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비밀: You go, We go
정재용 | 애자일 코치 | AGIN
세 번째 비밀: You go, We go
아주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분노의 역류>라는 영화가 있다. 화재를 진압하는 긴박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여기에 나오는 명대사가 “You go, We go”이다. 아주 극한 상황에서 우리는 팀이니까 어디를 가던 팀으로서 함께 하겠다는 의미로 말한 대사인데 영화 내내 이 대사가 머릿속에 맴돌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 같은 개인화 세대에 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이해가 안 되는 일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가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에 누군가 말없이 어깨를 두들겨 주며 응원해 주던 순간이나, 그냥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는데 기운을 얻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순간들 때문에 힘을 얻고 또 일어설 수 있었다. 팀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인 것이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함께 달려가는 조직. 빨리 가려면 혼자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혼자 일하기보다는 함께 일하면서 위로를 받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는 100이지만 팀이 이뤄 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는 100 그 상이 될 것이다. 이게 팀이 갖고 있는 힘이다. 그 힘의 원동력에는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애자일의 기본 정신이 깃들어져 있다. 팀은 하나의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공동의 목표가 없이 각기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속해 있는 조직은 팀이 아니고 워킹그룹일 뿐이다. 워킹그룹은 각기 다른 목표가 있기에 함께라는 시너지를 절대 만들어 낼 수가 없다. 그리고 서로 그 안에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여자 연예인들이 나와서 팀을 나눠서 축구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누가 봐도 처음엔 공을 발로 차는 것인지 굴러 다니는 공을 따라다니는 것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실력들이 많이 좋아져서 종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임에도 승패가 갈리는 것에는 확연한 구분이 되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팀워크이다. 승리하는 팀은 대화도 잘 되고 팀워크가 잘 맞는데, 반면 지는 팀의 공통적인 점은 대화도 안되고 패스로 자꾸 실수를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느라 바쁘다. 자신에 갇혀서 옆에 동료를 진심으로 위로하는데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모습은 어떤가 한번 돌아보자. 우리 팀이 잘 안 되고 있는 이유를 내 옆에 동료에서 찾고 있지는 않은지, 대화를 해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는 불만에 가득 차서 회피할 방법을 찾기에 급급하지는 않은지, 그냥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애자일은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의 공동의 책임과 역량을 중시한다. 모든 목표가 팀에게 주어지고 팀이 함께 협업해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잘하고 못하는 것을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팀의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즉 팀이 협업이 잘 되고 소통이 잘 되게 되면 그날 승리를 얻어내는 예능 프로그램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팀이 얼마나 팀의 가치를 존중하고 따르게 됨으로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도 애자일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100의 목표를 정하고 100을 달성해야지만 우리는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만일 80만 달성한 것은 실패로 봐야 할까? 20은 부족하지만 우리는 80이라는 결과를 얻었고, 다음에 이 80은 100을 달성하는데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무조건 100이 아니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이다.
실패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한번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렇듯 애자일은 팀이 함께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팀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제공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