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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Aug 06. 2024

보라카이에서의 금요일 07. 12

보라카이에서의 호핑투어

첫째날 고요하고 평온한 화이트 비치를 만끽하고 나니...사실 이틀째날도 휴양이 벌써부터 심심한 느낌이었다.오히려 회사가 더 안락하고, 계획대로 하면 되는터라 일하는게 낫지 않나? 이런 생각이 올라왔다.

심지어 첫째날 회사 동료가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라고 온 문자에 나는.. 살짝 지루하다 고 얘기했다. 그러자 동료가 조금 걱정스러워하긴 했다.

아직은 보라카이의 큰 매력을 못 느낄 것 같았다.

화이트비치가 컴퓨터 배경화면에서 본 그 풍경이라는 것 뿐. 예쁜 풍경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잡생각이 여러 생각이 몰아쳐서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필요했다.


첫째날 이야기는 다른 사진들로 기록이 남아 있어 액티비티가 시작된 둘째날 금요일로 여행 3일째로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평소에 출근 기상이 몸에 배어 있어 현지 시간 새벽 5시 20분쯤 눈이 떠졌다.

조식은 오전 7시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자다 조식 7시간에 맞춰서 언니와 편하게 조식을 먹으러 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누워서 친구가 공유해준 전도서 말씀 강해를 들었다.

별 기대 없이 부흥회 말씀을 켰는데, 말씀이 정말 너무 좋아서, 아침마다 이어폰에 꽂고 들었다.

이 또한 영적인 쉼이었다.


7시가 좀 넘어, 언니와 함께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문을 열고 나오면 보라카이 하늘과 바다가 바로 보여 오늘의 날씨를 파악한다.

다행히 오늘도 날씨가 맑음이다. 가기 전부터 7월은 동남아 지역은 우기이기 때문에

비가 주구장창 내릴 수 있거나, 기후 온난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기상 이변으로 제대로 놀지 못할 수 있다는

큰 복병을 안고 예약을 했다.

조식을 먹으러 가면서, 그날의 날씨를 파악한다. 현관문을 열고 발코니 앞으로 펼쳐진 뷰로 날씨를 가늠한다. 다행히 오늘도 맑음이다... 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틀째 먹는 조식도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아..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계란 후라이와 삶은 계란 그리고 가지볶음만 먹었다. 필리핀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호텔이라, 내 입맛에 호텔 조식은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언니는 이거 저거 잘 담아와서  잘 먹는 모습이 신기했다.

호기심이 많고, 현지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넓은 우리 언니, 이제보니 필리핀을 정말 사랑하는 게 보였다.

심지어, 식당의 테이블 아래로 다니는 귀여운 양이를 쓰다듬고, 빵과 음식도 주려고 한다. 나는 선뜻 만지지 못하겠던데, 마음이 참 많이 열려있다. 이런 언니 덕분에 냥이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유람선을 타고, 여행 기분이 들어 신난 필자

첫째날 오후 언니가 한인 여행사를 통해 2인 호핑 투어 3시간 코스를 예약했다. 사실 호핑 투어가 뭔지도 난 몰랐기에.. 현지 액티비티는 모조리 다 언니에게 맡겼다. 회사에서 이런 예약을 빈번히 하다보니, 사적인 영역에서 누가 이런 걸 알아봐주고 예약을 해주면 참 좋다.그리고 꼼꼼한 언니의 성격을 알기에 맡겼다. 그렇게 올라탄 드보라 여행사 호핑 투어.


오전 9시 30분에 보라카이 한인교회 1층 사무실에서 만나 20명이 넘는 한국인 일행이 함께 한다.

 우리가 9시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얼마 되지 않아 정다운 모녀 일행이 왔다. 두분 사이가 친구처럼 좋아 보였고, 둥근둥근 성격에 마음 좋은 모녀였다. 물어보지 않아도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 좋은 팁도 기꺼이 주신다. 보라카이의 이모저모를 얘기해주셨다.


어쩌다보니 etrike(전기로 운행되는 보라카이의 택시) 를 함께 타면서, 한팀처럼 다녔다. 유람선을 타고,

필리핀 스텝들이 사진도 많이 찍어주는데 사진 잘나오도록 색이 진한 구명 조끼를 입으라고 알려주셨다.

(정말 빛바랜 색과 다르게 진해서 사진이 잘나왔다. )

불라복 비치에서 스노쿨링과 다이빙을 하기 좋은 포인트로 유람선이 멈춘다. 어느 지점에서 스노쿨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지점에 가서, 갑자기 여기서 스노쿨링을 하라고 한다. 혹시나 위급한 경우에 필리핀 스텝들이 구해준다고, 신호를 주라고 했다.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맨몸으로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서 스노쿨링을 할 엄두는 안났다.


떠나오기 전에 수영장에 다녀오지도 못하고 적응 훈련도 없이 바로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다. 언니가 한국에서 미리 준비한 스노쿨링 장비를 처음으로 사용한

순간이었다. 별다른 준비 없이, 스노쿨링 안경을 쓰고, 입에 빨대를 물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한 발자국 내려가는게 어려웠지, 막상 바닷속에 들어가니 겁이 사라졌다. 그리고 평영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어렵지 않게 바닷속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배 멀리, 사람이 없는 쪽 한산한 쪽으로 가서, 바닷속에 유영하는 물고기를 바라봤다.



바닷속에 얼굴을 담근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웃고 있었다.


'아니, 어쩜 바닷물이 이렇게 맑다고?... 어머 이게 뭐야? 수족관에서 보던 뷰가 지금 바로 내 눈앞에 있다니... '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갖가지 열대어와 니모와 은빛의 고기 떼들이 평화롭게 바닷속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산호초도 보이고, 사실 일정 중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바닷물이 정말 맑았고, 파란색 노란색의 니모가 아무렇지 않게 바닷속을 다니는 모습을 보니, 진짜 너무 신기했다. 이전에 발리 바다와 아드리아의 바다속의 스노쿨링을 해봤지만, 오늘의 바다가 최고였다.  


수영을 좋아하는 언니는 나보다 더 멀리 가는 것 같아, 스노쿨링을 하다가 언니쪽으로 가보고 서로를 챙긴다. 언니도 내가 계속 배랑 멀어진다고 나를 부르고... 이렇게 밖에 나오니 서로 챙겨준다. 이게 자매다.


앗뿔사, 너무 재밌게 스노쿨링을 하는데, 언니가 물뱀을 봤다고 했다.

그말을 듣고 보니 바닷속 어느 지점에서 나도 갈색의 물뱀을 봤다.

그때는 잘 몰라서, 아무거나 만지거나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나흘째날 다이빙 할 때 현지분이 물뱀의 위험성을 알려줘서 더 섬짓했다. 물뱀에게 물리면, 10분안에 사망한다고 한다.


뱀을 보고 나니, 아름다웠던 바다가 조금은 무서워지긴 했다. 역시 겁이 없으면 즐길 수 있고, 지식이 생기고 경험치가 쌓이면 어쩌면 더 주저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날의 스노쿨링은 정말 최고였다.

바닷속에서 너무 기쁘게 웃고 있었다.  창조주가 지으신 바닷속 세상도 정말 아름답구나!!!


30분 가량 스노쿨링을 한뒤, 점심을 먹기 위해 드보라 호핑 투어에서 직접 만든 드보라 리조트로 향했다.

스노쿨링을 열심히 하면서, 허기를 느낀 터에 뭐든 맛있을 것 같았는데... 카티클란 섬쪽에 위치한 드보라 리조트(Tuburan Resort)에 갔다. 배에서 내려, 툭툭이를 타고 15분 가량 갔을까?

필리핀의 시급은 잘 모르겠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툭툭이를 운행하는 기사분을 보는데 이번 툭툭이는 전기가 아닌 기름으로 운행이 되는건지 기름냄새가 좀 심했다. 그래도 그 차에 묵주를 걸어두고, 운전을 하면서 묵주를 만지고, 안전 운전을 하는 모습에서 직업 정신을 발견했다. 일당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 분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드보라 리조트에서

드보라 리조트에서 이제껏 정말 제일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언니의 판단으로는, 한인 투어가  현지투어보다 가성비가 더 좋다는 거였다. 그리고 점심 제공까지 된다며 처음부터 여러번 이야기 했는데 나는 건성으로 들었지만, 정말 점심이 맛있었다. 이 때부터 입맛이 다시 돌아왔던 것 같다.


리조트에서 큰 가마솥에서 스파식으로 반신욕을 할 수 있는데 그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언니와 가마솥에서 둘이 마주 보고 들어가 있는데, 스텝이 라임을 따서 손에 준다. 그 향이 정말 좋았다. 우리 가마솥 옆은 1살 귀엽고 인형같은 아기와 온 부부였다.

 그 가족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찡했다.  육아로 지쳐있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인형처럼 귀여운 아이의 예쁜 모습을 담아주려고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예상도 못한 새로운 경험들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좋은 경험, 아름다운 풍경, 든든한 배... 거기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까지... 돌아오는 길에는 수다를 줄이고 바다와 하늘만 마음에 담고자 2층으로 올라갔다.출발할 는 대만 여행객도 20명 가량 윗층에 탑승했는데 중간 지점에서 내린 터라 유람선이 한가했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오롯이, 이 시간 360도 푸른 하늘에 예쁘게 떠있는 구름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자연속으로 풍덩 빠졌다.

애써 구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마음이 저절로 열린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붙잡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길래? 그 좁은 세상에서 그렇게도 허덕였나? 싶으면서 부정적인 것들을 놓아버리고 있었다.

바다가 참 예쁘다. 하늘이 참 넓고 아름답다. 세상이 참 넓구나.


전날, 지루하다고 했던 나의 망언을 돌아본다. 그리고, 언니가 샤워를 하는 동안 나는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 타임을 즐기겠다고 했다. 200페소 (약, 5000원, 팁포함) 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바다를 바라보고 앉았다. 커피 맛은 사실 별로였다. 인스턴트 커피에 물을 탄 맛이었다. 에스프레소에서 추출한 커피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뷰가 좋아서 용인이 된다.


노을이 질 무렵, 오늘도 어제처럼 아로마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이제서야, 비로소 진짜 휴가 같다.

그리고 진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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