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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니제주 김철휘 Nov 02. 2022

세일즈와 데이트의 필승전략, 문전 걸치기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20가지 심리법칙 15. 문전걸치기 전략

'해가 되지 않는' 양보, 이것이 문제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약속 하나로 다음 행동이 의도치 않게 결정된다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에서




“YES”를 반드시 끌어내는 전략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다. 길거리서 '서명 판'을 든 한 사람이 “여행객이냐”고 묻는다. 별생각 없이 "그렇다"라고 답한다. 그랬더니 '한국인이냐?', '여행은 어떠냐?'며 또 묻는다. 나는 짧은 영어로 간단히 대답했다. 그랬더니 불우한 아이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서명’을 좀 부탁한다고 그런다. ‘여행지에서 좋은 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서명을 했더니 그 이탈리아인은 돈을 내란다. 우리나라 돈으로 5천 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갑자기 돈을 내놓라는 말에 꺼림직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 친구의 질문에 계속 “Yes”만을 연발하였던 터라 싫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마음에도 없던 기부금 5천 원을 순순히 내고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데이트에 성공하는 첫마디!

문전 걸치기 전략 (출처:픽사베이)


'작은 부탁의 마력'은 기부금을 모금하거나 세일즈시에만 효력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데이트 신청의 성공확률도 높일 수 있다. 한 교수가 남자 240명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처음 보는 여자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게 했다.


“안녕하세요? 귀찮게 하는 거라면 죄송하지만, 혹시 지금 바쁘신가요? 바쁘지 않다면 저랑 맥주 한 잔 하실래요?”


단, 실험 참여자의 절반에게는 추가로 ‘독립문’ 가는 길을 물어본 후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 자, 결과는 어땠을까?


짜잔~ 기본적인 질문 만을 던진 그룹에서는 불과 4명 만이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먼저 독립문 가는 길을 물어보고 나서 데이트 신청을 한 그룹에서는 무려 19명, 그러니까 4배가 넘는 여성들이 데이트 신청에 응했다고 한다.


이렇듯 부담이 적은 부탁을 상대가 허락하게 되면 점차 큰 부탁도 쉽게 들어주게 되는 것을 두고 ‘문전 걸치기 전략’이라고 한다.



이타성과 일관성이 만들어내는 문전 걸치기 전략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남을 도와야 한다’는 말을 계속 듣고 자란다. 그래서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타적인 행동은 그래서 본능적이다. 나의 혈연, 내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생면부지 (生面不知)'의 타인조차 돕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와 내 유전자 또는 피를 나눈 주변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번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타성의 발현으로 타인에게 손은 내미는 순간, 사람들은 '일관성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이미 내뺃은 말이나 행동을 바꿔야 할 때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기존과 다른 생각과 행동의 변화는 심리적으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뭔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계속 부탁을 들어주게 되는 것도 '나는 이런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기 인식과 신념'을 바꾸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부탁해주길 바라는 소비자, '브랜드 앰버서더'


코로나19가 점차 사그라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소통과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참여형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고객 참여형 마케팅'은 소비자가 브랜드 활동 전반에 참여하는 '소통형 마케팅'을 말한다. 이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친숙한 젊은 고객들을 '브랜드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게 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과 친밀감'을 갖게 하는 전략이다.

브랜드 앰버서더 (출처 : 모나미, 베스킨라빈스 홈페이지)


문구기업 '모나미'는 최근 소비자 참여형 프로젝트인 ‘모나미 15초 비디오 어워즈’를 개최해 소비자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냈다. 배스킨라빈스의 ‘BR NEXT ICECREAM CREATORS’ 콘테스트도 성공적 참여형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콘테스트를 통해 가상 레시피를 개발해 아이스크림 맛을 직접 선택하고, 시럽 및 토핑까지 3단계에 거쳐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스크림 만들고 즐겼다. 행사 2주 만에 8만 명이 참여했다고 하니 대단한 파급력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제조업체와 브랜드 제품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소비 주체로만 남길 원하지 않는다. 당신의 제품과 브랜드에 관심이 많고 제조와 유통, 소비활동 전반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고객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면 에이 설마 들어주겠어'라고 생각하는 쇼핑몰 운영자가 있다면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과 같이 수고로운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인데 '문 앞에 살짝 발을 걸치는 것'과 같이 사소한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주지 않을까?



'문전 걸치기'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전략



1. 뉴스레터 가입 팝업


뉴스레터 팝업 (출처 : ULTA, 스윗스팟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한 뉴스레터 가입 요청은 ‘상품 구매’보다 고객들에게 부담 없는 제안이 될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비용도 들지 않고 쉽게 제안이 가능해 편리하다. 간편한 방법이지만 고객이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는 순간, 판매자는 고객에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단계별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스텝메일'을 활용한다면 고가의 상품도 팔 수도 있으니 여러 모로 유용하다.


스텝메일(automation mail) : 정보를 담은 메일을 정해놓은 시나리오대로 보내는 것



2. 간단한 설문조사 요청


문전 걸치기 전략 (출처 : https://www.opinionstage.com/)


간단히 질문해도 될까요?” 또는 "우리 서비스에 도움을 주세요" 라는 형태로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라. 특히 위 그림처럼 흥미롭고 답하기 쉬운 질문으로 설문을 진행한다면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설문에 응할 것이다. 응답자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것이 '갈고리'가 되어 고객은 당신에게 코가 꿸 것이다. 설문조사를 한 고객들은 너그러운 마음이 되어 쇼핑몰의 상품 제안에 쉽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3. 무료 샘플 제공 후 피드백을 요청


문전 걸치기 전략 (출처 : 시카고 화장품)


지금 테스트해 보세요”, “일단 한 번 써보세요” 와 같이 무료 테스트를 제공하여 고객의 의견을 묻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응답에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대답한 고객들에게 약간의 혜택(쿠폰 또는 포인트)을 포함한 메시지를 전달해보라. 테스트를 진행한 고객들의 구매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4. 소셜 미디어를 통한 참여 독려


쇼핑몰이 중요하게 '미는' 해시태그를 고객과 팔로워에게 알리고 이를 적극 사용해달라고 부탁해보자. 더불어 쇼핑몰을 방문한 고객에게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쇼핑몰의 상품이나 블로그 게시물을 공유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더 좋은 방법은 고객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테스트를 브랜드 SNS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작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고객들은 그들의 태도와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뀐다. 따라서 나중에 새로운 제품에 대한 구매 제안에 고객은 '예'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그 만큼 커진다.



5. '문전 걸치기'를 활용해 인플루언서에게 요청하기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내 쇼핑몰을 홍보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인플루언서들은 바쁘다. 특히 당신에게는 관심도 없다. 마케팅비를 사용해 팔로어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섭외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어떻게 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 인플루언서와 친분을 쌓고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간단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우선 그의 소셜 미디어에 간단히 인사를 한다. 더불어 그가 올린 콘텐츠에 시시 때대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가능하다면 나의 채널에 공유하는 것도 좋다. 그가 안녕이라고 인사하거나 약간의 반응이라도 보인다면 '문전 걸치기 전략'의 시작점이라고 보면 된다. 자, 나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보자. 나와 쇼핑몰에 대한 간단한 소개면 족하다. 그런 다음 쇼핑몰 샘플과 협찬에 대한 요청을 하자. 다소 큰 요구일 수 있으나 작은 요청을 들어준 그러면 다른 요청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줄 가능성이 크다.



문전 걸치기 전략

부담이 적은 부탁을 해서 상대가 허락을 하면 점차 큰 부탁도 들어주기 쉽다는 심리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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