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도 서로 사랑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 하겠어
세상은 반대에 끌린다
좀 오래된 책인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그만큼 여자와 남자가 다르다는 뜻이다. 또 다른 예로 MBTI가 있다. MBTI는 이제 유행을 넘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마음이 따뜻하고 눈물이 많은 웨이드(물)는 F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앰버(불)는 T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사람은 제각기 너무나 다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든지, T와 F의 차이라든지, 혹은 그 무엇이 되었든 상대방과 나의 다른 점 때문에 우리는 서로 끌리기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한다. 비단 물과 불이라는 속성뿐만 아니라 웨이드와 앰버가 처한 상황의 차이 때문에 앰버는 웨이드에게 '넌 나를 이해하지 못해'와 같은 말을 쏟아낸다. 나는 남자친구와 늘 같은 이유로 다투기도 하는데, 그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다름을 얼마큼 받아들이고 맞춰가는 지다. 물과 불은 서로를 사랑할 수 없다. 물에 불이 닿으면 증발해 버리고, 불에 물이 닿으면 꺼져버리기 때문이다. 불인 앰버와 물인 웨이드가 서로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적당한 온도'에 맞춰 서로를 껴안았기 때문이다. 불이 녹지 않고, 물이 타오르지 않을 온도. 나와 상대방은 서로 다르지만, 그 '적당한 온도'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면 서로 함께할 수 있다. 물과 불도 사랑을 하는데, 우리라고 왜 하지 못할까?
사실, 영화는 물과 불의 사랑 외에도 가족애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냥 하나의 주제의식만 가지고 밀어붙여줬으면 좋겠다. 이전 작들에 비해서 전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물과 불을 표현하는 영상미가 있으니 보는 것도 추천한다.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