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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Nov 25. 2024

우는 법을 잊은 사람아

길어진 어둠

빛이 쉬이 가신 날엔

마음이 갈 곳 없이 떠돈다

쓸쓸하든지 쌀쌀하든지

하나만 해주지

애꿎게 손만 비비는 너


고요한 공간

빛이 겨우 든 방엔

마음이 발아래로 고여든다

시시하든지 심심하든지

하나만 해주지

애꿎게 발만 구르는 너


우는 법을 잊은 사람아

네 눈물방울은

어디에 매달려서

떨어지지도 않고 이토록

마음을 애태우나


우는 법을 잊은 아가야

네 눈물방울은

어디에 고여서

흐르지도 않고 이토록

마음을 애태우나


이 아픔에도 끝은 있겠지

이 슬픔에도 뜻은 있겠지

이 시련에도 길은 있겠지

외며 웃는 가난한 마음에

어둠은 길다가

길어지다가 내내 이어지다가

어둠은 뿌옇다가

옅어지다가 내내 옅어지다가


빛이 쉬이 가신 차가운 날

싹둑 썰린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너


그 아픔에도 꿈은 있었지

그 슬픔에도 품은 있었지

그 시련에도 숨은 있었지


빛이 다시 든 어느 날

방울방울 눈물 맺힌 눈망울

가만히 드리울 너

방울방울 눈물 흘린 눈동자

가득히 데려올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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