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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Mar 28. 2022

세상 속 '정' 있음에

사랑보다 강한 녀석 '정'


"세상에 '정'이 있음을 알게 키워야 강한 사람으로 클 수 있어."


드라마 속 대사로 기억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 소소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던 저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고, 현시대의 삭막함도 떠오르더군요.


무엇이건 절차와 업무중심으로 일을 처리하는 세상은 겉으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세상이 된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지요.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예전처럼 서로의 애틋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일은 줄어드는 것 같아서 아쉽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변의 사람들과 지낼 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고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정 있는 사람이 좋더군요. 일적인 만남에서도 그렇고요. 그리고 그런 관계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 관계가 되지요.


전 제가 정을 주는 모든 것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요.


집사람이 가끔씩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저에 대한 별명은 '골동품'입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대학생 때 집사람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샌들을 지금도 여름이면 신고 있으니 그럴만하지요. 학교에서 신고 있던 실내화도 10년을 신었더니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와 놀라기도 하고요. (졸업 후 스승의 날에 똑같이 생긴 신발을 사서 왔더라고요...) 옷들도 그렇고 등등


제가 오랫동안 다니는 한의원이 있어요.


다닌 지 10년이 넘었네요. 한 곳의 한의원을 오랫동안 다니는 것은 건강상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에요. 기본적인 건강관리 차원에서 이고, 가끔씩 문제가 생길 때 바로 대처할 수 있기에 다니고 있어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여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지요. 한의원 한 곳을 오래 다니는 것은 그곳에 정이 있기 때문이에요. 


얼마 전, 부산에 살고 계신 어머님께서 코로나에 걸리셨어요. 오미크론이고, 이미 2차 접종까지 하신 상태셨지만 나이가 많으시기에 걱정이 되었지요. 지역적으로 멀었고 근처에 사는 누나네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무척 당황했어요. 부산 보건소엔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되었고, 어머님께서는 병원에 가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셨지요. 맘 같아선 바로 내려가고 싶은데 어머님은 한사코 절대로 오면 안 된다 하시고... 난감한 상황이었죠.


그때, 이 고민을 한의원의 원장님과 이야기했어요. 한의원 원장님께서는 저보다 더 놀라시며 제 어머니 걱정을 해 주셨지요. 그리고 바로 상태를 확인한 후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전화상으로 어머님 상태를 확인하고 주말에 연락을 드렸고 한의원에서 코로나 상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품을 챙겨주셨어요. 그것도 이곳(경기도)에서 택배로 보내면 늦다고 어머님 살고 계신 한의원을 수소문해서 이곳에서 처방한 약품을 그곳 한의원에서 어머님 댁으로 보내드리겠다고 하시더군요.  그것도 퀵으로 말이지요. 


어머님께선 무사히 오미크론을 넘기시고 지금은 건강하세요.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으시고 보건소에서 먹으라고 했던 감기약 위주의 약품과 더불어 한의원에서 보내준 약도 드셨고 큰 어려움 없이 치료되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멀리 있는 아들이 잘 아는 한의원 원장님이 처방한 약을 드신다는 점이 어머님에게도 심적으로 안정감을 더 준 것 같아요. 


의사라면 자신이 돌보는 환자에게 정이 있어야


나이가 드니 몸 이곳저곳이 조금씩 탈이 나더군요. 젊음이 가진 특권이 무엇인지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되었어요.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과 만나는 시간은 길어야 1분 내외지요. 물론 빠르게 상담하고 처방받는 것도 좋지요. 하지만 오랫동안 같은 병원을 다녀도 해당 의사와의 관계는 거기까지지요. 서로 정을 느끼기도 힘들고 말이죠. 하지만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꼭 그런 관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엔 병원보다는 동네 약국을 더 많이 갔었어요. 조금 아프면 병원 이전에 약국에서 상담하고 처방받은 약을 먹었으니까요. 그렇게 다니는 동네 약국 약사님과는 친해졌어요. 서로를 알아보며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기도 했지요. 정이 있었어요.


자신의 가족 일처럼 대해주는 원장님


원장님의 다양한 치료를 받아본 입장에서 원장님의 치료에 믿음이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제가 처음 다니던 한의원은 지금은 더 커졌고 원장님들도 더 많아졌어요. 이렇게 성장해가는 한의원을 꾸준히 지켜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요. 전 이런 결과들이 치료에 대한 원장님들의 전문성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따뜻한 정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원장님들과 더불어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도 함께 말이지요. 이런 세상 속에서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는 병원은 많지 않다 생각해요. 그래서 더 소중하지요.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원장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답니다.


고맙습니다. 이원행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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