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013
호기심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단순하고 순진한 마음은 인간의 본능일까?
새로운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생기는 호기심은 내 주변의 것들에 대한 사소한 관심에서, 기존의 관행에 머무르지 않고 가능성을 찾는 원초적인 힘, 그래서 가끔은 선을 넘는 질문, 더 깊은 이해와 진실을 찾게 해주는 의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과거의 사실과 기록, 현재의 상황과 가능성을 비판하고 탐색하는 일은 단순히 새로움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호기심의 단계에서 의심의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은 꽤나 힘든 여정이다.
하나의 사건도 서술하는 방식과 주체, 가지고 있는 배경과 지식, 무지에서 비롯된 왜곡된 판단에 따라서 얄팍한 결과물을 그럴싸한 서사로 포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설계 스튜디오 강의와는 다르게, 역사와 시대를 아우르는 (근) 현대 건축론 강의는 나에게 꽤나 호기로운 도전이었다.
아내 "이거 봐봐-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하면 될까? 너무 어려워하지 않겠지?"
남편 "약간의 왜곡이 생기더라도 우선은 관심과 흥미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어떤 사실도 전달하는 사람의 주관과 해석을 피할 수는 없고, 그런 속성을 깨닫고 의심하게 되면 더 성숙한 이해의 과정에 이르게 되겠지.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듣는 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반드시 필요할 거야."
역사적 사실과 기록을 통해 준비했던 이번 강의는 호기심과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수많은 질문을 내포하고 있다. 혹여나 근현대 건축에서 읽어내야만 하는 방대한 내용이 나의 편협한 지식과 경험으로 함축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무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사건을 나름의 관점에서 풀어낸 이번 강의가 이제 첫걸음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은 더 친근하고 즐거운 관심이 생기는 시간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