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9월 8일) 오후 취재원과 '명동의 부활과 간판 교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올리브영 얘기가 나왔다. 요즘 올리브영이 명동의 저가 화장품 가게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실적이 너무 좋다는 얘기였는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근처 다동에 새로 생긴 올리브영 매장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원래 커피가게가 있던 자리였는데 이 주변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이라면 그저그런 커피가게보다(스타벅스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올리브영과 같은 매장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최근 그저그런 커피가게가 사라지고 올리브영이 생겼다. 근데 이게 임대차 대행을 하는 입장에서는 쉽게 맡기 힘든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왜냐면, 현재 다동 올리브영이 있는 건물의 임대인이 무려 30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분도 있어 협의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구분소유 빌딩이 이렇게 어렵다. 근데 최근 들어 도심 구분소유 건물이 매물로 많이 나와 있다. 과거 재개발 과정에서 토지를 전부 확보하지 못해 일부 층을 구분소유자가 들고 있는 건물이다. 케이스퀘어시티(옛 다동 씨티은행 사옥)과 HSBC빌딩이 대표적이다.
2015년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종각역에 위치한 종로타워와 다동 씨티은행 사옥이 매물로 나왔다. 각각 영보합명과 대견기업이 구분소유자로 되어 있는 건물인데 같은 구분소유 건물이라고 해도 난도가 다르다. 등기부등본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당시 종로타워는 구분소유자 포함 전체 지분이 거래됐고, 케이스퀘어시티는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에 씨티은행 지분은 거래가 됐는데 구분소유자 지분은 인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 있다. 최근 케이스퀘어시티가 다시 한번 매물로 나왔는데 시장관계자들과 얘기해보면 구분소유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 조금만 수소문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통합운영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그게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이번 주에 마주친 풍경들
물론, 같은 구분소유 건물이라고 해도 상황은 다르다. HSBC빌딩의 경우는 케이스퀘어시티의 경우와 또 다르다. 당연한 얘기지만 협상 상대방(구분소유자)가 달라지면 마주치는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