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제시단어 : 참조
[제단글 : '제시단어로 글쓰기'의 준말. 제시 단어를 앱(RWG)을 통해서 받으면 그 단어를 주제 또는 소재로 하여 글을 쓰는 것.]
- 앱 제시단어 : 참조
- 그림 : chatGPT 4o
-----
많이들 얘기하고 있는 한국인 종특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남과 비교'하는 일이다. 여간해서는 잘 만나볼 수도 없는 '엄친아', '엄친딸'은 한국의 어머니들 곁에는 왜 그렇게 항상 있는지, 우리를 그렇게 괴롭히곤 한다.
하지만, 그런 부모님들의 비교 대상에서 벗어났나 싶다가도, 나 또는 내 가족은 잘 살고 있는 걸까 궁금한 한국인들은 40대 재산 비교와 같은 유튜브 동영상이나 블로그 글을 보며 나 정도면 한국에서 몇% 안에 드는지를 궁금해 한다. 솔직히, 나도 1년에 몇 번 정도는 그런 검색어를 통해서 나 자신을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나의 상태를 확인해보기도 했다.
이런 종특에 대한 분석은 많이 있어왔다.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각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행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그런 분석들 말이다. 분명히 맞는 말이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꿈'이라던지 '자신에게 맞는 일' 같은 단어나 문장이 쉽게 나오고 그걸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런 걸 찾기 이전의 사람들은 운이 좋지 않는 이상 자신이 좋아할 만한 일을 고민하거나 만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그걸 찾아야 대학교를 갈지 말지에 대해서도 선택할 수 있고, 대학교를 가게 되면 어떤 전공을 선택할 지도 고민할 수 있는 것인데, 우리네 인생에서는 "적어도 대학교는 가야 사람 대접 받고 살지 않겠나"가 기본적인 생각이었던 걸 보면, 꿈을 찾기 보단 사람으로서 대접받고 사는 것에 더 치중한 선택을 하며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남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길이라면 그래도 중간은 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고, 적어도 어느 정도 평범한 삶은 만들어주리라는 기대도 들어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선택의 희생자 중 한명이었다. 법대생이지만, 난 단 한 번도 내가 법대에 어울리는 인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골치아픈 조문들을 그렇게 잘게 쪼개서 하나하나 분석하고 학설과 판례를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왜 나의 전공이 되어야 했는지를 제대로 고민해보지 못했다.
남들의 인생과 선택을 참조하는 삶. 그와 동시에 나의 주변인에게 참조되기도 하는 나의 삶. 서로 참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은연중에 혹은 대놓고 서로의 삶을 비교하며 그 안에서 안식을 찾는 한국인.
그래.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좁은 한반도라는 땅덩이에서는 모든 게 불안하다. 따뜻할 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겨울엔 추위에 떨며 굶어죽을 수도 있는 이곳의 지리적 특성 때문은 아닐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성공 까지는 몰라도 행복한 삶 근처조차 못가는 건 아닐까. 우리는 항상 이런 고민을 하며 뭔가 불안하다고 느낀다.
공포마케팅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도 그런 불안감을 조성하며 이루어지는 강매일지도 모른다. 집값이 언제 또 폭등할 지 모른다며 매일같이 집값 기사를 내보내는 언론 뒤에도, 어느 이해관계자는 웃으며 돈을 챙기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왜 불안함을 느낄까? 그 불안함을 떨쳐낼 수 있으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내야 더이상 참조적 인생에서 벗어나게 되진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한 좀더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후 다른 글에서 좀더 발전된 형태의 고민을 공유할 기회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도, 이 고민이 유의미하다고 느끼신다면 각자의 브런치에서 이에 대한 고민과 대답을 발전시켜 보는 것도 환영한다.
모두 행복한 삶을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