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홀 A1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사람들로 붐비기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차분히 자기 이야기를 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부스를 하나씩 지나며
나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게 되었다.
제품을 먼저 보기보다
사람의 얼굴을 먼저 보게 되었다.
어떤 이는 설명을 시작하기 전
잠깐 숨을 고르고 있었고,
어떤 이는 내가 다가오자
조금 더 또렷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이건 아직 테스트 단계예요.”
“반응이 좋아서 다음 생산을 고민 중이에요.”
“원래는 이렇게 만들지 않았는데요…”
그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완성형이 아니라는 솔직함이었다.
화려한 성과를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그 담담함이
이 전시의 가장 단단한 지점이라고 느꼈다.
‘강한 소상공인’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지만
이들은 강한 척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흔들리는 지점과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을 숨기지 않았다.
한 부스 앞에서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처음엔 그냥, 해보고 싶어서요.”
“제가 쓰고 싶은 걸 만들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큰 목표나 거창한 비전보다는
작은 시작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깨달았다.
강함은 시작이 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중요한 건
계속 설명할 수 있는가,
계속 고칠 수 있는가,
그리고 아직 이 자리에 서 있는가였다.
전시장을 돌며
나는 몇 번이고 같은 생각을 했다.
이 사람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뒤로 숨기지 않는다는 것.
완벽해진 다음이 아니라
부족한 상태로
사람 앞에 서는 용기.
그 용기가
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아트홀 A1에서
나는 제품을 본 것이 아니라
과정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한편에
나 또한 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는
누군가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현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계속 갈 수 있다는 것.
아트홀 A1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게 그 사실을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