이 없는 상태라던가 어떤 프로젝트(작당)로 이어지는 대화라는 답변을 눈여겨보았습니다. (각각의 요인과 함께 정성스럽게 그 이유도 밝혀주셔서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 공통의 관심사, (2) 적절한 대화 분배, (3) 핸드폰 없음: 공통의 관심사는 뭔가 뻔하긴 한데 그래도 공통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가 있을 때 좀 더 기억에 남는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대화 자체는 좋은 대화라고 생각되진 않았어요. 적절한 대화 분배로 대화는 토크쇼가 아니기 때문에 한쪽이 아닌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있으면 뭔가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뭔가 대화를 하는데 뇌는 다른 곳에 가있는 느낌? 입과 뇌가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아요.
몰골 님의 답변(수정)
가장 많이 나온 요인으로 경청과 몰입, 열린 마음을 대화카드를 활용해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요인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주변에 설문을 부탁하며 리서치 작업에 밀도를 높여보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읽으며 어떻게 하면 핸드폰을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배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방법을 2가지 생각해냈고, 이를 차근차근 구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브런치에도 이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나중에 공유하겠습니다.
좋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가장 많았고. 낯선 이들과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반가웠습니다. 반대로 이미 알고 지내던 친구와는 낯간지러워서 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대화카드는 만들기 어렵지만 각자의 사정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대화카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대화 카드가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로 좋은 대화의 입구에서 매너 좋게 문을 열어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설명하자면 대화 카드가 좋은 대화를 직접 연출하기보다, 이전에 나누지 못했던 질문을 가지고 대화가 시작될 수 있게만 도울 수 있어도 성공적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관계에서 대화 도구가 껄끄러운 분위기를 만들까 두려운 분들을 위해서는 처음부터 (대화)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디어를 내보기도 했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함께 써도 좋을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자기소개하듯 말하는 것도 어색하잖아요! 대화카드가 있다면 빠르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지 님의 답변
대화에 있어 오랜 고민은 무엇인가요?
휴대폰이 있는 풍경에서 가벼운 수다는 새로운 사교술이 됐다. 엘레노어의 친구에 따르면, 식사 자리에서 대화가 진지하게 흘러가면 누군가 휴대폰을 쳐다본다. '가벼운 분위기로 가자.'는 의사표시라 한다. (중략) 텍스팅 자체는 괜찮아요. 문제는 함께 있을 때 우리 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중략)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탁자 위에 놓인 휴대폰은 그 자체로 (심지어 꺼져 있어도) 사람들의 대화를 변화시킨다. 방해받을 가능성만 있어도 우리는 논란의 여지가 덜하고 덜 심각한 주제로 대화를 가볍게 이어 간다. 또 휴대폰이 있는 상황에서 나누는 대화는 유대감을 차단한다.
대화를 읽어버린 사람들, 35-6p, 셰리 터클
이번 대화카드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점은 간단한 룰이나 시스템을 통해 일반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문제을 방어해주면서 좋은 대화를 충분히 경험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로부터 대화 상황 속에서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질문하는 것은 꼭 필요했습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잖아요. 다들 말하면 듣는 사람은 누굴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최근에는 특히 1인 미디어가 많잖아요? 하나같이 다들 제 목소리를 내고 다들 자기가 옳고, 모두가 옳다고 하는데… 듣는 사람으로서는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들거든요. 꾸역꾸역 듣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점점 숨기고 다른 형태로 내고 있는데, 이걸 진짜 듣는 사람은 누굴까? 그런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먼지잼 님의 답변(수정)
당신의 기억하는 좋은 대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학생과 함께, 그리고 나이 지긋하신 분과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을 때요. 사랑은 나이에 상관없이 똑같구나를 느꼈어요.
지니 님의 답변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일치감을 딱 한번 느껴본 적이 있어요. 그때의 기분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그 이후에도 동일한 사람이지만 그 기분은 느끼지 못했어요. 진짜 날 이해해주고 알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무슨 이야기 중이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고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통화 중이었던 것만 기억나네요. 그런 기분을 또 느낄 수 있으려나요.
먼지잼 님의 답변
같은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새로운 지식을 나눌 수 있을 때 좋은 대화임을 느낍니다! 그리고 상대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고, 호의적이라는 시그널을 보낼 때 역시 좋은 대화라고 느껴요!
청예 님의 답변
최근 길고양이를 보다가 지나가는 초등학생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제가 되레 아이들에게 가진 선입견이 깨지는 경험을 했어요. 제가 고양이를 보는 시선과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를 보는 시선, 제가 아이들을 보는 시선과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어요. 아이들은 고양이 이름을 제게 알려주면서 조잘조잘 이야기했고, 전 그 대화를 통해 제가 몰랐던 선입견, 고정관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수 님의 답변
좋은 대화.. 는 내가 대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대화였던 것 같아요. 뭔가 대화를 하면서 어 이 사람이 이 얘기를 하네, 좀 이따 대화할 거 없는 거 같으면 이거 얘기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준비를 하면서 대화할 때보다는 별 고민 없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재밌게 듣고, 또 거기에 대해서 내 생각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그런 대화들이 참 편안했던 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몰골 님의 답변
책을 기획하는 회의를 했는데 대화를 하면서 하나둘씩 각자가 알고 있던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대화를 했었습니다. 누군가가 책을 소개하면 그걸 보고 '와 미쳤어!' 하면서 흥분을 했었죠(ㅋㅋ) 그 대화를 하면 할수록 신나서 흥분되고, 호응도 양껏 주고받았는데 대화 자체가 되게 오락, 일상 속 미세한 이벤트 같았습니다.
프랭코의 친구 님의 답변
평소에 교류가 많던 사이는 아니었던 동료로부터 들었던 한 마디가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대화로 남아있어요. 제가 직장에서 사람 때문에 많이 힘들던 때인데, 선배랍시고 뭐라 뭐라 충고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거든요. 그런 와중에 다른 말씀 많이 안 하시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건 옅어질 거야.”라고 해 주셨던 그 말씀이 저에게는 최고의 대화였어요.
이작가야 님의 답변
나에 대한 인간적 관심과 (대화하는 상대방의) 관심사나 자신이 받았던 영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융지 님의 답변
지난주에 <라스트 세션>이라는 연극을 보러 갔었습니다. 무신론자인 프로이트와 유신론자인 루이스의 대화를 담은 연극이었는데요. 연극을 보고 나온 이후 신에 대한 이야기, 나이와 학문의 깊이에 대한 이야기, 존경하는 사람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무언가를 함께 경험하고 이에 대해 논할 수 있을 때 풍부하고 좋은 대화가 오가는 것 같습니다.
이지 님의 답변
굳이 좋은 대화를 나누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 편히 대화가 이어지는 것
루미 님의 답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가볍고 진지한 이야기를 버무려 밤새 이야기했어요. 적당히 주도권을 넘기고 서로 호들갑 떨며 받아줬기 때문에 웃고 떠들다가도 무거워질 수 있었고 다시 가벼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원 님의 답변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무 말이나 늘어놓아도 편안한 웃음이 나오던 대화, 대화가 끝나고 영감과 감동이 있어 실천하게 되는 대화, 정해진 정답이 없는 세상의 알쏭달쏭한 것들에 대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 보는 대화
휘트먼 님의 답변
보내주신 질문, 요청에 대한 정성껏 한 대답
*질문은 상황에 맞게 일부 윤문 되었습니다.
→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으시는 사소한 경험, 일상적 여담이요! 저는 거창한 거보다 그런 것이 좋아요. (웃음)
← 뭐랄까 이 프로젝트가 자체가 제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좋은 대화 거리여서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은 누군가와 만났을 때 특별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떤 힘을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알고 지내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다니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여두었는데요. 본 업의 일을 끝내고 틈나는 시간에 휴대폰으로 여가를 보내는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틈틈이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다른 일로 풀라는 존경하는 창작자 친구의 명언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웃음) 종종 이 프로젝트에서 큰 재미를 느끼고 있고 깊이 몰입하는 바람에 원래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할 때도 있습니다.
→ 그냥 선생님 사는 얘기 들려주시는 것만으로 좋습니다! 항상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제가 지금 가는 길을 가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중에 한 분이 선생님이에요!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그 저녁에 교실에서 해줬던 말이 지금까지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사실 다른 길을 갔어도 행복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 하는 게 참 재밌습니다. 후회는 없어요.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겠지만 안 알려드립니다. 예술적인 하루 보내세요!
← (경례하며) 몰골!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공개된 글이라 짧게 줄이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듣는 낱말, 깜짝 놀랐습니다. 반갑습니다. 괜찮다면 대화 카드가 완성된다면 정체를 밝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듣고 싶은 이야기 많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다들 무척 그립습니다.
→ 프랭코 님이, 대화를 중요한 화두로 삼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그리고 혹시나 <조금 적어도 좋아>에 참여 중인 얼굴 모르는 작가들과 이 대화카드를 함께할 의향이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응원합니다!
← 대화카드 만들기 프로젝트 이야기를 브런치에 조금 적고 있는 데요. 프로젝트 시작에 관한 글을 소개해두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괜찮으시다면 읽고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문구 디자이너로 제가 만든 것들이 모두 기록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어활동 전반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노트와 책, 보드게임, 글쓰기 커뮤니티 등을 만들어왔어요.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글을 쓰고, 읽고,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기) 그래서 대화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어떤 운명적 수순이 아니었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일 감동받았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 이제 시작한 지 겨우 4주이고, 사이드 프로젝트라 들인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억지 감동을 드리려는 수작은 아닙니다만, 이번 달에 이 설문에 모두들 참여해주신 것에 제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브런치의 글도 정성을 다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 디자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좋은 대화, 좋은 질문, 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고민이고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함께하고 싶어요.
← 철학 같은 것은 아닙니다만 디자인 작업을 <말로 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구를 만들 때 가장 즐겁고 괴롭습니다. 최소한의 선과 점, 색, 종이의 질감, 낱말만으로 제작자가 생각하는 시선을 노트에 담아 부드럽게 제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손님에게 잘 전달되었을 때 가장 기쁘고 기쁩니다. 여전히 훌륭한 전문가가 쓴 책과 강의를 통해 매번 신세 지고 배우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게 많아서 종종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저만의 스타일에 납득한만한 개성과 이야기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 과정을 공개해나가며 만드는 이번 대화카드 프로젝트가 굉장히 두렵기도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