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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Jan 08. 2024

황태 해장국을 끓입니다

05년생 첫째 아들은 2024년 1월 1일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왜일까요?


다들 눈치가 너무 좋으세요.


정답입니다.


05년 생은 1월 1일 0시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할 수가 있습니다.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첫째 아들의 친구들은 시내 호프집 앞에 모였습니다. 

"12시가 되면은 술을 마셔라"

아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들 엄마가 웬만한 건 다 허용하는 것 알지? 하지만 법을 어기면 절대 안 돼. 엄마는 경찰서에서 전화 오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친구들과 여럿이 어울리다 보면, 특히나 남자친구들은 무리 지어 움직이다 보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생각됩니다. 웬만한 건 괜찮지만 법을 어기는 건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19세에서 20세가 되는 1월 1일 05년생 들은 초를 재며 기다린 것입니다. 아들은 친구들 모임에 출발하며 오늘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라고 합니다. 부모로서 너무 걱정이 되지만 안 보낼 수도 없습니다. 20세 성인이 되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지만 걱정도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황태 해장국을 바글바글 끓이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연속 먹더니 탈이 났습니다. 저녁 먹자 불렀더니 저녁을 먹을 수가 없다 합니다. 속이 너무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마들은 아들의 해장국도 끓여야 한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아들이 크면 든든하다고만 생각을 했지 해장국은 생각을 못 했습니다. 

황태를 불려 손으로 찢고 물기를 꽉 짭니다. 열기 가득한 솥에 참기름을 두릅니다. 황태와 무를 볶습니다. 황태가 뽀얀 색을 띨 때까지 볶습니다. 물을 붓고 푹 고와줍니다. 청양고추도 하나 썰어 넣어봅니다.


"아들, 술은 조금씩 늘려야지. 그러다가 한 번에 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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