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아이에게 3초란?
퇴근길 마트에 들러 장을 봐서 가던 길이다.
내 앞에 초등 고학년으로 보이는 두 남자아이가 걸어가고 있었다. 한 아이가 바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먹으려던 찰나, 또르르 바닥에 떨어 뜨리고 말았다. 안타깝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그 아이가 사탕을 주워 들었다. 일단 입으로 한 번 불더니,
"이거 먹어도 될까? 떨어 뜨린지 3초도 안 됐는데?"
옆에 있던 친구는 아무 말이 없다.
"우리 아빠가 3초 전에 주우면 괜찮다고 했어."
끝까지 아무 말이 없던 친구 덕분이었는지... 아이는 저 멀리 사탕을 내 던졌다.
뒤에서 보며 웃음이 나면서 '아깝지만 잘했어~'라고 마음으로 말했다.
학교 점심시간이다.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와 건너편 자리에는 4학년 아이들이 급식을 먹고 있었다. 마침 그 아이와 나 사이에는 아무도 앉지 않아서 정통으로 그 아이가 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이 나왔는데 아이가 치킨을 먹으려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이는 재빨리 치킨을 주워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아니야~ 안돼~ 안 먹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 아이는 생전 처음 보는 선생님 같은데 하필 눈이 마주쳐서... 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치킨을 식판에 올려 두었다.
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우리 집 찬누리는 식성이 매우 좋은 아이고, 밥 한 공기를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 놓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비엔나소시지를 먹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직 바닥 청소도 안 한 데다가 먼지가 있을 것이 분명해서 "먹지 마~"라고 바로 말했지만, 아들은 순식간에 입에 쏙 집어넣으며 이렇게 말했다.
" 3초 안 지났어! "
하~~~ 아니 얘들아 '3초'되기 전이면 먹어도 된다는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니?
땅에 떨어진 거 먹는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못 먹게 할 수밖에 없는데.. 어른이 없었다면, 누가 보는 사람이 없었다면 얼른 입에 넣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인상이 찌푸려지면서도 웃음이 난다.
어린이만 할 수 있는 일!
맛있게 먹으면 문제없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3초란 남다른 의미가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