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감사의 기술, 삶을 빛나게 하는 마음

: 사소한 하루 속에서 기적을 발견하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퇴직 이후의 삶은 조용하다.

새벽의 공기가 다르고, 커피 향도 다르다.
예전 같으면 출근 준비에 쫓겨 허둥지둥 흘려보냈을 시간,
이제는 하늘의 빛깔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다.
그 작은 여유 속에서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참 고맙다.”

감사라는 말은 흔하지만,
그 마음이 진심으로 스며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직장에 있을 때는 늘 성과와 일정에 쫓겼다.
감사보다는 불만이, 고마움보다는 피로가 앞섰다.
그러나 어느 날, 퇴직 후의 어느 아침
커피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데
햇살이 유난히 고요하게 비쳐왔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매일 원하던 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이 평범한 순간이었다는 걸.


그날 이후 나는 하루의 시작마다 ‘감사 노트’를 쓴다.
별다를 것 없는 기록이지만,
돌아보면 늘 고마운 일이 있었다.
오늘 아침의 바람,
걷다 마주친 들꽃,
먼저 인사해 준 이웃의 미소까지.
그 모든 것이 내 마음을 채워 준다.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한 음식점을 찾았다.
이곳은 오래전, 내가 여성가장 창업지원 업무를 맡으며
인연이 시작된 곳이다.
그때 나는 창업담당자로,
그분은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여성 창업자였다.


워낙 손맛이 좋고, 성격도 긍정적인 분이어서
언젠가는 잘될 거라 믿었는데,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지역에서 작지만 단단한 맛집의 대표가 되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찾아가도
그녀는 여전히 똑같은 말로 나를 맞는다.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사실 나는 그저 출발점에서
함께 고민해 준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작은 인연을 잊지 않았다.
“제가 선생님 아니었으면 지금 없어요.”
그 말에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대표님이 잘하신 거예요.”

그녀는 친정엄마처럼 이것저것 챙겨 주며
‘이건 꼭 가져가세요’라며 손에 쥐여준다.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나도 그 마음이 고마워
가방 안에 작은 선물을 하나쯤 넣어 간다.
그녀의 한결같은 마음을 볼 때마다
“그래, 나도 이런 인연 속에 살고 있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온다.


성공한 뒤에도
감사를 잊지 않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단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란 결과가 아니라 태도이며,
사람을 잇는 가장 오래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내 주변엔 이런 인연이 참 많다.
누군가는 길 위에서,
누군가는 시장의 골목에서,
또 누군가는 배움의 자리에서 나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가
시간이 지나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종종 생각한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감사는 그렇게 내 삶을 빛나게 해 준다.


감사는 삶의 색을 바꾼다.
감사하지 않았을 땐 모든 게 의무였고,
감사하기 시작하자 모든 게 선물이 되었다.
길 위의 바람도, 식탁의 밥 한 숟가락도,
심지어 내 곁을 스쳐간 사람들까지도.

감사는 나이를 늙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젊게 한다.


감사하는 사람은 불평보다 웃음을 먼저 찾고,
잃은 것보다 남은 것을 먼저 본다.
나는 이 사실을 이제야 배운다.

그토록 많은 책에서 말하던 ‘감사의 힘’을
이제야 내 삶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퇴직 이후의 시간은
무언가를 이루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다.
그 안에서 감사는 내 마음을 단단히 세워 준다.


“감사하는 사람은
어제의 상처마저 오늘의 빛으로 바꾼다.”


요즘 나는 누군가에게 자주 말한다.


“감사는 연습이 아니라 습관이에요.”


감사의 습관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슬픔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한다.


오늘도 나는 감사를 쓴다.
그건 나를 단단히 붙잡는
작고도 위대한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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