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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4. 평가 방식

4.4. 조직 내 시너지를 높이는 평가 체계

by 김태완

앞서 평가 제도가 지녀야 할 3대 속성과 함께 혁신을 촉진하는 평가제도와 혁신을 저해하는 평가 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종합적으로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함과 동시에 조직 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평가 제도의 운영 방식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한다.

첫째. 직원들에 대한 존중의 원칙에 근거한 평가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직원 존중 원칙의 핵심은 직원들의 개별적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며,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적 양방향 관계가 회사와 직원들 간에 형성될 필요가 있다. 평가라고 하면 평가자와 피평가자라는 관계의 성격상 일방향 관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평가의 양방향성은 상호 간의 평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관계에서 방향이라고 하는 것은 소통과 상호 간의 이해를 의미한다. 따라서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양방향이란 평가의 기준과 과정을 설정함에 있어서 상호 간의 소통과 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 기준의 공정성과 과정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앞서 상세히 언급한 바 있다.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피평가자가 충분히를 평가 항목별로 평가의 목적과 평가 기준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이해할수록 전달되어야 하며, 이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입장과 직원들 전체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나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하는 직원이 있을 경우에는 방침이니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것보다는 해당 평가 항목이 필요한 이유와 목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절차 없이 수긍하지 못하는 일부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할 경우에는 이러한 일부 직원들로 인해 조직 전체의 분위기는 부정적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조직에서는 긍정적인 영향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력의 파급성이 높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과 과정에 대해 충분히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며, 직원들이 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과 이것을 직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직원들이 피평가자로서 조직에서 자신을 평가함에 있어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도록 만들 것이며, 이는 조직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만들 것이다. 자포스(Zappos)는 전통적인 계층구조 대신 홀로 크라시(Holacracy, 자기 관리 조직 시스템)라는 조직 구조를 채택하여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자포스는 자신의 성과에 대해 자기 자신과 동료들이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선점을 찾아내는 평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 과정에 대한 평가 결과를 회사는 존중하며,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결과 자포스는 자유롭고 활기찬 조직 문화가 형성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조직 내 쌓인 신뢰는 혁신적이며, 사회적으로도 높은 기여 수준을 달성하고 있는 존중받는 기업의 반열에 올라와 있다.

둘째.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중심의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앞 장에서도 조직의 혁신을 저해하는 평가 제도의 특징으로 상대평가 제도를 언급한 바 있다. 많은 경영자들은 경쟁을 통해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50대 이후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치열한 경쟁의 환경을 통해 개인과 조직이 성장하여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50대 이후의 경영자들은 조직 내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그 경쟁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향상하는 평가 제도를 경영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운영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 평가로 인한 조직 내 지나친 경쟁 환경은 조직의 성과는 물론 조직 문화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조직의 전통까지 점진적으로 파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상대 평가를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상대 평가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절대 평가 제도의 도입이다. 절대 평가 제도는 다른 직원과 비교하지 않고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느냐 달성하지 못하느냐가 핵심이다. 즉 경쟁적 성과와는 관계없이 개인의 업무 수행의 비중을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절대 평가 방식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직원에게 주어진 목표 설정의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그 목표의 수준이 공정해야 한다. 직원에게 주어진 목표의 편차와 난이도에 차이가 크다면 이는 상대 평가에 비해 직원들의 큰 불만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부여되는 목표는 구체적이고 직원 개인의 생각과 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 회사에서 공식적인 직원 개인별로 제시한 목표 항목과 개인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 항목에 대해 목표 수준을 개인 스스로 설정한 후 부서장, 경영자와 목표 수준에 대한 최종 합의점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절대평가 목표 수준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업무 성과와 업무 수행 과정 그리고 개인의 성장 등에 대한 균형성이 맞추어져야 하며, 목표 설정에 대한 도전성 측면에도 일정 부분 가산점을 줄 수 있도록 평가 체계가 설계될 수 있어야 한다. 도전성에는 회사가 직원 개개인에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을 직원들이 인지할 수 있게끔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정 측면에서는 다른 직원들에 대한 협력 부분도 포함됨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촉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앞에 언급한 절대평가 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직원의 성장과 조직의 협력이 촉진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절대평가 기반을 단계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적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GE는 평가 결과의 하위 10%에 대해서는 조직에서 퇴출시키는 강력한 상대평가 제도를 운영했던 대표적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GE의 평가제도는 직원들의 협력을 저하시키고 지나친 내부 경쟁의 심화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절대평가 기반의 평가 제도로 전환을 가져왔다. GE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부합되도록 개인의 목표를 직원들이 참여하여 설정함으로 목표에 대한 이해도와 책임감을 향상했으며 개인의 역량과 성장성에 기반을 둔 도전성을 반영하였다. 설정된 목표에 대한 절대 평가를 통해 평가 결과에 따른 보상과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 한때 실적 부진으로 경영 위기에 빠졌던 회사가 다시금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셋째. 평가 마일스톤의 정립과 효과적인 피드백 체계의 운영이다. 일반적으로 평가는 일반적으로 연간 1회 또는 반기와 연간 평가의 2회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평가 마일스톤이란 개인 별로 수립된 연간 목표에 대한 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해당되는 시점을 의미한다. 평가 마일스톤은 직원들이 목표를 수립할 때 이를 설정하는 것으로 가장 분기(3개월) 단위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나 정해진 것은 없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 마일스톤은 전 직원들이 일률적으로 시기를 정해서 진행 필요는 없다. 평가 마일스톤은 성과를 측정해서 잘했는지… 미흡한지…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진행하면서 부족한 것은 무엇이며,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하거나 회사 차원에서 무엇을 지원해 주어야 하는 지를 점검하고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평가 마일스톤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을 해야 한다. 평가 마일스톤 시스템에서 평가자는 평가자로서 역할보다 멘토로서 역할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목표 달성과 미달과 같이 과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직원들의 실수나 부분적인 실패에 대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 보다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와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멀티소프트웨어 기업인 어도비(Adobe)는 Check-in제도라는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Check-in제도는 수시로 운영되는 평가제도를 의미한다. 이 평가 제도의 특징은 평가자는 반드시 피평가자에게 평가 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동료들 상호 간에도 자유롭게 피드백을 제공함으로 자연스럽게 조직 내 원활한 소통과 더불어 직원들이 평가를 성장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다면 평가의 확대이다. 다면 평가는 다양한 평가 주체가 참여하여 피평가자의 역량과 성과를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가라고 하면 상급자가 직원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급자라는 일차원적 관점에 한하여 직원을 평가하게 된다. 반면 다면 평가는 상급자 이외 동료, 부하 직원 나아가 고객과 파트너에 이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다차원 관점으로 의견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사람을 보는 관점은 따라 장점과 단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일을 처리하는 리드타임이 늦다고 생각하는 점이 어떤 관점에서는 업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업무를 정확히 처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다면 평가는 이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수용하고 평가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다면 평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조직 구성원 간 상호 이해와 소통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구성함으로 조직의 성과 향상은 물론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면 평가에 있어서 상하관계 간, 직원 간에 감정적인 부분이 반영된다면 이는 오히려 조직 문화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해관계 대상 별로 평가 기준과 척도를 명확하게 수립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공유와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며, 평가자의 익명성을 보장하여 평가자들이 솔직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평가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이 전달될 수 있도록 운영함으로 직원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최대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턴항공(Southwest Airline)은 다면 평가를 통해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360도 피드백’ 또는 ‘Peer Review’라고 명명되어 있는 사우스웨스턴항공의 다면 평가 제도는 팀워크와 협력적이고 피드백이 일상화된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평가자는 상사, 함께 일하는 동료, 부하 직원 및 고객 등을 평가자 그룹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 중심 마인드, 팀워크 및 협력 태도, 목표 달성도를 포함한 책임감, 일상적인 생활 태도, 자기 계발 수준 등의 5개 항목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며 양적이 관점보다는 질적인 관점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평가를 진행함으로 단순히 수치적인 부분을 넘어서 실제로 조직의 어느 영역에 기여를 했는 지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평가의 결과는 피드백을 통해 직원들의 자기 계발 계획과 기업의 학습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결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턴항공은 ‘Fun and Friendly’라는 슬로건처럼 유쾌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고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고객이 유쾌하고 친근함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은 기계적이거나 강제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와 형식적인 미소를 구분할 수 있는 감정의 존재이다. 사우스웨스턴항공이 고객이 미소 짓게 만드는 것은 조직 자체가 유쾌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조직 문화에 시너지를 미칠 수 있는 평가 제도 운영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앞서 제시한 모든 시스템에 있어서 가장 핵심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기준의 공정성과 과정의 투명성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한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평가 제도는 직원들에게 불평과 불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조직 문화에 절대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MZ세대를 넘어 잘 파세대의 비중이 조직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들 세대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들과 같이 이를 감수하는 세대가 아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평가에 대해 매우 민감한 세대들이다. 이들이 조직에 적응하고 조직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향후 조직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이들 세대는 현재의 직장을 평생직장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직을 이탈할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은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하며 평가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함으로 인한 불신이 팽배한 조직 문화 속에서는 새로운 세대들은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평가 제도는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성장과 도전의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하며, 동시에 기업의 성과와 성장에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기틀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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