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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 스페이스 Nov 12. 2017

토마스 제퍼슨의 혼이 담긴 집, 몬티첼로


이태리어로 작은 언덕 'little mountain'이라는 의미의 몬티첼로는 토마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이 살던 저택으로 버지니아의 샬롯스빌 Charlottesvil 에 위치한다. 몬티첼로는 저 멀리 펼쳐진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249m 높이의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가 세운 버지니아 대학 U. of Virginia과 함께 1987년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768년에 구상을 시작해 무려 40년 동안이나 짓고 가꾸고 다듬어 왔다는 이 곳은 정말 토마스 제퍼슨이라는 인물에 대해 또 한 번 감탄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몬티첼로를 돌아보며 그가 이렇게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그의 사상, 내면, 일상들과 소소한 습관들, 또한 뒤에서 그를 서포트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숨겨진 스토리를 함께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가 인류에 남긴 크고 작은 업적들, 특히 자유와 평등에 대한 많은 것들의 구상과 실현을 가능케 한 곳이 이곳이었다. 그가 기초한 독립 선언문의 기본 이념인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all memnare created equal'과 '삶,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에 대한 인간의 권리에 대한 생각이 이곳 구석구석에 배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의 제 3대 대통령이며, 버지니아대학을 세웠고, 독립선언서 Declaration of Independence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행운의 2달러짜리 지폐와 5센트짜리 동전 니클 nickle에 새겨져 있는 사람 정도이다. (동전 뒷면에 새겨진 건물이 바로 이곳 몬티첼로이다) 그 밖에도 그는 뛰어난 사상가이자 과학자, 건축가이며 6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 천재적인 인물로 이곳 몬티첼로를 직접 디자인하고 지었다. 



토마스 제퍼슨의 세계 Thomas Jefferson's World'라는 제목의 약 15분짜리 영화를 보고 산꼭대기에 있는 몬티첼로로 가는 셔틀 타러 갔다. 인테리어에도 조예가 깊어 유럽에서 직접 실어 왔다는 가구와 소품 테이블 웨어들의 상당 부분이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리지널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자동으로 된 미닫이문, 붙박이형 그릇장, 공간을 활용한 좁은 계단, 벽시계 등은 그가 뛰어난 과학자이자 건축가임을 입증하는 것들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 엄청난 역사적 현장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눈에 담아 오느라 내 눈은 쉴 새 없이 바빴다. 



건물 내부를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끝이 보이지 않게 드넓게 펼쳐진 정원, 농장, 과수원에 온갖 야채와 과일들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가족들의 묘지도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입구까지 내려오는 굽이 굽이 산책로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로 참 아늑하고 평화로웠다. 



다른 곳보다 꽤 비싼 $24의 입장료에 첨엔 살짝 놀랐는데 다 돌아 보고 나니 이 넓은 곳을 이 정도로 멋지게 관리하려면 입장료를 더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D.C. 에 있는 조지 워싱턴의 마운트 버논 Mount Vernon을 가보고 적잖이 감동을 받았었는데 몬티첼로를 보고 나니 마운트버논 보다 이곳이 훨씬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마운트 버논 안주인 이름이 마사 워싱턴 Martha Washington이었는데 몬티첼로 안주인 이름도 마사였다. 여자 아이를 낳으면 마사라고 이름 지으라고 동생에게 말해 줘야지 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권하는 사람도 없고 여행 책자에서도 쉽게 눈에 띄지가 않았던 이곳은 버지니아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로 강추이다. 게다가 기프트샵도 다른 곳과는 수준이 다르게 럭셔리했다. 이번 여행에서 책 말고 사고 싶은 게 있던 곳은 여기 기프트샵이 처음인 것 같았다. 토마스 제퍼슨이 늘 말했다는 "책 없이는 살 수 없다 I can't live without books"라는 문구가 새겨진 연필이 넘 맘에 들어 딸아이 반 친구들 주려고 박스채 구입했다. 토마스 제퍼슨 전기문도 한 권 사고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문 닫을 시간이라는 소리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문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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