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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May 13. 2024

책방 이사

책방 시나몬베어

2022년 2월 23일에 책방을 오픈했고  2024년 4월 22일에 이사를 했습니다. 이동을 해야 할 운명이었는지 딱 2년 2개월을 채우고 이사하게 돼서 신기했습니다.

이사하기 전 주에 제자로부터 응원의 편지를 받고 가슴 뭉클했습니다. 이 아이는 어쩜 이리 고운 마음을 지녔을까요?

그래서 저는 어른보다 아이들을 대하는 일을 사랑합니다. 제 진심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알아주니깐요.

멧비둘기와 길냥이들에게 혼자만의 작별인사를 하고 모든 짐을 깨끗이 치웠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남긴 건 아니었지만 꿈을 현실로 이루었다는 것, 꿈을 이룰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세를 내고 책방을 차리게 된다면 더 유연하고 실속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은 자본도 없고, 지치기도 해서 가까운 미래에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은 안 하지만요.

책방의 짐을 모두 싸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집 앞  작은 마당에는 작년 늦봄에 심은 꽃들이 보랏빛 얼굴을 뽐내고 있어요.

응원과 감사의 선물과 말을 받으면서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인생은 변변한 형제나 부모, 친인척이나 배우자 없이 무관심하게 버려진 섬 같은 삶이었는데 말이에요. 이렇게 많은 이들의 지지와 관심과 격려와 애정을 받다니, 참 감격스러워요. 칭찬과 지지의 총량이 이제야 서서히 이뤄지는 걸까요?


그동안 이사 준비와 전시회가 동시에 이뤄져서 정신이 없었어요. 아직도 정리해야 할 짐들이 남아 있지만 이렇게 글을 정리하며 감사한 마음을 곱씹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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