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잊고 있었던 나의 일
일 때문에 오랜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출입증을 목에 걸고 전시장 입구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한때는 이런 출장이 익숙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로 서울에 간다’는 말이
설명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역할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나는 현장과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지원과 제도를 이야기하면서도
사람이 서 있는 자리를 오래 바라보지 못한 시간들.
아트홀 A1.
‘강한 소상공인 상생 ON 페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장 안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디자인이 눈에 띄는 것도 있었고,
아이디어가 흥미로운 것도 많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시선은 제품보다
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오래 머물렀다.
자기 제품을 설명하는 얼굴들.
조금은 긴장했고,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끝까지 말을 잇는 태도가 있었다.
“아직 부족하지만요.”
“계속 고쳐가고 있어요.”
“이 부분은 반응을 보고 다시 바꿔볼 생각이에요.”
완성된 이야기보다
진행 중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들렸다.
그때 문득,
‘강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강한 소상공인.
그 말은 매출이 크다는 뜻일까,
브랜드가 널리 알려졌다는 의미일까.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나는 조금 다른 답에 가까워졌다.
강하다는 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힘이라는 것.
설명이 매끄럽지 않아도,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태도.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제대로 서 있는가.
소상공인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방향을 잡아주던 시간들.
언제부터인가 ‘나중에’로 미뤄두었던 나의 일.
이 전시는
누군가의 성공담을 보여주기보다
나에게 초심을 다시 묻고 있었다.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지금도 그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출입증을 다시 바라보았다.
낯설게 느껴졌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나는 현장을 떠난 사람이 아니라,
잠시 돌아오지 않았던 사람에 가까웠다는 것을.
나는
그 자리로 다시 걸어 들어가며
이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강한 소상공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오랜만의 서울 출장은
그 질문을 다시 꺼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