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ep #4

2화 #콜드스테이지 #10

by 생각

31. 1993년 / 유일기획 회의실 / 밤

진영이 발표를 하고 있다.

헌과 방우가 앞에 앉아 있다.

맥주와 라면 등이 쌓인 테이블.

장표가 떠있다.


장표

Speed, 유일


진영

결론은 속도입니다.

가장 먼저 한 것도,

가장 오래된 것도,

빠른 것을 이기지 못합니다.


리서치 결과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1,000명 표본으로 속도 호감도 71%입니다.


방우

빠른 것이 이기는 길이다..


진영

네, 광고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강한 충격을 줬으면 합니다.


방우

충격?


진영

왕자가 제일 무서워하는 걸 보여줘야죠.


cut to


한쪽 구석에 세워져 있는 장검이 보인다.




32. 기획무대 회의실 (30.에 연결)

혜성이 기타를 메고 서있다.

혜성을 보고 있는 진영.


혜성

잉위 맘스틴의 속도는 독특한 운지법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의 운지법은 불편함으로 탄생했습니다.


진영_Na

결핍..


혜성

잉위는 6살 무렵 형의 기타로 연주를 시작했고,

튜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타 덕분에,

핑거링이 독창적으로 발전한 거죠.


진영_Na

유니크니스..


혜성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그의 연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진영_Na

It is better to see once than to hear a hundred times.*


연주를 시작하는 혜성.

점점 빨라지는 혜성의 기타 연주.


INS. 1995년 / 혜성의 동아리 방 (29.에 연결)

혜성이 연주를 마친다.

기타 소리의 여운이 동아리 방을 울린다.

숨을 헐떡이는 혜성.

비수가 일어나서 박수를 친다.

정우가 혜성에게 다가가서 손수건을 건넨다.

숨을 거칠게 쉬며 정우를 보는 혜성, 웃는다.


out


연주를 마치는 혜성.




33. 1995년 학교 앞 술집 / 저녁

혜성, 비수, 정우가 둘러앉아 있다.

기분 좋게 술을 마시는 셋.


비수

누나~ 정말 짱이다.

노창사 박살 나겠는데?


혜성

(술잔을 쾅- 내려놓으며)

개싱키들!!

나를 떨어뜨리고 무사할 줄 알았냐!!

다 주겄어~~~!! 우하하!!!


정우

한 학교에서 한 팀만 나갈 수 있는 대학가요제 규정..

그게 함정이었네, 아니 묘수였네.

이제 붙어 볼만하겠어.


혜성

씨발! 내가 1년을 기다렸잖아.

다음 대학가요제는 우리 밴드 차례야!

선배 덕분이야. 고마워~


비수

자자~ 잡소린 접으시고~

(잔을 들며) 원포올, 올포원~

팅커벨과 아이들을 위하여!! 마시고 죽자~~


셋의 잔이 쨍- 하고 부딪힌다.




34. 기획무대 회의실 (32.에 연결)

혜성이 발표 중이다.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장표

Speed, 유일


혜성

93년 보고서의 결론은 속도입니다.

광고의 컨셉으론 아직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깍지를 다시 쥐는 진영.

침을 동시에 꿀꺽- 삼키며

진영의 눈치를 보는 금익과 원철.


혜성

하지만 스피드는 이제 이동통신의

보편상식이 아닐까요?

조금 더 독창적인 컨셉이 필요합니다.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바뀐 장표에 잉위 맘스틴의 사진이 떠있다.


혜성

속주의 신, 잉위 맘스틴.

그의 별명은 왕자였습니다.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잉위의 사진 밑에 한자가 뜬다.


장표

王子


다시 한자가 바뀐다.


장표

王者


혜성

프린스가 아니라,

왕, 그 자체인 사람.


장표가 바뀐다.


장표

Fast, 유일통신


혜성

빠름, 그 자체인 이동통신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인사하는 혜성.

기타 소리가 촹- 하고 울린다.




35. 황소 곱창집 / 저녁

혜성, 진영, 금익, 원철이 둘러앉아 있다.

곱창이 지글지글 익고 있다.


원철

그.. 뭐랄까..

안장 없는 야생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금익

헐..

아까 발표 때 그런 표현을 좀 쓰시지..


원철

야!! 넌!!!

스피디 유일?

야매도 그런 야매가 없다~

에효.. 내 마 쪽이 팔려가..


금익

그거야.. 대표님의 컨셉을 유지하면서..

아니 근데? 속도주의나 스피디나 뭐가 달라요??


혜성이 곱창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한다.


진영

이번 피티.. 컨셉이 본질은 아니에요.


원철

응? 그럼 뭐??


진영

세 분 술 좀 드시고 계세요.

전 누구 좀 만나야 해서.

어카피. (카드를 건넨다)


금익

(카드를 받으며) 넵!


자리에서 일어서는 진영.

곱창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혜성.


진영

(혜성을 보며)

많이 먹어.


돌아서서 문쪽으로 걸어가는 진영.

얼떨떨한 표정의 혜성.




36. 동네 치킨 집 / 저녁

진영이 앉아 있다.

건너편 맥주잔을 보는 진영.

문이 열리고 헌이 들어온다.

진영을 발견하는 헌.

반갑게 진영의 건너편에 앉는다.


잘 지냈어?

일은? 내일은 수주했다며?

직원은 늘었고? 애인은 아직 없어?


진영

피티 해줘야 하냐?


웃는 헌.

잔을 부딪히는 둘.




37. 황소 곱창집 / 저녁 (35.에 연결)

원철이 졸고 있다.

금익이 혜성의 술잔을 채운다.


금익

(혀꼬인 목소리) 오늘 나 충격 먹었잖아.. 요.


혜성

(술잔을 받으며) 네? 아니.. 왜..


금익

내가 벌써 5년 찬데..

왜 패스트.. 그 한 글자를 못 찾았을까..

재능은 진정 타고나는 건가..

난 아직 인턴만도 못하구나.. 어흑..


혜성

그게.. 아니라..

사수님께서 조언을 해주셔서..


금익

내가 무슨.. 밥은 사줬지..


F/B. 기획무대 / 저녁 (16.에 연결)

식사 중인 혜성과 금익.


금익

어렵죠? 본인 전공도 아니고?

그럴 땐 본인이 잘 아는 관점으로 보면 돼요.


out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혜성.

혜성 앞에서 몸을 비비 꼬고 있는 금익.


금익

히히.. 역시 사수의 특훈이..

(갑자기 큰소리로) 여억~ 시~~~!!!


지나가는 사람들이 금익을 보며 수군거린다.

어색하게 담배를 서둘러 끄며

술집으로 들어가는 혜성.




38. 동네 치킨 집 / 저녁 (36.에 연결)

진영과 헌이 앉아 있다.


위험한 거래네.

괜찮겠어?


진영

구멍가게가 손님 가려 받을 순 없잖아.


정말로 칼을 쓸 거야?

다신 안 쓰겠다고 맹세까지 했잖아.


진영

맹세..

강호에 의리가 있었나?


치킨 집 문이 열린다.

지은이 들어온다.


지은

뭐야?

셋이 보는 거였어?

지들끼리 먼저 보고, 이런 의리 없는..


자리에 앉는 지은.

지은을 보며 웃는 헌.

맥주를 마시는 진영.




39. 심야버스 / 밤

혜성이 버스 뒷자리에 앉아 있다.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는 혜성.


문자

안녕하세요. 김혜성 고객님.

유일캐피털입니다.

당행과 김봉규님 사이에 체결된

자산양수도계약에 따라

고객님의 대출금 채권 및 이에 수반되는...


핸드폰을 덮는 혜성.

창밖을 본다. 달이 밝다.

달에 잉위 맘스틴의 얼굴이 보인다.


혜성_Na

왕자는 돈도 많겠지?

아빠..

보고도 싶고..

때리고도 싶고..

참 그렇다..


헤드폰을 끼고 눈을 감는 혜성.

잉위 맘스틴의 잔잔한 기타 연주가 들린다.




40. 동네 이자카야 / 밤

진영, 헌, 지은이 앉아 있다.


지은

지금 이 자리 되게 웃긴 거 알지?

주제가 경쟁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 우정은 조금 있다.


뭐 항상 그렇잖아.

우리야 회사 대신 싸우는 검투사니까.

검투사끼리도 우정은 있지 않을까?


지은

콜로세움 무너지는 소리 하고 있다~

공자님은 안주나 드세요~~


진영

헌아.


응?


헌에게 술을 따르는 진영.


진영

유일통신.. 너 가져라.


지은

야! 매진영!!

너 돈두 벌써 받았잖아!!!


조용히 지은의 잔에 술을 따르는 진영.


진영

그래서 말인데.

토끼 사냥 어때?


자기 잔에 술을 채우고 단숨에 비우는 진영.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