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setUlove #1. SDGs 공부해서 남주자
당신, 핸드폰 기종이 어떻게 되시나요? 신형 아이폰이라면, 재생에너지가 그 안에 담겨있겠군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2015년 애플(apple)은 세계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공장을 포함한 모든 생산라인부터 서비스 매장에 이르기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라 선언해요.
(Renewable Energy 100%. 줄여서 RE100이라 불리는 세계 기업들의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애플의 이 목표는 당초 2020년을 바라보고 시작되었으나, 불타는 열정으로 인해 2018년에 목표가 달성되었죠. 물론 지분투자나 REC제도와 같은 방법을 통해 그 공급량을 채우기도 했지만, 무려 66%라는 수치의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여 사용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이 대부분 공급라인(supply chain)에 대한 것이어서 삼성 sds 같이 부품을 애플에 납품하는 공급사들도 이 분위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나눠보죠!)
애플의 이러한 경영전략은 SDG 달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지대로 미쳤어요. 왜냐고요? SDG 7.2를 살펴보죠.
7.2 By 2030, increase substantially the share of renewable energy in the global energy mix.
; 203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믹스에서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대폭 증가시킨다.
* 에너지믹스가 뭐냐고요? 여러분이 아시는 ‘믹스’의 뜻, ‘섞다’를 생각하시면 돼요. 그 어원을 사용하는 믹서기(mixer)를 생각해볼까요? 믹서기에 딸기를 80%, 바나나를 10%, 우유를 5%, 설탕을 5%를 넣었다고 쳐보죠. 그렇게 믹서기를 돌려서 나오는 쥬스는 딸기맛이 강한 분홍색 쥬스일 거예요! 반면 딸기 대신 포도를 껍질째 넣아 갈면 보랏빛이 되겠죠. 이때 이 주스의 재료 함량(80%, 10%, 5%, 5%)을 에너지의 차원에서 보면 ‘에너지믹스’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어요. 전기에너지의 에너지믹스는 석탄, 석유, 원자력,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의 함량으로 표현되겠죠.
애플은 세계 44개 지역에 분포된 자신들의 제품 공급라인을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믹스’라는 쥬스의 재생에너지 맛과 색깔을 더 강하게 만들었어요. 그것이 SDG에 긍정적인 영향임을 자기들도 알아서 멋있게 자랑도 했죠.
애플과 같은 세계의 기업들은 이처럼 SDGs라는 글로벌 목표의 세부목표로 지목된 항목들을 고려하며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가들은 SDGs의 세부목표를 잘 살필 필요가 있죠.
기업뿐 아니라 '지구'라는 생태계의 모든 기관(Organization)들이 함께할 필요가 있죠. 우리도 오늘 SDG 7번의 세부목표들을 알아보고, 이 시대의 제갈공명들이 되어볼까요?
Goal 7의 세부목표는 크게 3부문으로 나눌 수 있어요.
1. 에너지 보급 확대
2.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3. 에너지 효율 개선
7.1부터 7.3까지는 이러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선언하고, 7.a와 7.b에서는 그 목표를 위한 이행 방향(각각 투자의 측면과, 기술 발전의 측면)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죠.
Affordable : 보통 이 단어를 비용의 측면에서만 해석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의 뜻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사용자가 직접 다룰 수 있는(고치는 것을 포함) 것을 뜻해요. 반례를 들면, 에너지 접근도가 굉장히 낮은 캄보디아의 주민들에게 번역된 매뉴얼조차 없는 최신식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그렇죠.
Reliable :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믿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해요. 내일 아침 수강신청해야 되는데 우리 집에 정전이 새벽부터 1시간마다 일어나고 있다면, 친구 집에 가거나 PC방을 가서 하는 게 좋겠죠. 이때 우리 집 전기는 신뢰감을 잃었다고 할 수 있어요.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 기업들의 경우, 월평균 60회 이상의 정전을 경험한다고 해요. 24시간 컴퓨터를 켜놔도 모자란 4차 산업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는 나라의 경제 발전과도 맞닿아 있어요.
Modern : 10억이 넘는 인구가 아직도 나무, 석탄, 동물의 분뇨 등을 직접 연소하여 요리, 난방을 위한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2006년 WHO의 통계에 따르면, 요리를 하기 위해 불을 피울 때 발생하는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약 80만 명에 육박한데요. 주로 요리를 하는 여성과 등에 업힌 아이들은 그 위험에 취약하게 노출되고 있어요. 이들에게 현대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매년 80만 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죠.
Access : SDG7의 주요 대상은 일차적으로 에너지 접근성이 낮은 국가의 주민들이에요. 아직도 전 세계의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죠. 위에서 이야기한 이 3가지 특성을 가진 에너지. 이러한 에너지 공급에 대해, '보편적'인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 7.1의 목표예요. '보장'의 표현은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죠.
Renewable energy : 재생가능한 에너지는 학술적으로 '인간 생애주기(Human timescale) 내에서 재생되는 에너지'를 뜻해요. 예를 들면, 매일 아침 내리쬐는 태양광이나, 꾸준하게 찾아와 부딪히는 파도, 지금도 옆을 스쳐가는 바람들이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이죠. 반면, 석탄의 경우는 생성되는데 약 백만 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재생가능하다고 볼 수 없죠.
The share...in the global energy mix : 위에서 설명한 '에너지 믹스' 기억 나시죠? SDG7에서는 세계의 에너지 믹스에 재생가능한 에너지(이하 재생에너지)를 많이 포함시키려 해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시절인 2011년에 설립된 SE4ALL(Sustainable Energy for ALL)이라는 이니셔티브는 2014년 최종에너지소비총량(TFEC, Total Energy Final Consumption)의 18.3%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36%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SDG7의 성취를 지원하고 있어요.
* 최종에너지소비총량(TFEC) : 최종소비자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형태를 기준으로, 사용량의 총합을 계산한 계량치. SDG7의 주요 지표와, 에너지 믹스를 계산하는 변수로 사용되고 있음. (더 알아보기 @1)
Energy efficiency :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에너지 사용의 효율은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막대한 효과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제6의 에너지라는 별명이 있어요. 에너지 효율성은 기술적 측면에서 '에너지 변환 효율'로 측정할 수도 있지만, 주로 '에너지 집약도'라는 개념을 지표 삼아 평가되어요.
- 에너지 변환 효율 : 석유나 석탄을 바르거나 부채질을 해서 바람을 불어준다고 TV가 켜지는 것은 아니에요. 석유나 석탄은 발전 시스템을 통해 전력으로 변환되어지고, 바람(풍력)의 경우 풍력 발전기를 통해 전력으로 변환되죠. 그런데, 같은 양을 집어넣어도 시스템이나 기술력에 따라 변환되는 정도가 달라요. 100을 넣었을 때, 기계 A를 통해서는 80이 나오고, 기계 B에서는 50이 나왔다면, A, B의 변환효율은 각각 80%, 50%가 되는 거죠. 이때 석탄, 석유의 경우 나머지인 20%, 50%에 온실가스가 함유되어 있죠.
- 에너지 집약도(Energy Intensity) : 집약도는 보통 경제성을 따지는 지표로 많이 활용돼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화폐단위인 $를 기준으로, GDP 1$(국민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ion, at-international 1$) 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일차에너지원공급총량(Total Primary Energy Supply, 더 알아보기 @1)이 얼마인지를 계산해요. 말이 어렵지만, 결국엔 1$의 가치를 생산하는데 얼마의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냐는 얘기죠. 기계 A를 많이 가진 나라일수록, 같은 양을 생산하는 데에 드는 에너지 공급량이 적은 것이죠.
International cooperation : 2011년, 위에서 말했던 SE4ALL 이니셔티브를 시작으로 UN, World Bank 등 다자협력기구 중심의 합의들이 이뤄져 왔어요. UN SDGs와 파리협정은 에너지를 향한 국제사회의 청정에너지를 향한 굳센 다짐이었죠. 또한, 에너지는 교토의정서로부터 이어져온 국가 간 협력사업(CDM, JI)의 주요 대상이었어요(SDG13을 다룰 때 얘기해봐요). 에너지 관련 국제 협회, 기구들(IEA, IRENA, SE4ALL 등)은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정책을 제안하는데 힘을 보태었죠.
Investment
- 경제적 측면 : 위와 같은 국제적인 움직임에 발맞추어 재생에너지 관련 제품 및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해 왔어요. 2011년 기준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세계의 투자는 5배가량 증가하여 2600억 달러(한화 약 300조 원)를 달성하였죠.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요. 새면 1700억 달러를 투자할 경우, 평균 17%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2030년까지 세계 예상 전력 소비량의 14%를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 사회/정치적 측면 : 기술과 재정이 충분하다고 해도,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이나 기반 시설 등이 없으면 말짱 도르마묵. 규제 완화나 인센티브 제도, 기업 육성을 위한 우대 사항들이 뒷바쳐 줘야 목표를 성취할 수 있어요. 아래 표를 보면, 12개의 규제/정책 관련 지표의 점수가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성 측면의 개선도가 높은 것을 아프리카, 중동 vs 유럽, 미국의 예로 볼 수 있어요.
* Cleaner Fossil-fuel? : 청정한 화석연료라고?
석탄을 고온, 고압에서 가스화하여 연료로 사용하면, 직접 연소 발전에 비해서는 황산화율 90% 이상, 질소산화물 75% 이상, 이산화탄소 25%의 저감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을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IGCC,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이라고 하며, 청정석탄화력 발전의 대표 기술로 손꼽고 있죠. 이 외에도 온실가스 발생량이 비교적 적은 천연가스 사용, 발전하며 발생한 온실가스를 포집(Capture)하여 땅이나 플라스틱의 원료로 전환하는 CCUS(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Storage) 기술 등이 있어요. 그러나 더 청정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회로 가기 위한 중간 기술의 역할만 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Least developed countries : 최빈국, 즉, 세계에서 최고로 가난한 국가들을 말해요. UN에서는 GNI per capita 즉, 1인당 1년 소득이 약 1,000 달러 미만인 국가를 기준으로 잡았어요. 대부분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에 분포하여 있고, 오랜 전쟁이나 분쟁이 있는 나라들이 속해있어요. 이들의 가난에 전 세계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세계 목표의 우선적 대상이 되는 것은 마땅해요.
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and land-locked developing countries :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이나,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산간지역은 현실적으로 송전선이나 기반시설이 설치되기 힘들어요. 이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가정형 (소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나 해상 풍력 발전과 같은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어요.
이렇듯 스득이의 7번째 가방에는 인간친화적인 도구들이 많이 들어있었어요. 평등과 균형 그리고 환경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세계는 이 목표를 놓고 어떻게 나아가고 있을까요? 또 우리나라는 어떻게 발맞추어 가고 있을까요? 그리고 나의 생활 속에서 스득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요. 다음에 만나서 또 얘기 나눠요! 잘 때 안 쓰는 전자제품은 다 끄고 주무시고요 :) 그럼 다음에 만나요!
더 알아보기 @1 : TPES와 TFEC / 번역은 sorry
https://energyeducation.ca/encyclopedia/Total_final_consu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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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uel for life, WHO (2016)
2. SE4ALL, https://www.seforall.org/data-stories/electrification-urbanrural-divide & Heatmap (2017)
3. SDG-tracker, https://sdg-tracker.org/energy
4. World Bank Open Data https://data.worldbank.org/
5.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한국 및 K-water의 대응방안 연구, 한국수자원공사 (2017)
6.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
7. The Least Developed Countries Report 2019, UNCT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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