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ep #3

2화 #콜드스테이지 #09

by 생각

21. 기획무대 진영의 방 / 저녁

캐비닛 앞에 진영이 서있다.

캐비닛 문을 여는 진영.

묵직한 골프 가방이 보인다.

골프백 지퍼를 열고 장검을 꺼내는 진영.

진영이 천천히 칼집에서 칼을 뺀다.


F/C. 유일아트센터 (20.에 연결)

고기를 다 먹은 방석.

나이프를 테이블에 콱- 꽂는다.


방석

그 칼.. 난 그걸 잊을 수가 없어.

서자 새끼한테 당하고 살 순 없으니까.

당신이 그날과 똑같이 동방우에게 복수해 줘.

같은 칼 같은 자세로.

복수.. 그런 유치한 게 싫다면,

청출어람이라 생각해.

언젠간 넘어야 할 산 아냐?


진영_Na

복수만큼 용서를 재촉하는 것은 없다.


방석

동방우 앞에서 칼 한번 잡는 거야.

(진영을 보며) 재밌겠지?


out


거울 앞에서 칼을 든 자신을 보는 진영.




22. 유일기획 방우의 방 (19.에 연결)

헌과 방우가 마주 앉아 있다.

방우의 잔에 술을 따르는 헌.


평소 같지 않으세요.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잔을 받아 온 더락에 옮기는 방우.


방우

(잔을 보며) 내가 왜 그 칼을 너에게 주지 않았을까..


네? 무슨 칼을..


방우

아니다. 마시자.


둘의 잔이 부딪힌다.




23. 종로 세운상가

상가 앞 시계가 9:00을 가리킨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혜성.

혜성이 내려오는 행인과 부딪히며 바닥에 고꾸라진다.


행인

(혜성을 보며) 괜찮으세요?


혜성

아.. 네.

여기 일본 시디 파는 데가 어딘지 아세요?


행인

아~ 네.

(손가락을 가리키며) 여기 끝으로 가서 오른쪽이에요.


혜성

아 네 고맙습니다.


벌떡 일어서서 뛰어가는 혜성.


cut to


지갑에서 돈을 꺼내 계산하는 혜성.

흑백으로 복사된 CD 케이스 표지가 보인다.


케이스

(사람과 해골이 섞인 표지 사진)

Art of Life*

- X Japan -


cut to


지하철 구석에 기대 서있는 혜성.

혜성이 헤드폰을 쓴 채로 음악을 듣고 있다.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혜성.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뭔가를 마구 적는다.




24. 기획무대 진영의 방 / 아침

진영과 원철이 차를 마시고 있다.


원철

뭐? 니가 대타를 하겠다고?

(차를 마시며) 천하의 매진영이가?


진영

대타 아니고 용병.

리젝션 피*도 미리 선금으로 받았고.


쿨럭- 하는 원철.


원철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탈락보상금을 미리 준다꼬?


진영

그냥 선금 정도로 이해하면 돼요.

형님은 할 거예요?


헛기침을 하는 원철.


원철

선금이.. 얼마고..?


진영의 의자 뒤 칼이 보인다.

창문으로 햇살이 칼을 비춘다.




25. 기획무대 / 아침

여유 있게 커피를 뽑고 있는 금익.

금익의 컴퓨터에서 노래가 플레이되고 있다.

혜성이 헐레벌떡 사무실로 들어온다.

시계를 보는 금익.


시계

09:29


금익

(심판처럼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아우웃!!


혜성

뭐 좀 사느라..

죄.. 시정하겠습니다!


금익

뭐야.. 아버지 군인 출신이셔?

어여 일하심~ 아직 원아웃이니까.


혜성

넵!!!


진영의 방문이 열린다.


진영

회의하자. 안으로.


금익

넵!!!


노트를 챙기는 혜성.




26. 유일그룹 방석의 방

방석이 코를 킁킁댄다.

방석의 코에 하얀 가루가 살짝 묻어 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방석

(손으로 코를 닦으며) 들어와.


비서가 문을 연다.


비서

동방우 전무 오셨습니다.


비서 뒤에 서있는 방우.


방석

킁킁~ 어 형 왔어?

앉어.


비서가 문을 닫고 나간다.

방우가 소파에 앉는다.

방석이 진열장으로 가서 양주를 꺼낸다.


방석

(가득 찬 양주 병을 하나 들어 보며) 한 잔 할래?

이거 영국 왕족들만 먹는 거야.


방우

한 잔만.


cut to


양주가 반쯤 비어 있다.


방우

유일통신 입찰에 못 보던 회사가 있던데.


방석

그랬어?

어차피 유일기획이 먹을 거 아냐? 뭔 상관?


방우

입찰자격도 겨우 맞춘 것 같던데.


방석

자격?

형이 그런 거 따지고 살았어?

유일기획은 자격 돼서 들어간 거?

우리 아빠가 정이 많아서..


방우

(말을 끊으며) 원하는 걸 말해.


방석

이야~~ 말 끊는 건 여전해~

원하는 거? 그런 거 없어.

아.. 하나 있다.

(방우를 째려보며)

그 뻣뻣한 고개..

한번 숙여주면 소원이 없겠네.


앞에 가득 찬 양주잔을 비우는 방우.

자리에서 일어서며 방석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방우

피티에서 뵙죠.

그럼 이만.


문쪽으로 걸어가는 방우.

피식- 하고 웃는 방석.

방석이 잔에 양주를 가득 채운다.

방우가 문쪽으로 가다가

방석 책상 위의 하얀 가루를 보고 잠시 멈칫한다.

문을 열고 나가는 방우.

술을 마시는 방석.




27. 유일기획 진영의 방

진영, 혜성, 금익, 원철이 앉아 있다.


금익

대타요?


노트에 대타라고 적는 혜성.


원철

어카피야..

이 바닥 구르다 보면,

대타도 하고 스타도 되고 그러는기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모르나?


원철의 말을 받아 적는 혜성.


금익

그래도 우리 대표님 가오가 있으신데..


진영

이번엔 돈만 번다.


원철

그렇지~ 바로 그거야!


뭔가를 계속 노트에 적는 혜성.


원철

어이~ 인턴.

뭘 그리 적고 있어?

무슨 노래 가사 만들어?


혜성

(펜을 놓으며) 아.. 닙니다.

단어를 연결해 보려고..


원철이 혜성의 노트를 휙- 낚아챈다.


원철

(노트를 멀찍이 떨어뜨려 보며)

대표는 대타

실패도 시련

가오는 가련

그렇지 그거

뭐래니 머니

(노트를 진영에게 주며) 푸하하하~


뻘쭘하게 웃는 혜성.


원철

(담배를 꺼내며) 인턴 너 준비 잘하그래이~

종실장 대신 이번엔 내가 직접 한데이~


노트를 보며 담배를 꺼내 무는 진영.


INS. 1996년 / 대학교 밴드 연습실

불이 꺼진 연습실.

카세트에서 음악이 나온다.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져 있다.

조명 아래서 노트에 미친 듯이 뭔가를 적고 있는 혜성.


out


사무실 책상에서 노트를 보고 있는 혜성.


혜성_E

난 음악에 재능이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능이란 건..

타고날 수도 있지만, 훔칠 수도 있다.


혜성이 노트를 덮는다.

노트 표지에 피카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 아래 쓰여있는 글자가 보인다.


노트 표지

훌륭한 예술가는 가까운 곳에서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멀리서 훔친다.


꺼진 모니터를 응시하는 혜성.

손가락 마디를 우두둑- 하고 꺾는다.


혜성_Na

세상의 위인은 대부분 도둑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하나도 없으니까.


혜성이 모니터를 켠다.


cut to


진영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진영의 핸드폰이 울린다.


지은_통화음

왕자님께서 리허설을 직접 보고 싶으시다네?

칼도 꼭 챙겨 오시래.


진영

...


핸드폰을 들고 있는 진영.

창문 밖에 달이 밝다.




28. 기획무대 회의실

진영, 혜성, 금익이 앉아 있다.

원철이 정장 차림으로 앞에 서있다.


원철

아.. 이게 뭐라꼬.. 떨리네.

넘 오랜만이라..


스크린에 화면이 떠있다.


스크린

1998년 유일통신 광고제안

- 태종 프로덕션 -


자세를 바로잡는 원철.

금익에게 눈짓을 한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금익.


원철

발표를 시작하죠.

태종 태~ 원철입니다.


회의실 뒷자리를 보는 혜성.

기타 가방이 보인다.




29. 1995년 / 혜성의 동아리 방

혜성이 무대에 서있다.

비수와 정우가 혜성 앞에 앉아 있다.


혜성

(기타를 메며)

제 첫 자작곡을 발표하겠습니다.

제목은..


기타를 좡- 하고 내려치는 혜성.


혜성

아트 오브 워


줄을 아르페지오로 튕겨나가는 혜성.

혜성의 연주가 점점 빨라진다.

속주에 몰입하는 혜성.


기타 소리

(빠른 속주)


침을 꿀꺽- 삼키는 비수.

혜성에게 집중하는 정우.

속주를 하던 혜성이 마이크에 입을 댄다.


혜성

돌아갈 수 없어.

아니 돌아가기 싫어.

이건 꿈이 아냐.

광기 어린 현실이야.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혜성




30. 기획무대 회의실 (28.에 연결)

원철의 넥타이가 풀어져 있다.

씩씩대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원철.

원철 앞에 금익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앉아 있다.

표정 없이 리모컨을 돌리고 있는 진영.

스크린 앞에 서있는 혜성.


혜성

(담담하게) 대표님, 리모컨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놀라는 금익과 원철의 표정.


cut to


리모컨을 쥐고 있는 혜성.


혜성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장표가 바뀐다.


장표

運指


혜성

운지.

흔히 의사가 손가락을 사용해서

맥을 잡는 것을 뜻합니다.

영어로는,


리모컨을 누르는 혜성.

장표가 바뀐다.


장표

Fingering


혜성

핑거링.

음악에선 악기를 연주할 때

손가락을 사용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장표가 바뀐다.

머리가 긴 남성의 사진이 떠있다.


혜성

세상에서 가장 손가락이 빠른 사람.

속주의 신, 그의 이름은 잉위 맘스틴입니다.


담배를 끄고 집중하는 원철.

노트를 꺼내 적는 금익.

손을 깍지 끼는 진영.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