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
육아는 외롭다.
전업맘도 워킹맘도 육아는 그 어느 누구에게
어깨를 의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외롭다.
남편이 그 짐을 나누어 준다면 참 좋겠지만,
여자들의 세심한 디테일을 남성들은 잘 따라가지 못하는 듯싶다.
예를 들어 이유식을 먹였는데
아이의 몸에 두드러기가 발견됐다 하자.
엄마는 오늘 무엇을 먹였는지 생각해 보고
어떻게 대처를 하면 좋을지 알아보고
앞으로 또 어떤 알레르기가 나올지 전전긍긍하며
하나씩 계획을 찾아나간다.
어떤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면 좋을지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지.
어떤 음식이 알레르기 반응이 덜 나오는지도 알아보면서.
아빠는 감자를 먹고 알레르기가 났어?
그러면 감자를 안 먹이면 되겠네.
앞으로 조심해야겠네.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게 된다.
자신의 주 업무가 육아가 아니다 보니
결국은 여성에게 다 떠맡기다시피 되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아이가 잘 못 되면
이 모든 것이 나의 잘 못인 것 같아 엄마의 죄책감은
하늘을 찌르게 된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 것도
잠을 잘 자지 않는 것도
잘 걷지 못하는 것도
말을 아직 못 하는 것도
모든 것이 "엄마의 책임"이 되고
모든 것이 "엄마가 잘 못 해서" 그런 거라
육아는 너무나도 어렵고 너무나도 무섭고
너무나도 외롭다.
아이가 다쳤거나 사고가 생겨서
그것이 뉴스 기사에 오르게 될 때면
사람들이 가장 하는 말이 있다.
그때 엄마는 어디서 뭘 했대?
어디에도 아빠는 뭐 했대? 아빠는 도대체 어디 있었대?라는 말은 없다.
이것 또한 육아는 여성의 일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었다.
일을 하는 워킹맘도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도
육아만큼은 어째서인지 여자가 다 도맡아서 하게 된다.
하소연할 곳도 없다.
친구들한테 또는 부모님께
"아기 보는 거 너무 힘들어.
남편이 잘 안 도와줘."라고 말하면
그러게 왜 그런 사람이랑 결혼했어? 당장 이혼해.
남편 욕만 잔뜩 듣고 결국 그런 못난 머저리 같은 남편과
결혼한 나 자신을 비난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비난의 화살이 여성에게 돌아가니,
육아는 더욱 외로워진다.
결국은 익명의 힘을 빌려
맘 카페에 올리기도 하고 트위터에 하소연을 써 보기도 한다만
공감을 얻기는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고통스럽기만 하다.
육아는 정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주변의 도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걸,
그래도 내가 낳은 아이는 오로지 나의 책임.
그래서 육아는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