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006
"앞으로 어떤 건축을 하고 싶으세요?"
15년 동안 동시대 건축가들과 작업을 해오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만나질 못했다. 우연히 만나게 된 김 OO기자가 던진 질문에 그동안의 건축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숫자, 제출하지 못했던 현상설계, 폴더에 고이 남겨진 채 실현되지 못한 계획안, 건축화되지 못한 개념과 텍스트, 아이디어로만 남겨진 스케치와 같이, 지난한 과정들과 함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건축을 읽고, 쓰고, 말하고, 생각하고, 그리고, 만든다.
아내 “밤새 치열했던 고민과 생각들이 어떻게 사물화 될 수 있을까?”
남편 “사물화라는 건 구축의 과정일 텐데, 그 말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구構는 얽는다는 의미. 나무를 얽어매거나, 생각들을 얽어 짜낸다는 뜻 이래. 축築은 쌓고 다진다는 의미이고… 결국 말 그대로 생각의 그물을 촘촘히 짜내고,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차곡차곡 쌓아야 비로소 구축이나 건축이 되는 거겠지.“
일상과 이상의 경계에 위치한 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 생각들은 사건의 기록으로만 남기엔 슬프다. 세상에는 원래 그런 것이란 없고,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배움의 연속이며, 건축은 사고의 과정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건축을 이야기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