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소 Dec 08. 2021

12월에 맞춰 작업도 끝.

보통날

 오늘도 번역 하나를 끝내서 브런치에 글을 쓴다. 뭔가 하나의 의식 같은 게 된 것 같다.


 나는 책 하나를 끝내야나 겨우 브런치에 글을 쓰나 보다. 가끔 다이어리나 메모지 같은 데에 끄적이기는 하지만 왠지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자꾸 큰맘 먹게 되어서 꺼려진다.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나만 보는 노트에는 두서없이 쓰고 헛소리를 써놔도 괜찮은데 브런치에는 글을 좀 가꾸고 차려 입혀야 해서 그런 듯.


 오늘 번역을 마친 책은 <폴링>이라는 책인데, 비행기 납치/추락과 관련된 소설이다.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그 전 작업 책이 군대 책이라 그런지 재미있게 번역했다. 


 올해는 네 권 번역을 했다. 번역가가 된 후 가장 많이 번역한 한 해였다. 사실 한 권 당 기간을 약 3개월로 잡으면 그 이상을 번역하기는 쉽지 않다. 애들도 돌보고 집안도 돌보고 거기에 방탄 덕질까지 하려면 굉장히 빠듯하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해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면 나도 막 한 두 달에 책 한 권씩 번역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살짝쿵 해보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가늘디 가는 실을 붙잡고 번역가로서 평생 연명하며 살아갈 것 같다. 그나마 그 실이 끊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지. 


 아무튼 이제 올해도 스무 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스무 일 동안 나는 교정 작업 좀 하고 기획서 쓸 책도 좀 찾아서 기획서도 쓰고 번역 공부, 영어 공부, 독어 공부, 국어 공부도 하고 독서도 좀 하면서 보낼 거다. 쓰고 보니 웃기다. 절대 다 못 하겠지. 저걸 다 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회사원이 아니라서 연말 모임도 없고 회식도 없으면서 남 부럽지 않게 혼자 연말 분위기 즐기며 먹고 퍼마실 테니... 


 나는 이렇게 번역 작업과 함께 2021년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맞이할 준비에 돌입한다.    

작가의 이전글 <퀸스 갬빗>이 책으로 나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