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H Jun 28. 2021

하소연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 2

공황장애인가 우울증인가

"야~~ 늦은시간에 미안하다. 너무 떨려서 전화했어"



친구는 단번에 내 목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허심탄회하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 친구의 가장 큰 장점은 섣불리 해답을 주지 않고 깊게, 깊숙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었다. 그게 나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바탕 얘기하고, 너무 주제가 무겁지만은 않게 다른 재미난 이야기들도 하고 나니 손이 떨림을 멈추고 다시 원래의 온도를 되찾은 것을 알게되었다. 내일 출근도 해야하니 전화를 끊었고 다시 누웠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잠에 못들다 어렵게 잘 수 있었다. 


저도 공황장애가 있어요.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말 못한 내 고민이다. 지하철에 탔는데 갑자기 숨이 막혀와서 심호흡을 한 적이 있다고,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불안해져서 다시 일어난 적이 있다고, 길을 걷는데 숨쉬기가 어려웠다고 밤마다 갑자기 불안해져서 울고있다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싶었다.  그러나 엄마에게도 동생에게도 아빠에게도 얘기할 수 없다. 나보다 더 슬퍼하고 걱정할 사람들이니까. 


친구들에게는 얘기해도 되지 않냐고 하지만 성격상 그게 쉽지않다. 무거운 이야기로 인하여 상대방도 힘들게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를 켰다. 나 이렇게 힘들어요! 라고 얘기하고싶어서. 사실 지금도 갑자기 공황장애 증상이 찾아서 숨쉬는 것이 힘들었다고, 가볍게 눈물 흘렸었다고 얘기하고 싶어서 브런치에 적어보았다. 


 아,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12시가 다 되어가는데 잠들지 못하고 있네. 

다들 깊은 밤 보내고 계신가요? 

공황장애 동지들에게 안부를 묻고싶은 밤이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하소연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