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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joicewons Aug 26. 2023

나무를 심은 사람

무엇을 심고 있나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돼지와 동물들이 매너농장 주인 존스의 불성실함에 못 견뎌 반란을 시작한다.

“존스 같은 인간들은 소비만 하고 생산할 줄 몰라!” 순간 너무 맞는 말이라서 ‘헉’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인간에게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낼 창조적 능력은 없다. 하지만 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있는 것에서 있는 것을 재생산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을 주셨다. 그렇다면 내게 주신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는 일이 먼저이겠지. 나에게 없는 것을 달라고 할게 아니라, 나에게 주신 것을 먼저 살피는 일.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느 것 하나 혼란스럽지 않은 시간. 답답한 시간을 지날 때 하게 되는 질문들이 있다.

”하나님은 왜 보고만 계시는가? “


로빈슨 크루소가 항해하던 배에서 홀로 살아남아 무인도에 정착한 지 23년째 되던 어느 금요일, 식인종 야만인들에게 잡혀 온 포로를 구출하게 된다. 금요일에 왔다 해서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드디어 그에게 관계할 대상이 생긴 것이다. 프라이데이에게 농사짓는 방법, 언어, 성경말씀과 신앙을 가르치다가 프라이데이는 묻는다.

“그런데 주인님, 하나님이 악보다 더 강하다면, 왜 아직도 악을 없애시지 못하죠? “



프랑스의 황무지 언덕, 한적한 땅에 한 남자가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정성스레 흠 없는 도토리 열매 100개를 골라, 땅을 파고 도토리를 심는 일을 수년동안 꾸준히 해오는 던 사람. 부에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정말 닮고 싶었다.


지금 내가 열매를 먹고 있다면, 아마도 내가 이룬 것이기보다 누군가 전에 심은 것을 수확하는 것일 수 있겠구나. 그러면 나는 무엇을 심고 있나.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심고 있는가. 내게 주신 창조적 소명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심고, 내가 먹으려고 하니 열매가 보이질 않는다. 오늘 심고, 내일 당장 배로 수확해 따먹을 수 있는 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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