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이의 신발
오후 세 시,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경인이를 데리러 간다. 그저께 경인이에게 신발이 예쁘다고 했다. 아빠가 이 년 전에 사 줬는데 너무 커서 여덟살에 신는다고 했다. 9월에 돌아오는 이번 생일에는 무엇을 받을지 기대된다고도 했다.
오늘 경인이는 나를 보자마자 그 얘기를 이어서 했다.
"있잖아요. 그런데 선물을 뭘 받을지 못 정하겠어요. 아빠가 사 주고 싶은 걸 사 주면 좋겠어요. 그런데 운동화 사이즈를 잘못 사 오시면 어떡하죠? 저 어제 여기 모기에 물렸어요."
"모기약은 발랐어?"
"아뇨, 집에 없어요. 있잖아요, 아빠한테 모기약을 선물로 사 달라고 하면요."
"경인아, 그건 좀 아닌 것 같애."
"맞아요. 하지만 운동화는 제가 신으면 금방 부서져요."
경인이는 나랑 단둘이 있을 때에만 이 이야기를 이어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