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배우를 봄니다.
우는구나. 마침내. by 영화 <헤어질 결심> 中
마침내 관객과 재회하다
비대면으로 치른 두 번의 시상식은 아쉬움이 남았었다. 하지만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춘사는 관객과 재회하는 대면 행사로 치를 수 있었다. 관객 없는 영화가 존재할 수 없듯이, 관객 없는 시상식도 존재할 수 없다. 관객은 보는 손님이고, 관심을 선물하는 거울이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과 함께, 27회 춘사는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시작됐다.
2022년은 영화 <헤어질 결심>의 해였다. 영화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복귀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와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화는 칸 영화제 감독상을 시작으로, 국내의 거의 모든 영화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수많은 명대사를 통해 N차 관람을 이끌어 내며 팬덤을 형성했다.
영화 같은 수상소감
27회 춘사의 주인공도 영화 <헤어질 결심>이었다. 탕웨이 배우와 박해일 배우는 나란히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영예의 그랑프리도 박찬욱 감독에게 돌아갔다.
탕웨이 배우와 박찬욱 감독은 해외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화보다 영화 같은 영상 수상소감을 통해 기쁨을 표현했고, 자리에 함께 한 관객들은 수상자보다 더 기쁜 표정으로 환호했다.
태양처럼 해일처럼
9월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날씨는 무더웠다. 그 속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박해일 배우는 태양처럼 빛났다. 레드카펫을 준비하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배종옥 선배를 챙기는 모습에 모두가 감동받았다. 차분히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말하던 그의 수상소감도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영화로 버텨오신 분들께서 주시는 상이라 굉장히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003년도에 아까도 보셨겠지만 매력적인 여배우 배종옥 선배님과 함께 했던 박찬옥 감독님의 '질투는 나의 힘'으로 신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근 20년 만에 박찬욱 감독님의 '헤어질 결심'으로 길다면 긴 시간인데 이 상을 주셔서 감회가 큰 것 같습니다.
제가 배우로서 형사 역할이 처음이었는데, 제가 매력적으로 호기심 있게 해 볼 수 있는 장해준 형사역을 제안해 주신 박찬욱 감독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요. 장해준 역을 붕괴시켜 준 지금 중국에 있을 배우 탕웨이 씨와 이 상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호흡했던 배우분들과 제 부족한 연기를 메꿔주셨던 예술가 스태프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가 활개를 띄어서 팬데믹 때 개봉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극장으로 올 수 있는 날을 힘주어서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by 박해일
바다처럼 깊은 사람. 춘사가 내게 보여준 박해일은 그런 배우였다. 데뷔작 <와이키키 브라더스>부터 <국화꽃 향기>의 서인하와 <살인의 추억>, <괴물>, <덕혜옹주>와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헤어질 결심>까지. 그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박해일 배우의 건승을 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