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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Jul 05. 2022

미운 세 살

엄마, 아빠도 세 살 때 미웠어요.


사실 아이가 가장 이쁠 때가 세 살 때이다. 세 살은 서툴지만 말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다. 말을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본 어른들은 그 순간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긴다. 하지만, 점점 말이 늘어나고 자신의 감정 표현이 고집으로 변한다. 우리 땐 그러한 고집을 '땡깡(일본말)'이라고 불렀다. - '생떼'가 올바른 표현이지만 오래전 이야기를 다루기에 '땡깡'으로 표현했다.


 살은 원래 '생떼' 부리는 때이다.


난 '미운 세 살'이라는 말은 결혼 후 첫째가 태어난 후 알게 된 말이다. 아마도 결혼 전 또는 첫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이 말을 듣거나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첫 말을 하고 첫 감정 표현을 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어른은 없다. 하지만, 아이의 감정 표현이 격해지고 고집이 강해지면 그때부터 어른은 아이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때부터 그 아이는 '미운 세 살'이 된다.


"네 고집은 쇠뿔보다 쌨어! 넌 세 살 때 고집은 지금도 없어지지 않네"


어른이 된 내가 가끔 무슨 일을 고집스럽게 할 때면 부모님이 꼭 내게 하시는 말씀이다. 40년 전 나의 부모님에게도 이제 말을 시작하는 이쁜 아기의 고집스러운 행동이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래도 난 부모 세대에 비해 민주적인 고등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자녀 양육'의 이해를 돕는 매체들이 많기에 마음만 있다면 지혜롭게 아이를 훈육할 수 있다지만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우리 부모의 세대는 아이에게 '맴매'를 들거나 차마 그러지 못해 그저 참는 것이 일반적인 훈육방법이었다. 그래도 당시는 '미운 세 살'이라는 말은 그리 많이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없는 말이었을 수도.


'미운  ' 시절은 누구에게나 . '미운  ' 거치지 않고 어른이  사람은 없다. '  버릇 여든까지 간다' 말이 있듯이     인간의 성향이 만들어진다. 아이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생떼'모습이지만 어른들에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황당함' 겪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이도 부모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엄마, 아빠도    미웠을 거예요.


"할머니가 그러는데 아빠도 어릴 때 정말 말 안 들었데. 그러니까 나도 그러는 거야"


몇 년 전 이제 5살인 첫째가 자신을 훈육하는 아빠에게 했던 말이다. 그때 난 누군가에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난 어린 시절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묻지 못했던 것이다. 난 왜 첫째처럼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물러보지 못했을까?


분명한 것은 나의 엄마, 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미운 세 살'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대 가족이 살던 때라 엄마, 아빠를 맡아 키운 누나, 언니, 형, 오빠가 할아버지, 할머니보다 '미운 세 살'의 무거움을 더 느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나에겐 세 살 난 딸아이가 있다. 가끔 정말 밉다. 난 매일 나의 딸을 보며 심한 '문화 충격'을 겪는다. 하지만, 아이의 웃음과 애교는 순간 미웠던 마음을 잊게 한다. 그 '미운 세 살'의 웃음은 이런 아이를 미워하고 혼낸 '미운 부모'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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