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으로 내 아이의 분노를 읽다
Q. 아이가 색칠을 할때 빨간색, 검정색만 선택하나요?
안녕하세요. 이번시간에는 그리기에서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색칠활동으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색채심리학이나 칼라리스트 공부를 예전에 한 적이 있었는데요. 나름 전공자임에도 색채 선택에 따른 내재된 심리에 대한 학술적 해석의 상세함에 한 번 놀라고 이렇게 세상에 다양한 색이 있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던 기억이 있답니다.
이렇게 세상의 다양한 색에서 00색을 주로 쓰는지에 따라 내 아이의 감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데요.
아동미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색채심리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항은 크게 아래의 세 가지 중 하나인것 같아요.
1. 아이가 맨날 빨간색(또는 검은색) 만 써서 다 칠해버려요. 왜 그런걸까요?
2. 아이가 칠하는걸 거부해요. 스케치는 잘하는데... 왜 안하려고 할까요?
3. 스케치는 잘해놨는데 전혀 실제 물건과는 다른 색으로 칠해버려요(얼굴을 파란색으로 칠한다던지, 풀을 빨간색으로 칠한다던지), 문제 없는거죠??
1번의 빨간색이나 검은색을 주로 색칠해버리거나 스케치한 내용을 다 덮어버릴 정도로 색을 칠하는 경우는 아이들이 분노나 우울함이 큰 상태일 수도 있어요.
빨간색은 색상 들 중 강력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는 색인데요. 좋게는 열정, 활동적인 느낌이 있지만 정도가 지나칠정도로 많이 쓴다는 것은 분노, 위협 등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빨간 스포츠카는 매력적이고 빠른 느낌을 주지만 큰 산불은 위협이나 무서움,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검정색은 주로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색은 아니에요. 굉장히 딱딱하고 권위적인 느낌을 주는 색인데요. 아이나 노인이 검정색을 주로 채색할때 사용하거나 옷을 입는다면 우울감이 있다는 심리적 사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수업한 1~2명 아이 중 이런 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있었는데요. 나중에 상담을 해보니 부모님의 이혼, 공부 스트레스 등 환경 상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꼭 100프로 문제가 있으니 이런 표현을 한다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2번처럼 아예 칠하는 것을 거부하는 친구들은 채색할때 붓이나 크레파스, 색연필등을 잡는게 힘든 소근육 발달 문제일수도 있구요. 스케치를 잘 했는데 채색으로 혹시 망쳐버릴까봐 시작이 두려운 아이일수도 있답니다. 소근육 발달 문제라면 쥡기 쉬운 채색 재료부터 붓으로 물감칠하기 등으로 나아가면 좋고 후자의 경우에는 다양한 색을 스케치 없는 면에서 자유롭게 칠하게 하거나 여러 색을 탐구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답니다.
마지막 3번째처럼 전혀 다른 색으로 물건을 칠하는 경우는 아이 그림에서 굉장히 흔한 일이에요. 오히려 반대의 경우라면 관념적으로, 즉 머리속에 외운대로 표현하려는 아이이기 때문에 미술 활동을 하나의 공부처럼 배우고 표현하려고 애쓰는 아이일 수 있어요.
특히 4세 전후로 아이들은 무지개색(빨주노초파남보)을 좋아해서 이렇게 다양한 색을 배경이나 물건, 동물에 칠하는 편인데요. 각 물건에 맞춰 떠오르는 감정들과 연계해 관련된 색을 쓸 때도 있고 무지개색처럼 그냥 여러색을 한 그림에 다 사용하고 싶어서 전혀 연계성없이 칠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점은 아이들 그림의 특징이구나~ 하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결론, 즉 아이들의 색상선택은 다양한게 최고! 간단하게 아래에 색상별로 적게, 많이 사용할 때 심리적 해석을 적어놓으니 내 아이의 감정을 살펴보는데 도움 받으시길 바랍니다.
1.빨강 : 적당한 사용 - 열정, 활동성 / 과한 사용 - 분노, 위협(강한 감정표현)
2.파랑 : 적당한 사용 - 평화로움, 차분함 / 과한 사용-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
3.노랑 : 아이들의 색이라고 함, 행복, 기쁨, 활력의 색.
4.초록 : 적당한 사용 - 편안함, 성장 / 과한 사용 - 안정, 조화 갈망
5.검정 : 적당한 사용 - 권위, 규칙/ 과한 사용 - 우울감
6.흰색 : 적당한 사용 : 순수, 새로운 시작 / 과한 사용 - 완벽주의, 두려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