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아침 자습 시간, 교실 한쪽에서는 학생이 태블릿 속 AI 튜터에게 수학 문제 풀이를 묻는다. 화면 속 알고리즘은 빠르게 정답을 제시하고, 풀이 과정을 시각화하며 설명을 덧붙인다. 성적은 향상되었지만, 시험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은 여전히 교실 맨 앞에 서 있는 교사의 짧은 격려에서만 풀린다. “괜찮아, 네가 해낼 수 있어.” 이 말 한마디가 기계가 줄 수 없는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한편, 대기업에 입사한 지 5년 된 직장인은 매일 아침 출근 전에 AI 기반 러닝 플랫폼에 접속한다. 하루 15분, 직무 역량을 진단받고 필요한 콘텐츠를 추천받는다. 그는 이 학습 덕분에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흐름을 따라잡지만, 동시에 불안도 느낀다. “나는 배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시스템이 설계한 길 위에서 단순히 움직이고 있는 걸까?”
정책 현장에서도 풍경은 비슷하다. 교육부 회의실,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발표가 한창이다. AI 교과서, 학습 데이터 기반 행정, 맞춤형 교육 서비스…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지만 곧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 개인정보 유출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AI가 교육 불평등을 더 키우는 건 아닌가?” 찬성과 우려가 맞부딪히며 공기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이 세 장면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지만,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우리 앞에 세운다. AI가 교실과 기업, 정책 현장을 바꿀 때, 교육학은 무엇을 붙잡아야 하고 어디까지 새로 써야 하는가?
앞서 살펴본 교실, 기업, 정책 현장의 세 장면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일어난 변화들이지만, 모두 교육학의 근본을 다시 묻고 있다.
전통적인 교육학은 오랫동안 인간다움, 자율성, 공동체성을 중심 가치로 삼아왔다. 존 듀이의 실용주의는 학습이 생활 속 경험과 연결될 때 진정한 힘을 가진다고 보았고, 구성주의는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러한 전통은 여전히 소중하다. 오늘날에도 학습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경험과 맥락 속에서 의미를 형성하며 인간을 성장시킨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AI 튜터가 문제 풀이를 대신해 주고, 기업 러닝 플랫폼이 학습 경로를 자동 추천하며, 정책 회의실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현실—은 과거 교육학의 언어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생겨난다. “인간은 여전히 학습의 주체인가, 아니면 데이터의 일부로 흡수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학생은 AI가 제시한 풀이 과정을 이해하는 순간에도 결국 스스로의 의지와 의미 부여를 통해 학습을 완성한다. 직장인은 시스템이 설계한 커리큘럼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진로와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수정한다. 정책자는 알고리즘이 뽑아낸 수치를 참고하지만,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는 사회적 가치와 윤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학습의 주체성과 교육의 본질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교육학은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는 학습, 데이터가 학습 경로를 결정하는 구조, 알고리즘이 불평등과 윤리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새로운 현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교육학이 직면한 공백이다. 성과와 전통을 계승하되, 새로운 질문과 언어로 AI 시대의 학습 현실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AI가 교육 현장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단순히 도구의 차원을 넘어 학습의 방식과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교실을 보자. 과거에는 교사가 설명하고 교재가 중심이 되는 수업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 AI는 학생의 수준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맞춤형 문제를 제공한다. 학생은 짧은 시간 안에 수십 개의 문제를 풀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성취도는 빠르게 향상되지만, 이것이 곧 ‘깊은 이해’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 현장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연 1회 정도 집합 교육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AI 기반 러닝 플랫폼이 매일 직원의 역량을 점검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직원들은 업무와 학습을 동시에 수행하며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한다. 그러나 그 학습이 실제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이나 창의성으로 이어지는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정책 영역에서도 AI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통계 수치와 종이 문서가 행정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행정과 학습 분석 시스템이 정책 결정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 교육 불평등 심화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 변화는 단순히 학습 도구가 바뀐 차원이 아니다. 학습의 속도, 범위, 의미 자체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학생이 매일 AI로 문제를 풀어도, 그것이 비판적 사고나 창의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직장인이 매일 마이크로러닝을 소비해도, 그것이 곧 성과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정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해져도, 그것이 공정성과 신뢰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학습 주체성은 어떻게 재정의될 수 있는가?
공동체적 학습 경험은 어떤 방식으로 복원되어야 하는가?
교육의 윤리와 책임은 어떻게 재설계되어야 하는가?
첫째, 학습 주체성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학습은 단순한 정보 처리에 불과하다. AI가 제시하는 경로 속에서도 학습자가 자기 삶의 맥락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공동체적 학습 경험의 복원이 중요하다. 지식은 빠르게 제공될 수 있으나, 사람과 사람이 함께 배우며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와 협력의 가치는 대체될 수 없다.
셋째, 윤리와 책임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데이터 기반 교육은 개인정보와 편향 문제를 낳고, 이는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AI가 불러온 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학적 질문의 문제다. 기계가 지식을 제공해도 학생의 마음을 살피는 교사의 격려가 필요하고, 기업의 맞춤형 훈련 뒤에는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힘이 있어야 하며, 정책은 윤리적 성찰 없이는 균형을 잃는다.
따라서 《AI시대 새로쓰는 교육학》은 기술의 미래를 단순히 예측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현장의 목소리와 철학적 질문을 함께 직조하며, 교육학이 새로 써야 할 기초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앞서 우리는 교육학의 전통이 남긴 성과와 공백을 살펴보았고, 이어서 AI가 불러온 전환이 학습의 방식과 의미 자체를 어떻게 뒤흔들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전통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AI 전환은 새로운 가능성과 동시에 근본적 질문을 우리 앞에 던진다. 그렇다면 이제 물어야 한다. “왜 교육학을 새로 써야 하는가?”
AI는 이미 교실과 기업, 그리고 정책 현장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단순히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교육의 본질 자체를 흔들고 있다. 교사는 여전히 교실의 중심에 서 있지만, 학생은 더 이상 교사의 지식만으로 배우지 않는다. AI 튜터, 온라인 플랫폼, 생성형 도구들이 학습의 중요한 축으로 들어오면서 교사는 점점 “조율자”나 “촉진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학생들은 스스로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 정책자들 또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야 하지만, 기술과 윤리, 사회적 형평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이처럼 교육의 현장은 이미 혼란과 전환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그러나 이 혼란은 단지 위기가 아니라, 교육학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교육학은 전통적으로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 가르침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교육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다루어 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AI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학습의 주체인가?”, “기계와 함께 배우는 교육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지식과 역량, 그리고 인간다움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와 같은 새로운 차원의 질문들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AI시대 새로 쓰는 교육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새로 쓴다’는 것은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위에 서서 다시 질문하고, 기존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일이다. 과거 교육학이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마다 다른 언어와 방법을 통해 자신을 갱신해 왔듯이, 이제 AI 사회에서 교육학은 다시 그 기초를 점검해야 한다.
교실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학생이 AI로 문제를 푸는 순간, 교사는 더 이상 정답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교사는 오히려 그 학생이 학습 과정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고, 결과를 성찰하도록 돕는다. 기업 현장에서 AI는 직원의 업무 능력을 측정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추천하지만, 실제로 그 학습이 조직 속에서 어떻게 발휘되고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정책 역시 데이터 행정으로 더욱 정밀해질 수 있지만, 그것이 진정 공정한 교육을 만들지, 혹은 새로운 불평등을 낳을지는 정책자의 철학적 성찰과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왜 새로 쓰는 교육학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분명하다. AI는 교육의 표면을 바꾸는 기술이지만, 교육학은 교육의 본질을 묻는 학문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교육은 인간과 인간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고, 사회적 연대와 윤리적 책임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 그러므로 교육학은 기술을 단순히 도입할지 말지를 논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을 매개로 한 새로운 학습과 성장의 길을 그려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새로운 길을 탐색하려는 시도다. 우리는 AI 시대의 교육을 단순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새로운 서술’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변화는 단순히 방법론적 변화를 넘어, 교육의 철학적 기초를 다시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육학을 새로 쓴다는 것은 교사와 학생, 정책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언어를 발명하고, 교육의 목적과 수단, 과정과 결과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
결국, ‘새로 쓰는 교육학’은 완결된 해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끝없이 질문하고, 함께 성찰하며, 새로운 길을 여는 학문이다. AI 시대에도 교육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교육학이 가장 필요하다. 기술이 흔드는 바로 그 순간, 교육학은 다시금 인간과 공동체, 윤리와 미래를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도, 기술 매뉴얼도 아니다. 교육의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질문과 철학적 문제의식을 함께 엮어낸, 여정의 기록이자 탐구의 길잡이이다. 그래서 전체 구성을 6개의 파트, 28회차로 나누어 설계했다. 이는 독자가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치 다른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행처럼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이 파트는 AI 시대에 교육학이 마주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 2회차: 교육의 본질과 AI에서는 인간과 기계가 함께 배우는 시대에 ‘교육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 3회차: 지식의 의미 변화에서는 검색·생성 기술이 지식을 어떻게 재정의하는지 다룬다.
- 4회차: 학습자 정체성과 주체성에서는 AI와 함께 배우는 학생의 정체성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탐구한다.
- 5회차: 학습 공간의 변화는 교실·온라인·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학습 장을 대비시킨다.
- 6회차: 교육 불평등과 AI에서는 기회 확대와 위험 심화라는 이중성을 다룬다.
� 이 파트는 독자에게 “교육학이 지금 새로 질문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선명히 보여준다.
여기서는 학습자의 경험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다룬다.
- 7회차: 개인화 학습과 적응형 러닝에서 AI가 학습을 어떻게 맞춤화하는지 살펴본다.
- 8회차: 학습 데이터와 러닝 애널리틱스에서는 데이터가 학습 설계와 평가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 9회차: 메타인지와 자기주도 학습은 기술이 자기 성찰과 자기주도성을 돕는 방식과 한계를 제시한다.
- 10회차: 협력학습과 디지털 협업 도구는 온라인 협업과 공동 학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 11회차: MZ세대·알파세대 학습자 특성은 새로운 세대의 학습 양식을 AI와 연결하여 설명한다.
� 이 파트는 학습자가 교육의 중심임을 다시 확인시켜 주며, 개인화와 공동체성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드러낸다.
AI 시대에도 교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역할과 전문성이 새롭게 정의될 뿐이다.
- 12회차: AI 도구 활용 역량에서는 ChatGPT, Copilot 등 에듀테크 도구의 활용을 다룬다.
- 13회차: 교수설계의 패러다임 전환은 지식 전달에서 학습 경험 설계로의 변화를 설명한다.
- 14회차: 평가의 혁신에서는 성취도 중심에서 역량 기반 평가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 15회차: 감정노동·돌봄 역할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교사의 인간적 역할을 다룬다.
- 16회차: 교사의 커리어 패스는 평생학습자로서 교사의 미래 경로를 제안한다.
� 이 파트는 “AI가 교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교사의 전문성이 어떻게 재구성될지를 보여준다.
이제 시선을 교실에서 제도로 옮긴다. AI는 교육 시스템 전체를 재편하고 있다.
- 17회차: AI 시대의 교육과정 설계에서는 새로운 교과 체계와 융합 교육을 탐색한다.
- 18회차: 학문과 직업세계 연결에서는 NCS와 직무능력 인증을 중심으로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결을 다룬다.
- 19회차: 대학의 역할 변화는 지식전달 기관에서 경력설계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논한다.
- 20회차: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 재편에서는 사교육 시장과 공교육의 새로운 접점을 조망한다.
- 21회차: 교육정책의 디지털 전환과 윤리는 데이터 기반 정책과 그 윤리적 과제를 다룬다.
� 이 파트는 정책·제도의 디지털 전환 속에서 한국 교육이 직면한 구조적 도전을 진단한다.
이 파트는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응시한다.
- 22회차: AI 튜터, 교사의 대체자인가 보완자인가에서 교사의 위치를 다시 묻는다.
- 23회차: 생성형 AI와 창의성 교육은 창의성의 새로운 지평과 위축 위험을 함께 다룬다.
- 24회차: 인간-기계 협력 학습 모델에서는 협력적 공진화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 25회차: 생애주기별 교육과 평생학습 사회는 유아기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학습 구조를 살펴본다.
- 26회차: 교육학의 새로운 철학적 기초에서는 인간·기계·윤리를 아우르는 철학적 기반을 재구성한다.
� 이 파트는 미래 교육을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장으로 제시하며, 교육학이 준비해야 할 논점을 제안한다.
마지막 파트는 다시 현장으로 내려온다. 교육학의 사유는 결국 현장에서 검증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 27회차: 학교와 기업의 AI 학습 혁신 사례는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과 변화를 다룬다.
- 28회차: 글로벌 교육 트렌드와 한국의 대응은 해외 동향과 한국적 맥락을 비교한다.
- 29회차: 학습자·교사·정책자 체크리스트에서는 책 전체의 논의를 점검하며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
� 이 파트는 독자가 이 책을 닫을 때,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처럼 6개 파트, 28회차는 문제의식 → 학습자 → 교사 → 제도 → 미래 → 실천의 여정을 따라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이 흐름 속에서 기술적 변화와 학문적 질문, 그리고 현장 적용의 길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제 막 당신의 손에 쥐어졌다. 목차를 훑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각 파트와 회차는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당신에게 건네는 질문의 연속이다. 질문은 교실에서도, 기업의 연수실에서도, 정책 회의실에서도 던져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책을 읽는 바로 당신에게 던져져야 한다.
AI는 당신의 공부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필요한 자료를 검색해주고, 맞춤형 문제를 제시하며, 글쓰기나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대신해줄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학습은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에서 일어난다. 스스로 의미를 찾고, 왜 배우는지를 묻는 과정 말이다.
당신은 지금 배우는 지식을 어떤 삶의 맥락과 연결 짓고 있는가?
AI가 추천해주는 길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고 있는가?
이 책은 당신이 AI 시대에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돕고자 한다. 학습자는 더 이상 지식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AI와 협력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지금 가장 큰 갈림길에 서 있다. AI는 지식 전달자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사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는 더욱 중요한 존재가 된다. 학생의 마음을 살피고, 학습 과정의 의미를 조율하며, 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은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당신은 AI를 위협으로만 보는가, 아니면 새로운 기회로도 보는가?
당신의 수업은 여전히 정답 전달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학생들이 AI와 함께 배워도 놓치지 않도록, 어떤 ‘인간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가?
교사는 이제 콘텐츠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의 설계자, 경험의 촉진자, 공동체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교사가 그 길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교육정책의 언어는 점점 ‘데이터’, ‘플랫폼’, ‘디지털 전환’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궁극적 질문은 여전히 같다.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기술 도입이 곧 교육 혁신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은가?
데이터 기반 행정이 불평등을 줄이는가, 아니면 심화시키는가?
정책은 단기 성과를 넘어, 미래 세대의 삶과 공동체를 지탱할 수 있는가?
정책자는 AI 시대에도 교육의 형평성, 윤리, 지속 가능성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정교한 기술도 불신과 갈등을 키우는 도구에 불과하다.
이 책은 교실, 기업, 정책 현장의 다양한 사례와 철학적 질문을 엮어내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당신 자신의 위치를 묻기 위해 존재한다.
학습자로서, 당신은 주체적으로 배우고 있는가?
교사로서, 당신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열고 있는가?
정책자·연구자로서, 당신은 기술을 넘어 교육의 본질을 성찰하고 있는가?
AI 시대는 누구도 방관자가 될 수 없는 시대다. 학생, 교사, 정책자, 학부모, 연구자 모두가 새로운 교육의 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 책은 해답집이 아니다. 완결된 정답을 주는 대신,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안내서다. 그 질문에 당신이 어떻게 답하느냐가, 앞으로의 교육을 결정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앞서 던진 질문들—AI 시대에도 인간은 학습의 주체인가, 교육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교사와 학생, 정책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이 질문들이 바로 오늘날 교육학을 다시 쓰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AI는 분명 우리의 학습 환경을 바꾸고 있다. 지식은 더 빠르게 전달되고, 학습 경로는 더 정교하게 설계되며, 평가와 행정은 더 효율적으로 관리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교육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기계가 제시하는 정답 너머에, 학습자가 스스로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습자는 자신의 삶의 맥락을 새롭게 엮어가야 한다.
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지식 전달자의 자리를 AI에게 내주었더라도, 교사의 존재 이유는 더 강하게 요구된다. 학생의 성장을 지켜보고, 실패를 위로하며, 도전의 순간에 격려를 건네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히려 기술이 교실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교사의 인간적 돌봄과 전문성은 더 중요한 가치로 부각된다.
정책 또한 단순히 “디지털 전환”이라는 표어로는 부족하다. 교육의 형평성과 윤리적 책임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정책도 불평등과 불신을 심화시킬 뿐이다. 교육정책은 기술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보다, 그 기술이 어떻게 인간다움과 공동체성을 지탱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따라서 《AI시대 새로쓰는 교육학》은 완결된 해답집이 아니다. 오히려 함께 다시 질문하기 위한 여정의 길잡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수많은 물음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물음은 때로는 교실 한편에서, 때로는 기업의 연수실에서, 때로는 정책 회의실에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질문은 독자 자신의 삶 속에서 다시 울려 퍼질 것이다.
“나는 왜 배우는가?”
“무엇을 가르치는가?”
“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책이 바라는 것은, 독자가 이러한 물음을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붙잡는 일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교육학은 비로소 살아 있는 학문으로 다시 태어난다.
AI 시대의 교육학은 새로운 사유의 출발선에 서 있다. 전통의 토대 위에서, 그러나 과거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단지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 공동체와 사회,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이제 우리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29회차에 걸친 탐구는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로 수렴한다. 교육학은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바로 새로운 교육학의 출발선이다. 독자와 함께 묻고, 성찰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 여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