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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퓨링 Mar 13. 2020

신경 쓴 "것 같은" 느낌 주기

크랩에서의 노동 회고 (2)

신경 쓴 "것 같은" 느낌. . . ?


꾀만 늘었다. 진짜로 공들여 잘 만들면 좋을 것을 신경 쓴 콘텐츠 '라는 느낌'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를 터득했다. 아직 깜냥이 안되다보니 어떻게 부벼보려고 하다보니 그런걸지도^_ㅠ


각설하고 생각보다 사소한 디테일이 콘텐츠 속에 있으면, 그걸 경험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 이거 좀 신경썼네'하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그럼 디테일이란 걸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살리면 좋을까? 콘텐츠가 가진 아쉬운 점을 생각하면서 그걸 어떻게 가려볼 지 애쓰다보면 된다. +) 그리고 보통 그런게 있으면 다른 사람(ex.내 발제를 컨펌해주실..Team Jang Nim..?)을 설득할 때도 효과적이었다는 리빙 포인트..



1) 서비스직에게 고백하지 마시오

대여할 수 있는 스튜디오에 한계가 있어서 자동적으로 뒷 배경이 검정색으로 정해졌다. 별 다른 소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화면이 너무 심심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 영상의 아쉬운 점 = 화면이 단조롭다) 이럴땐 다 계획이었던 것인 척하는게 최선의 전략이다.

출연자 분들에게 질문지를 주고 답변칸에 들어갈 말을 손글씨로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손글씨를 스캔해서 검정 배경 위에 올리면 개개인의 실제 경험담이라는 느낌을 더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화면도 덜 심심하고.


https://youtu.be/_SKdvMyy-Zo



2) 서울에서 여기 살면 개꿀! | 사회 초년생을 위한 서울 자취 동네 BEST4

서울의 자취 스팟 소개하는 영상기획이었다. 예전 크랩팀에서 했던 기획이었는데 2019.ver 업뎃버전이었달까. 솔직히 특정 동네의 장단점이 뭔지는 영상보단 카드뉴스가 전달에 용이하지않나 싶었다. 뭐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채로 계속 봐야하는 영상이 아니라 한눈에 정리된 카드뉴스를 보고싶지 않을까, 그런 거였다. (이 영상의 아쉬운 점 = 카드뉴스가 더 나은데 왜 영상으로 봐야함?)


이 의심이 사라지지 않아서 궁리하다가 <캡쳐타임>이란 꼭지를 만들어서 방금 소개한 동네의 장단점을 정리한 화면을 4초 정도 삽입했다. 그리고 그 화면들이 나오는 부분은 타임코드를 찍어서 댓글에 달아뒀다. 이런 장치가 이 콘텐츠는 진짜 너한테 도움되고 싶어서 만든거야~ 하는 느낌도 덤으로 주지 않을까 싶었다.

~캡쳐타임~



실제로 내용도 시청자에게 도움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텐데 그 부분은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울고싶다) 발행하고 나니까 '정말 이 동네들이 자취하기 좋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인데, 사람마다 거주지 환경의 우선순위들이 다르니까 두루두루 적정한 조건들을 갖춘 곳을 찾고자 했으나 그러다보니 더 이도저도 안 된 것 같다. 모두를 설득하려다 아무도 설득못한 느낌.


더불어 사실 동네 가서 인서트 찍는거 뭐 그거 어렵지않지ㅋ 생각하고 정님과 시작했지만 촬영하신 정님이 매우매우 고생하셨다. 4곳을 돌아다닌다는게 쉬운게 아니었음을... 절대 짧게 쳐낼 수 있는 기획이 아니었음을... 아이폰과 짐벌로 촬영한 것이었는데 짐벌에 연동되는 카메라 어플을 사용하니까 초점이 다 나가버렸음을...


이 난관을 또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님과 잔머리를 굴리다 천재디자이너 H님이 ↓↓요런↓↓ 디자인틀을 만들어주셨다. 화면을 일부만+작게 보여줄 수 있어서 안 맞는 초점과 낮은 화질을 가릴 수 있었다.






라끼남 클립보는데 강호동씨가 책 한 권 읽은 이의 철학이 제일 무서운 법이라고 했다. 이 글을 쓰고나니 바로 이 글이 콘텐츠 하나 만든 강유림의 개똥철학같아서 발행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래도 어차피 내가 일한 기록이자 일기인데 아무렴.  


덧붙여 같이 일했던 권모씨는 (물론 우스갯소리로) 저널리즘이냐 아니냐, 좋은 콘텐츠냐 아니냐는 조회수가 정한다고 했다. 일했던 당시 콘텐츠를 만들면 보통 600회 정도를 예상하면서 600잽이라면서 자조하는 때였으니까.. 그와중에 조회수 잘 나온 거 자랑하는 김에 사실 다 계산된 것인 척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 자존감..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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