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과 열두 번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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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창문.
그 창문에 빼꼼하게 밖을 바라보지만 막상 눈에 보이는 건 옆 건물의 담벼락뿐. 환기 때문에 뚫어놓은 창문인지? 혹은 희미한 빛이라도 조금 새어 나와 그 빛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 주기 위함인지 이유 모를 창문이 작게 뚫려있다. 분명 그 창문이 뚫린 곳은 지하도 아니니 말이다. 왜 그런 걸까?라는 고민을 해보지만 도무지 이 창문의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작은 창문마저 사람 머리 하나 빠져나가기 힘든 곳인데 의미 없는 철망을 쳐 놓았으니, 방충망이라 하기에는 촘촘하지 못하니 그 의미조차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아마 많은 선배들의 기억이 서려있을 창문이었으리라. 아마 많은 선배들의 희망이 서려있을 창문이었으리라. 이 창문에 희미하게 흘러 나는 빛 한줄기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생각해 보았으리라. 분명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곳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지나갔으리라. 그곳 첨탑에 우뚝하게 솟아 있는 십자가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듯 하지만, 단지 그 십자가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분명 하느님은 - 그리고 예수님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찾아와 편안한 안식을 느끼길 원하였기 때문에 항상 대문이 열려있건만, 이곳은 작은 창문 빼꼼하게 있어 철조망까지 쳐 있으니 하느님의 궁전인지 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단지 이름만 "교회"라 적혀 있으니, 그 "교회"는 누굴 위한 "교회"인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작은 창문...
이 작은 창문은 여러 곳에 있고, 우리들 곁에 있었다. 그 창문에서 퍼지는 신음소리는 조용히 갇혀 있었다. 어느 곳에선 "교회"라는 이름으로, 어느 곳에선 "회사"러는 이름으로, 그리고 어느 곳에선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그곳이 있을 뿐이다. 단지, 지나가다 바라보는 그곳. 굳게 닫힌 철문과 철조망. 그리고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작은 창문 하나만이 그곳이 무엇인지 언급할 뿐이다. 분명 창문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조차 모르는 그곳을 지나다 사진 한 장을 찍어본다.