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프코리아 '꽃비원'에서 길을 찾는다

나의 목줄을 깨는 일

by 날아라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이 말대로 했다면 우리는 먹을 자격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꽃비원에서 일한 며칠은 모든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지루한 것이 아니라 느긋함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비 오는 날이 있기도 했지만 그날 정해진 밭일을 끝나면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낮잠을 자거나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왜 사람이 있을 때 하나라도 더 풀을 베고 농작물을 돌보는 일에 힘을 쓰게 않느냐의 나의 물음에 농부는 답했다.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이 젊은(?) 농부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서두르는 법이 좀처럼 없는 이 부부의 일터에서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 그들이 퍽 인상 깊었다.


어쩌면 당신을 구속하고 있는 줄을 끊는다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경이로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메리 올리버의 '목줄'이라는 산문시를 '슬픈 세상의 결말'에서 인용한 글-


막연히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우핑을 신청했다.

그리고 뭣도 모르고 시작한 꽃비원에서 며칠이 내게 여러 이야기를 말없이 들려주었다.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하고

지구를 살리는 삶에 대한 오늘이 어때야 하는지 살짝이나마 알 것도 같았다.


나의 목줄은 무엇이었던가?

그들이 이미 발견했고 앞으로 찾아갈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며칠이었다.


꽃비원에서 만난 그들은 사람과 자연에게 모두에게 마음을 담는 법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깻잎이 이쁜 걸 발견해 낼 수 있는 눈과

새벽을 깨우는 부지런한 몸과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한 삶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의 주저함은 또 어디에서 비롯되는 건가?


그 어떤 사과의 빛깔보다 빛나 보이는 작고 귀여운 사과처럼

나만의 길을 걷는 법을 찾아봐야겠다.


자연이 만든 사과
일하면서 한 알씩 따먹던 싱그런 포도
달큼하게 맛있는 토종 고추
맛도 멋도 다하는 노란 쥬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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