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리더가 될 너에게,
학교 밖에서 네가 만날 세상은 놀랍도록 차갑고 잔인하다. 사람들은 본인에게 주어질 눈앞의 이익을 위해 살아내기 마련이고 그 과정 속에서 생각보다 자주 마주칠 이기적이고 비열한 모습들에 너는 뜨악할 수밖에 없다. 요지경인 세상사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제로섬 (zero-sum) 게임보다는 매 선택지에 따라 보상과 처벌이 달리 부여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더 닮아있다. 이런 딜레마 게임에 장기적 경기자로 출전한 우리 모두가 승리하려면 호혜주의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네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별로인 인간 군상을 마주하며 세상이 영 싫어만지던 네게 비로소 힘이 생겼을 때, 팃포탯 (Tit-for-Tat) 전략을 기억했으면 한다. 처음엔 무조건 협력하고 그 이후부터는 협력이든 배신이든 상대방과 똑같은 선택을 하는 것. 이 전략은 단기적인 한 번의 게임에서야 네 맞상대보다 덜 높은 보상을 가져다주겠지만, 사람들과 장기적인 미래를 함께 그리는 한 너 자신 그리고 또 함께 하는 많은 이들의 우위를 누리게 한다. 먼저 배신하지 않고 협력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눈앞의 상대와 오늘의 단순 이익 만을 노리지 않는 것. 서로 협력하는 관계성이 가져다줄 미래를 널리 공유할 줄 아는 것. 협력과 호혜성의 힘을 네가 보여줌으로써 상대에게 믿게하는 것. 비열한 개인에게는 그대로 되갚아줌으로써 벌하고 이타주의의 힘을 믿는 개인들을 네 옆에 두는 것. 협력했던 개인들과 그 관계를 잊지 않고 오래 서로 공생하는 것.
모든 삶의 조각에서 네 고민과 좌절을 구원해줄 단 한 가지의 만병통치약이란 없겠지만, “신사적이고 관대하고 보복적이면서도 명료한” 이 협력의 방식이 너를 너무 외롭지도 좌절하지도 않게 하는 마법의 약이 되길 바란다.
오래 많은 이들과 행복을 함께 누리기를 바라며,
로버트 액설로드, 『협력의 진화』, 시스테마,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