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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오나 May 23. 2019

시오나의 지난 5년 순삭 리뷰

거지같은 옷가게 알바이후 신문사 인턴입사,  4년의 상해살이, 이제 홍콩

2014년 여름방학 때 홍대 정문에 위치한 3층 짜리 옷가게에서 알바를 2개월 정도 했었다. 주 6일에 매일 10시간씩 서서 일을 했다. 일은 정말 고되고 힘들었다. 내가 해본 아르바이트 중 가장 힘들었고, 이후로는 아르바이트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가 나서 아르바이트를 다시는 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니 인턴십이라도 찾아봐야겠다며 알아보던 중 운좋게 한국일보 사진부 인턴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인턴 생활은 즐거웠고 보람찼으나 졸업 후 회사를 매일 가야한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기전 나도 맘껏 좀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상해가는 교환학생에 지원했다. 그리고 당시 중국 교환학생은 유럽에 비해 그닥 인기가 없었던 관계로 쉽게 합격했다. 상해 교환학생을 가서 또 신나게 놀다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상해에서 눌러앉아 살기로 결정했다. 일단 여기서 먹고 살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미친듯이 풀타임 잡을 찾다가 중국계, 싱가포르계 테크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을 했다.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은 조그마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Head of Marketing 타이틀도 달았다. 


상해에서 산 지도 벌써 4년이 됐다. 친한 친구들, 익숙한 환경과 언어,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하는 안정적인 생활까지 사실 모든게 거의 완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얼마 전 새로운 회사에서 오퍼를 받아 홍콩으로 이사를 갈 예정이다. 외국에서 처음 살아보니까 이 모든 게 그냥 신기할 따름이다. 오늘 문득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는 물음이 들었다. 위에서도 썼다시피 다 그냥 그 순간 어찌어찌해서인데, 2014년 7월 9일에 적었던 블로그 포스트를 다시 읽어보니, 쫄보인 내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뭐 나중에 후회할 지라도 그냥 "GO"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아직은 포기할 것이 많지 않아 얼마나 더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지만, 매일 더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2014년 7월의 어느날에 올린 선아월드 블로그 포스트. 거의 뭐 인생 멘토 수준


상해를 떠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릴정도로 슬프다. 정말 행복한 시간들이었고, 감사한 시간들이었고,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나에게 많은 기회를 준 곳이다. 좌절했던 시간들만큼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할 수 있었다. 


앞으로 펼쳐질 홍콩 라이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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