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풍경, 평화를 남긴다.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는 새벽부터 서둘렀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백두대간 두문동재-건의령 산행구간은 몇 번의 오르막 부침을 빼고는 흙을 닮아 걷기에 부드러웠다.
비몽사몽일 줄 알았던 몸은 상쾌한 공기를 느끼느라 활짝 열려있나 보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막바지 날머리 부근에 산딸기가 우리를 반긴다.
상큼함이 온 입안에 퍼진다.
다행히 하산이 끝나자마자 쏟아지는 빗방울을 보고 있으니 6월의 휴일이 그윽하다.
산행을 모두 마치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
다음 일정은 그저 쉼.
얼마 만에 이런 여유인가.
마음에 부침이 사라지니 오늘만큼은 고요가 온통 내 것이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참
고요한 것들이 내 곁으로 다가온다.
한껏 아양을 떨며 곁을 지키는 고양이
한자리에 한참을 가만히 붙어있는 개구리
달래 씨앗인 줄도 모르고 바라보던 달래 씨앗
어미새의 먹이를 받아먹느라 분주한 제비 새끼들.
해 질 무렵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는 어머니의 마음.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저녁 어스름이 깔린 고요의 시간.
참
소중한 날들.
이 모든 풍경들과 함께 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