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AI가 다시 쓴 조직의 미래

[Epilogue]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책을 집필하기 시작하며 우리는 하나의 질문 앞에 섰다.
“과연 기존의 조직행동론으로 오늘의 조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강의실에서, 회의실에서, 컨설팅 현장에서 수없이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 이 질문을 낳았다. 전통적 이론의 언어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늘어났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의 속도는 교과서의 문장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지난 수십 년간 조직행동론은 분명 조직을 이해하는 유용한 나침반이었다. 매슬로우, 허즈버그, 맥그리거, 민츠버그 등 고전적 이론가들이 제시한 틀은 인간의 동기, 리더십, 권력, 조직문화의 작동 방식을 훌륭하게 설명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의 현실은 다르다. 세대의 교체기술의 혁명이라는 두 거대한 파도가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우선, MZ세대의 등장은 조직행동론의 전제를 흔들었다. 그들은 연공서열에 따라 성실히 일하면 보상받는다는 믿음을 더 이상 공유하지 않는다. 대신 공정성과 투명성, 자기 주도 성장, 일의 의미를 요구한다. 그들의 질문은 교과서의 한 구절이 아니라, 조직이 당장 답해야 하는 실천적 과제가 되었다. “왜 이 일을 해야 합니까?”, “이 조직은 나를 존중합니까?”, “나는 여기서 성장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조직은 곧 이들의 신뢰를 잃고, 몰입을 잃는다.


여기에 AI라는 새로운 행위자가 합류했다. AI는 단순히 효율적 도구가 아니다. 채용, 성과관리, 팀워크, 의사결정, 문화 전반에 개입하며 인간의 행동 패턴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직관과 경험으로만 설명되던 의사결정은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과 함께 이루어지고, 협업은 이제 물리적 회의실이 아니라 AI가 기록과 요약을 지원하는 가상 공간에서 이뤄진다. 전통적 OB가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인간+AI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설명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화부터 29화까지, 우리는 전통적 주제를 다시 꺼내어 MZ세대와 AI라는 렌즈로 새롭게 읽어내려 했다. 동기부여, 리더십, 팀워크, 갈등관리, 거버넌스, 러닝컬처, ESG, 변화관리, 메타버스 협업까지 — 전통적 이론의 뿌리를 존중하되, 오늘의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내일의 조직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이제 에필로그에서 우리는 다시 처음의 질문 앞에 선다.
“과연 기존의 조직행동론으로 오늘의 조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가?”


그 답은 단호한 부정도, 단순한 긍정도 아니다. 조직행동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쓰기를 선택했다. 낡은 문장을 지우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맥락을 덧입혀 확장하려는 것이다. 전통적 OB가 제공한 ‘뿌리’를 기반으로, MZ세대와 AI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언어’를 더한 것이다.


에필로그는 이 여정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개인, 팀, 조직, 기술, 문화, 세대가 교차하는 장면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재해석(Re-interpretation), 재설계(Re-design), 재도약(Re-ignite) —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의 결론이자, 앞으로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개인 차원: 일의 의미와 성장





오늘날의 개인은 더 이상 조직의 부속품이나 단순한 ‘인적 자원(Human Resource)’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MZ세대의 등장과 AI 기술의 확산은 개인을 조직 속 수동적 존재가 아닌 자기 삶의 주체이자 경력의 설계자로 부각시켰다. 과거 조직행동론이 개인을 ‘동기부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개인이 스스로 동기의 원천과 성장의 주체가 된다. 이러한 관점은 곧 “일의 의미”와 “성장의 기회”라는 두 축으로 구체화된다.






1. 일의 의미: 생계에서 존재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에게 일은 생존과 생계의 수단이었다. 안정된 고용, 정기적 급여, 조직 충성도가 곧 직업관을 형성했다. 그러나 MZ세대는 일 자체에 “존재 이유”를 묻는다. “이 일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내가 이 일에서 발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과 사회적 의미를 연결하는 무대로 일의 가치를 확장한다.
이러한 전환은 전통적 동기이론의 재해석을 요구한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은 자아실현을 최상단에 두었지만, MZ세대는 출발점에서부터 자아실현을 전제로 삼는다. 일의 의미가 없다면 장기적 몰입도, 조직에 대한 충성도는 급격히 낮아진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보상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일 자체의 의미를 설계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성장: 평생직장에서 평생학습으로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는 이미 역사 속 개념이 되었다. 대신 MZ세대는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을 직업관의 중심에 둔다. 직장은 더 이상 종신 고용의 보장이 아니라, 경력의 한 단계(stage)로 인식된다. 이들은 “이 조직에서 내가 얼마나 배울 수 있는가?”, “여기서의 경험이 다음 경력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AI 기술은 이러한 요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맞춤형 온라인 학습 플랫폼, 데이터 기반 경력 진단, 개인화된 커리어 경로 설계가 가능해졌다. 개인은 조직이 제공하는 교육훈련에 수동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AI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학습 경로를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주도성(Self-directedness)’은 경력 개발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는다.






3. 일과 성장의 결합: 프로티언·무경계 경력 태도



심리학자 더글라스 홀(D. Hall)이 제시한 프로티언(Protean) 경력 태도는 개인이 자기 가치를 기준으로 경력을 설계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또한 아서(Arthur)와 루소(Rousseau)의 무경계(Boundaryless) 경력 태도는 조직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개인이 유연하게 이동하며 성장한다는 관점을 담고 있다.
MZ세대는 두 태도를 동시에 체화한다. 조직의 울타리 안에 머물기보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와 성장을 따라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 디지털 포트폴리오, 글로벌 원격 협업 기회는 새로운 성장 경로를 제공한다. 즉, 일은 더 이상 특정 기업과의 계약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성장의 무대가 된다.






4. 개인에게 주어진 과제: 자기계발과 균형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개인에게 더 큰 과제를 부여한다. 자기주도적 경력 관리(Self-Directed Career Management)는 자율성과 동시에 책임을 요구한다.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노력이 없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개인은 자기계발(Self-development)을 지속적 과업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성장’의 압박은 균형 문제를 낳는다. 무한한 자기계발 요구 속에서 개인은 번아웃에 빠지거나, 삶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성장은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위에서만 가능하다. 일에서의 의미와 개인적 삶에서의 가치가 연결될 때, 개인은 지속 가능한 몰입을 경험한다.






5. 종합: 개인의 미래, 의미와 성장의 교차점



결국 개인 차원에서 조직행동론은 ‘일의 의미’와 ‘성장의 기회’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시 쓰여야 한다.

일의 의미는 개인이 왜 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성장은 개인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가에 대한 미래 지향적 대답이다.

MZ세대와 AI 시대의 조직행동론은, 개인이 이 두 축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설계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를 연구하고 지원해야 한다.










조직 차원: 리더십·문화·제도의 재구성




개인의 차원에서 일의 의미와 성장이 강조된다면, 조직 차원에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 문화, 제도가 재구성되어야 한다. MZ세대의 가치관과 AI 기술의 확산은 조직에 새로운 압박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제 조직은 단순한 관리 기구가 아니라, 의미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로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1. 리더십: 권위에서 진정성과 데이터 활용으로



전통적 리더십은 권위를 중심으로 구축되었다. 지시와 통제, 경험과 카리스마가 리더의 덕목으로 강조되었다. 그러나 MZ세대는 이러한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진정성(authenticity)공감(empathy)이다. 리더가 구성원 개개인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감정을 존중하며,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을 때 비로소 리더십은 인정받는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해진다. 바로 데이터 해석 능력이다. 리더는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읽고, 그 속에서 의미를 해석해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숫자 관리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다. 데이터 기반 판단력과 인간적 공감 능력이 결합될 때, 리더십은 새로운 신뢰를 얻게 된다.






2. 조직문화: 심리적 안전감과 투명성의 균형



조직문화는 조직행동론에서 오래 논의되어 온 주제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 환경에서 심리적 안전감과 투명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다.

한편으로, AI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은 투명성을 강화한다. 성과 평가, 협업 기여도, 업무 패턴이 기록되고 공유되면서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줄어든다.

다른 한편으로, 모든 것이 기록되고 모니터링되는 환경은 ‘감시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구성원은 자유롭게 의견을 내기보다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창의성과 실험을 저해한다.


따라서 미래의 조직문화는 투명성과 안전감의 균형 위에 서야 한다. “모든 것이 기록된다”는 불안을 줄이고,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망을 보장할 때 비로소 조직은 혁신을 유지할 수 있다.






3. 제도: 공정성·유연성·참여성의 삼각 축



조직의 제도적 장치는 이제 세 가지 축 위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1. 공정성: 평가와 보상에서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MZ세대는 곧바로 신뢰를 철회한다. 데이터 기반 평가 시스템은 공정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알고리즘의 편향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2. 유연성: 근무 형태, 직무 설계, 경력 경로가 유연하지 않으면 MZ세대는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모델, 프로젝트 기반 계약은 이미 보편적 옵션이 되고 있다.

3. 참여성: 제도 설계 과정에서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일방향적 규정이 아니라, 집단적 합의와 공감 속에서 제도가 만들어질 때 제도의 실효성은 극대화된다.







4. 조직 차원의 과제: 시스템과 인간성의 결합



AI가 제도 운영의 핵심 도구가 되면서 조직은 더욱 효율화되었다. 그러나 효율은 인간성을 대체할 수 없다. “얼마나 투명한가?”와 동시에 “얼마나 인간적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은 데이터와 공감을 결합해야 하며, 문화는 투명성과 안전감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하고, 제도는 공정성과 유연성, 참여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될 때 조직은 단순히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니라, 의미와 성장을 담아내는 무대가 될 수 있다.






5. 종합: 새로운 조직의 얼굴



조직 차원에서의 변화는 결국 ‘사람+AI+세대’가 공진화하는 무대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리더십, 문화, 제도는 그 무대의 장치이자 규칙이다. 과거의 조직이 권위와 효율 위에 세워졌다면, 미래의 조직은 진정성과 공감, 투명성과 안전감, 공정성과 참여성 위에 세워진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직은 단순한 ‘관리 기구’가 아니라, 인간과 기술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로 재정의된다.









사회 차원: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가치





조직행동론은 전통적으로 조직 내부, 즉 구성원과 리더, 집단과 문화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조직은 더 이상 경계 안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다.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조직은 사회 전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사회적 요구와 가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MZ세대와 AI가 던지는 질문은 결국 조직의 외연을 넘어 “이 조직은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이 조직은 어떤 공동체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확장된다.






1. ESG와 사회적 책임의 재구성



과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로 기부, 봉사활동, 환경 캠페인 등 ‘부수적 활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투자자는 ESG 지표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소비자는 윤리적 소비를 선택하며, MZ세대 직원은 회사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입사와 퇴사를 결정한다.
즉, ESG는 이제 ‘선택적 활동’이 아니라, 조직의 생존 조건이다. 조직행동론 차원에서 ESG는 ‘조직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어떻게 구성원의 동기, 몰입, 자긍심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새로운 연구 주제를 열어주고 있다.






2. 공동체 가치와 심리적 연결



MZ세대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단순히 이익을 내는 기계가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환경 보호, 지역 사회 기여, 다양성과 포용성, 윤리적 의사결정 등이 조직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적 가치는 곧 심리적 연결(psychological connectedness)을 강화한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확신은 단순한 직무 만족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화한다. 조직은 이 지점에서 구성원들의 ‘의미 추구 동기’를 사회적 가치와 연결시킬 수 있다.






3. 디지털 전환과 사회적 투명성



AI와 디지털 기술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촉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준다.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추적은 기업의 환경·윤리적 책임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게 한다. 동시에 SNS와 디지털 플랫폼은 조직의 잘못된 행동을 실시간으로 고발하고 확산시킨다.
이는 곧 “투명성이 곧 책임”이라는 시대적 공식을 만들어낸다. 숨길 수 없는 시대, 조직은 사회와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ESG 활동을 일회성이 아닌 시스템적 전략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4. 세대 간 가교로서의 사회적 가치



사회 차원의 변화는 단지 외부 압력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내부의 세대 갈등을 조정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기성세대는 조직의 안정성과 성과를 중시하고, MZ세대는 의미와 가치를 중시한다. 이때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목표는 양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제공한다. “우리는 더 큰 공동체를 위해 일한다”는 메시지는 세대 간 갈등을 협력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






5. 지속가능성의 철학적 전환



사회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성장의 철학’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성장은 매출, 이익, 점유율과 같은 수치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성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철학으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지속가능성: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회적 지속가능성: 불평등 완화, 다양성과 포용, 교육 기회 확대.

조직 지속가능성: 구성원의 장기적 몰입과 학습, 건강한 일·삶 균형.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자’는 구호가 아니라, 조직과 사회가 함께 살아남는 생존 전략이다.






6. 조직행동론의 사회적 확장



조직행동론이 사회 차원으로 확장된다는 것은, 이제 연구와 실천이 사회적 임팩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제도가 구성원의 동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더해, “이 제도가 사회적 신뢰와 지속가능성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라는 질문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조직행동론은 조직 내부의 행동을 넘어, 조직과 사회가 함께 만드는 가치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7. 종합: 공동체와 함께 걷는 조직



사회 차원에서 본 조직은 이제 단순한 경제적 단위가 아니라, 사회적 시민(Social Citizen)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조직은 사회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MZ세대는 이러한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AI는 그 과정을 투명하고 빠르게 만든다.
따라서 미래의 조직은 “얼마나 돈을 버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회와 공존하며 가치를 만들어내는가?”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 차원에서 조직행동론이 새롭게 써 내려가야 할 문장이다.









미래 차원: 인간-세대-기술의 공진화





미래의 조직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기술의 발전 곡선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 세대, 그리고 기술의 삼각관계다. 이 세 요소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공진화(co-evolution)하는 과정이 곧 미래 조직의 본질이 된다.






1. 공진화의 개념과 조직행동론



공진화는 생물학에서 차용된 개념으로, 두 종이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진화한다는 뜻이다. 이를 조직에 적용하면, 인간(개인과 집단의 행동), 세대(가치관과 문화), 기술(AI·디지털 인프라)이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에 변화를 겪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MZ세대가 자율성과 의미를 요구하면, AI 협업 툴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으로 발전한다. 반대로, 기술의 등장은 세대의 가치관을 재구성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MZ세대와 “AI 네이티브”로 사회에 진입할 알파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일과 조직의 경험을 만들어갈 것이다.






2. 인간: ‘진정성’과 ‘창의성’의 역할



AI가 많은 영역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고유한 역할은 오히려 더 분명해지고 있다. 진정성(authenticity)창의성(creativity)은 기술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자원이다.

진정성은 리더십에서 결정적 요소가 된다. 데이터 기반 판단이 가능해진 시대일수록, 인간적 공감과 신뢰 구축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창의성은 기술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혁신의 원천이다. AI는 패턴을 찾아내지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은 인간의 상상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미래의 조직행동론은 인간을 단순히 ‘한계적 존재’로 보는 대신, 기술과 결합해 확장된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3. 세대: 가치관의 순환과 전환



세대는 단순히 나이 차이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대의 사회·기술적 배경에 의해 형성된 세계관의 집합이다.


- 베이비붐 세대는 ‘안정과 충성’을, X세대는 ‘성과와 경쟁’을, MZ세대는 ‘자율과 의미’를 중시했다.

- 다가오는 알파세대는 AI와 메타버스를 당연한 환경으로 받아들이며, 초개인화된 경험글로벌 공감성을 조직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세대가 교체될 때마다 조직행동론은 기존의 이론과 프레임을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대 간 단절이 아니라 세대 간 대화와 공진화다. 조직은 다양한 세대가 각자의 강점을 발휘하면서도, 공통의 목표와 가치로 묶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4. 기술: AI와 인간 협업의 미래



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특히 AI는 의사결정 보조자, 협업 파트너, 학습 촉진자 등 ‘행위자’(actor)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

AI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메타버스와 XR(확장현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협업의 장을 연다.

블록체인과 분산 기술은 투명성과 신뢰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그러나 기술이 주도하는 조직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조직은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보완하고 확장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붙들어야 한다.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파트너여야 한다.






5. 삼각관계의 역동성: 균형의 문제



인간·세대·기술의 공진화는 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술이 앞서 나가면 인간은 소외감을 느끼고, 세대 간 격차는 더욱 커진다. 반대로, 인간적 가치만 고집하면 기술은 낡은 도구로 전락한다. 미래 조직의 핵심은 이 세 축이 끊임없이 대화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도입된 성과관리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 투명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인간 리더의 공감적 피드백과 세대 간 공정성 인식이 결합되어야 진정한 효과를 낸다. 이것이 바로 공진화의 구체적 사례다.






6. 조직행동론의 미래 연구 의제



미래 차원에서 조직행동론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의제를 다뤄야 한다.


- Human-AI Co-Decision: 인간과 AI가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의 심리·조직적 효과.

- Intergenerational Dynamics: 세대 간 가치관 차이가 협업·갈등·혁신에 미치는 영향.

- Techno-Ethics in Organizations: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프라이버시, 디지털 감시와 같은 문제의 조직행동적 해석.

- Meaning Economy: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이 찾는 의미 중심적 동기와 일의 재정의.

이는 곧 조직행동론이 과거의 단일 차원적 분석을 넘어, 다차원적이고 상호작용적인 학문으로 발전해야 함을 의미한다.






7. 종합: 공진화의 미래



결국 미래 조직은 인간의 진정성과 창의성, 세대의 다양성과 대화, 기술의 데이터와 확장성이 공진화하는 장이 될 것이다. 세대가 던지는 질문, 기술이 제공하는 가능성, 인간이 보여주는 의미 추구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조직행동론이 가야 할 길은 이 세 축의 상호작용을 깊이 탐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원리와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다. 미래의 조직은 더 이상 단순히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라, 인간-세대-기술이 함께 진화하는 생태적 플랫폼이 될 것이다.










공진화의 길 위에 선 조직행동론





이 책의 여정은 단순히 새로운 사례와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우리는 MZ세대와 AI라는 두 거대한 축을 통해, 조직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동시에 얼마나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목격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조직행동론이라는 학문적·실천적 프레임을 다시 써 내려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분명히 했다.


조직행동론은 더 이상 과거의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회의실에서, 원격 협업 툴에서, AI 성과관리 대시보드에서, 그리고 세대 간 갈등과 공감의 장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지식이다. 다시 말해, 조직행동론은 현장의 언어로 호흡해야 하고, 기술의 언어와도 대화해야 하며, 세대의 언어로도 끊임없이 번역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조직은 세 가지 질문 위에 서게 될 것이다.


1. 인간적 질문 –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고 있는가?”

2. 세대적 질문 – “다양한 가치와 기대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3. 기술적 질문 – “AI와 디지털은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가, 제약하는가?”


이 질문들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교차하며, 긴장을 만들고, 때로는 충돌하지만, 결국에는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힘이 된다. 그것이 바로 공진화의 길이다.


공진화의 길 위에 선 조직행동론은 고정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며, 변화하는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진화하는 지적 여정이 된다. 학문은 더 이상 안정된 진리를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세대와 기술, 인간이 만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다.


우리는 이 책의 출발점에서 “왜 지금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다른 지금, 그 답은 명확하다. 조직행동론은 인간, 세대, 기술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진화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의 나침반이며, 구성원 모두가 인간답게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다.


이제 바통은 독자에게 넘어간다. 당신의 조직, 당신의 팀, 당신의 일터에서 이 새로운 조직행동론은 어떻게 쓰일 것인가? 교과서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이 매일 부딪히는 현실 속에서 어떤 의미와 실천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공진화의 길 위에서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야 할 다음 장(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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