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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Nov 02. 2023

슬기로운 급식생활





"선생님, 왜 제가 급식당번하는 날은 꼭 맛없는 것이 나와요?"



오늘 저희 반 친구가 저에게 와서 한숨을 쉽니다.

"그럴 리가 없지!"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제가 급식당번인 날은 스테이크나 케이크 같은 게 없어요"


저희 반 친구들은 5학년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식단표에 관심들이 많습니다.

"아싸, 오늘 동파육"

"오늘 우리 조가 1등이야!"


반 전체가 불평 없이 급식을 한다는 것은 여러 작은 규칙들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 학교는 특히나 급식실이 없습니다. 교실에서 급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규칙이 필요합니다.




급식 규칙  


    배식 순서는 학급규칙에서 정한 순서에 따른다.(분단 순서 1-2-3-1-2-3로 돌아가며 진행)  


    급식당번은 앞 번호부 터  매주 6명으로 운영된다.  


    급식당번은 급식차를 교실로 가져온다.  


    급식 정리는 앞 번호부 터 매주 2명으로 운영된다.  


    급식당번은 남아있는 음식(메인메뉴와 후식) 중 급식량의 2배를 가져갈 수 있다. 소량이면 가위바위보로 결정한다.  


    음식을 흘리면 흘린 사람이 정리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방향을 맞추어 정리한다.  


    후식은 맛있어도 2개까지만 먹는다.  


    급식 후 남아있는 음식은 배식 순서에 따라 첫 번째 분단부터 가져갈 수 있다.  




규칙 중 다른 건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학기 중에 8번과 9번 규칙이 추가되었습니다. 후식이 맛있다고 음료수든 케이크든 무조건 많이 먹는 친구가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먼저 먹고 옆에 친구 거까지 얻어먹는 친구들입니다. 꼭 많이 먹는 친구가 탈이 납니다. 이젠 무조건 2개까지만 먹을 수 있습니다.

9번 규칙은  전체 배식을 한 후 남아있는 음식을 서로 먹으려고 경쟁을 하는 친구들 덕분에 추가되었습니다. 급식당번이 마지막으로 배식을 받은 후 몇몇 친구들이 식판을 들고 뛰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더 받으려고 달리는 것입니다. 며칠 보고 있노라니 크게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깁니다. 추가 배식도 규칙을 정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날 배식 순서의 분단부터 남은 음식도 운영됩니다. 이렇게 운영을 하니 뛰는 친구가 없습니다. 점심 먹는 동안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처럼 급식실이 없는 초등학교에서는 꼭 급식 규칙을 만들어서 운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반 규칙이 정답이 아니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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