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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Aug 29. 2023

무기력함에 저항해야할 때

만사가 귀차니즘으로 내딛는 한때


오래전 서랍에 담아둔 글..


어제부터 이상하게 심드렁한 상태이다. 왜 이런 기분이 들지? 영어 면접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내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자꾸 기운이 빠진다.

어젯밤에는 평소에는 보지도 않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엄청 웃다가 잠들었다.


"내가 내가 아닌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제 봤던 집사부일체에서 김종국이 근슐랭 사부님으로 나오는 내용이었다. 사실 집사부일체의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사부가 내는 미션을 따라하는 그들의 노력을 보면서 호감이 생겼다. 김종국은 항상 운동에 미친, 근육으로 다져진 런닝맨이란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편을 보면서 그가 정말 끈기와 인내심이 대단한 가수라는 걸 알았다.  

 여행을 떠나도, 헬스장에 가는 것이 마치 카페에 방문하는 것처럼 삶의 일부인 운동 중독자..그렇지만 그 자리까지 오기까지 단순히 몸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만으로는 진행되는 거 같지 않았다.

 잠이 들기 전 유스 호스텔의 침대를 운동 기구 삼아 몸을 풀고 가볍게 푸쉬업 40번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요새 나의 무기력감은 어쩌면, 너무 만사가 편해가지고 기인한 무기력감이 아닐까? 자문해봤다. 사실 몸이 피곤할만큼 격하게 하는 일이 없긴했다. 끽해야 마시고 먹고 걷고 그것도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살살 했다. 무리하지 않게..스트레스받지 않게..그런데 이렇게 이완된 상황속에서 나의 무기력감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거 같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데도 기운이 나지 않았고..목적의식을 잃고 있던거였다.



어쩌면 연예인이라고 하는 그들도, 일상이 다 보여지고, 일상으로 부터 만들어진 모든 태도가 방송에서 보여지는데 아무리 의식하고 한다 하더라도 평소의 태도가 반영되지 않긴 힘들어보였다. 8시간의 근로가 아닌 20시간 그 이상의 근로를 요구하는 강도높은 직업. 진입장벽은 매우 높지만 그 진입장벽을 넘어서게 되면 얻게 되는 각종 인기와 명예 또한 브랜드 이미지..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쉽게 얻는것이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정말 모든 것을 영혼을 털어서 그 자리에 서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 얻게 되는 보상이 '인기'와 '몸값'이 아니었나 싶었다.


정말 운이 좋은 배우의 경우 라인을 잘타고 좋은 작품을 만나, 쉽게 명성을 얻고 "스타"의 자리에 올라설지 모르지만, 어쩌면 그보다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은 암울하고 힘든 10대와 20대 청춘을 바쳐서 얻게 되는 부와 명예가 30~40대 이후의 노년이 아닐까? 최근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님도 60살 이후 75세가 되어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여배우가 되지 않았나?


일반인에게 연예인의 삶은 화려하게 조명 받는 삶으로 비춰짐은 부인하지 않지만..그에 못지 않게 남들 쉴 때 쉬지 못하고, 밤샘 촬영과 개인의 여유가 없는 빡빡한 스케쥴과 이미지 메이킹의 연속이라 웬만한 멘탈이 아니고선 견뎌내기 힘든 세상이란 생각이 든다. 화려한 조명을 받고, 카메라 아래에서 호감을 얻는 좋은 배우, 가수, 예능인으로 살아남기가 정말 녹록지 않겠지만..수십 년을 그 길에서 포기하지 않고 인기를 얻어내는 그들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어제는 아이유가 29살 생일을 맞이해서 5억 원을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소아들을 위해 기부했다는 뉴스까지 봤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기껏 5천 만원도 못 벌어서 이렇게 전전 긍긍하고 있는데..내가 작아진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답일까? 고민을 하다 보니 내가 우울하고 무기력 했던 거 같다. 같은 행동과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같은 삶밖에 살지 못한다는 나의 처절한 깨달음을

단순히 이론으로만 남겨 놓지 않으려면 난 어제와 다르게 행동 해야 한다.


다리가 찢겨지고, 피가 나도 그냥 그 고통을 이겨낼 강인한 정신력과 안일한 마음가짐과 태도가 아닌, 확실한 태도와 분명한 말투와 당당한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 영어가 안되어 작아진 이 상태에서 나는 다시 얼마 남지 않은 면접의 시간 각고의 노력을 하며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으로 조금이라도 만족할 수 있는 나의 모습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한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일반 사람이지만 나도 연예인들처럼 행동해 보겠다고 다짐하니..

갑자기 앉는 자세가 달라진다. 

더 나은 내 모습을 만들고, 실력을 선보이고 좀 씩씩하게 비록 아무것도 없어도

엄청 있는 것처럼 하다보면, 진짜 뭔가 있는 사람이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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