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신진서 “세계 1위 올라도 AI 덕분에 긴장하며 공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원에서 바둑 기자단 공동 기자회견 개최

10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신진서 9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기원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한국 바둑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신진서 9단 란커배 우승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신 9단은 “바쁘신 와중에도 많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초에 영광스러운 일이 있어서 정말 축하도 많이 받고 개인적으로도 좋았는데 그 이후에는 란커배 우승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큰 아픔이었던 란커배에서 우승하게 되면서 올 시즌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해를 보내고 있다”고 밝힌 신 9단은 “저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남아있기 때문에 올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9단이 정조준하고 있는 대회는 삼성화재배다. “올해 농심배 이후 세계대회에서도 많이 아쉬웠지만 국내 대회에서도 몇 차례 패배가 있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말에 열리는 삼성화재배”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 9단은 “삼성화재배에서 한 번 우승 한 적이 있지만 그동안 운이 안 따라준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일류 기사에게는 운 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신진서 9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공지능 등장 이후 달라진 바둑 풍토도 짚었다. 신 9단은 “AI가 등장한 이후 바둑 해설은 더 재밌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전에는 바둑을 볼 때 형세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끝까지 승패를 모르는 상황에서 관전했다”고 짚었다. “지금은 한 수 한 수 스포츠처럼 역동적으로 관전하고 해설하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 9단은 “AI가 특히 바둑계에 영향을 더 많이 준 건 사실인데, 그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8년 전 알파고가 처음 등장한 순간으로 돌아가 승부를 펼친다면 어떨까. 신 9단은 “알파고와 승부 해보고 싶다”면서 “제가 당시 알파고와 대국한다면 승패는 알 수 없지만 모든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 9단은 “승패를 예측한다면 과감하게 3승까지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진서 9단은 지난달 첫 에세이집 ‘대국: 기본에서 최선으로’를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얼마 전 삼성화재배 통합 예선에 출전한 중국·일본 프로기사들이 앞다퉈 신 9단의 에세이를 구매해갔다”고 전했다.


자서전에서 신 9단은 “인간과 AI의 실력이 두세 점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것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차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상당한 수준을 갖춘 프로기사의 경우, 자신의 스타일로 바둑을 두어도 AI가 제시하는 정답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바둑이 내포한 궁극적인 정답에 AI만큼이나 인간도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한다. 이어 “인간이 바둑을 두는 한 기풍(바둑 스타일)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 “묘수 또한 언제나 등장한다. 이길 수 있는 기풍을 만들고 묘수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신 9단은 올해 바둑 역사상 최초로 연간 상금 15억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신 9단은 “어릴 때는 대회 나갈 때 상금을 보지 않았다. 대국료도 검색해보지 않았고 시합 하나만 보고 뒀다”면서 “20대 넘어가니까 시합 두기 전에 상금도 검색해보는 편이긴 하다”며 웃었다. “상금은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신 9단은 “바둑기사가 타 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아무래도 상금이 부족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상금을 획득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진서 9단은 지난 8월19일~21일 중국에서 열린 제2회 란커배 결승에서 중국 강호 구쯔하오 9단을 2-0으로 완파하고 메이저 세계대회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1회 대회 결승에 이은 리턴매치로 펼친 승부에서 승리한 신 9단은 초대 대회 결승 1-2 역전패 설욕전도 겸했다.


이영재 문화스포츠부장

youngjae@kukinews.com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409100078


작가의 이전글 일본, 36년 만에 ‘바둑 올림픽’ 응씨배 우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